여우사진5 영남알프스케이블카반대대책위원회가 2015년 채경호 씨가 가지산 자락 한 사찰 주변으로 내려온 여우를 포착한 사진을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했다. ⓒ채경호 씨, 영남알프스케이블카반대대책위 제공


"멸종위기종 55종 품어...표범, 여우 목격담 등 적극 조사 필요"

영남알프스케이블카반대대책위원회가 12일 신불산케이블카 예정지 일대 지역에 멸종위기 1급인 여우가 최근 관찰됐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이미 토종 여우가 멸종한 것으로 보고 많은 돈을 들여 러시아산 여우로 종 복원을 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알프스 지역 일대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영남알프스케이블카반대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지금이라도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 대신 영남알프스 세계자연유산 등재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탐대실의 케이블카보다는 세계자연유산 지정이 자손만대의 축복이며 그것만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민 혈세의 낭비를 막는 길이라는 것이다.
    
케이블카반대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멸종위기 1급인 여우는 최근까지도 관찰되고 있다. 지난 2014년 홍석환 교수가 가지산도립공원 인근에서 목격한 것을 비롯해 2015년에는 채경호 씨가 가지산 자락의 사찰 주변으로 내려온 여우를 사진으로 6장 촬영하였으며 지지난해에는 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 무인카메라에 여우의 몸 일부가 촬영된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울산생명의숲 정우규 이사장은 현재도 재약산, 신불산, 능동산, 가지산, 고헌산 자락의 마을 주변에서는 여우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정우규 박사는 “영남알프스지역은 한국에서 여우의 서식이 명확하게 확인된 유일의 서식지”라며 “환경부에서는 토종 여우가 멸종한 것으로 보고 많은 돈을 들여 러시아산 여우로 종 복원을 하려고 하고 있으나 좀 더 적극적인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고 제언했다.

영남알프스케이블카반대대책위는 이외에도 영남알프스 일대에는 대략적 조사만으로도 멸종위기 2급 삵, 담비와 천연기념물 328호이자 멸종위기 2급 하늘다람쥐, 천연기념물 323~8호 황조롱이가 확인됐었으며 2017년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준비하면서 추가로 멸종위기 1급 수달, 멸종위기 2급 구름병아리난초, 벌매, 참매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울산시와 울주군은 지금까지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 사업을 졸속 추진해왔으며 환경영향평가 본안 역시 지역 환경단체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케이블카사업 환경영향평가 본안에 초안 때 조사한 동식물조사 자료에서 첨가된 것은 7월 중순과 9월 초순 각 이틀만 조사한 내용과 무인카메라 자료뿐이라는 것이다. 또 넓은 면적의 조사지역에 설치된 무인카메라는 단 두 대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대책위는 이외에도 기존 문헌상으로도 영남알프스에는 조류 중에서 멸종위기 2급인 새호리기,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2급인 붉은배새매, 천연기념물 원앙과 소쩍새 등이 존재하며 양서파충류에는 멸종위기 2급인 구렁이와 남생이가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남알프스케이블카반대대책위 관계자는 “사실 충실하게, 제대로만 조사한다면, 결과는 훨씬 더 다양하게 나올 것”이라며 “추후 멸종위기에 몰릴 수 있는 관찰종으로 지정된 고슴도치와 멧토끼까지 더하면 신불산과 간월산 구간만으로도 가히 '한반도 법정보호종의 백화점'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하늘다람쥐의 경우 대한민국이 원산지이며 영남알프스 서식지가 분포지리학적으로 한반도 최남단인 만큼 그 존재 의의는 매우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남알프스는 표범의 보고이자 그 생존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반대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1972년 천성산 자락의 양어장에 표범의 새끼가 들어왔다 개와 싸우고 숨졌는데 그 고기를 삶아 먹은 공 아무개 씨가 현재 생존해 있다. 또 2002년 산청 둔철산 자락의 습지의 표범 목격담도 전해지고 있다. 표범에 대한 주민들의 증언은 ‘운문골 산림생태지도’와 ‘가지산도립공원 자연생태계 조사’에 이미 공식적 보고가 됐다는 것이다.

케이블카반대대책위 측은 영남알프스 일대가 멸종위기종 뿐만이 아니라 이미 한국에서는 멸종했다고 여기는 여우와 표범의 생존 가능성까지 보여주는 극히 이례적인 지역이라고 풀이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김형근 사무처장은 "울산시와 울주군은 케이블카 사업자라는 헛된 욕심을 버리고 공공기관으로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정도를 걸어야 한다."며 "독특한 유전자 자원의 유일한 자생지이자 자손만대까지 유지시켜야 할 미래자산인 영남알프스를 지키는 것은 현 시대를 사는 세계시민의 임무"라고 호소했다.

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