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임에도 여당 추경예산 끌어낸 성남시 사례

“울산시와 정원박람회 주최 측의 이런 처사는 정원계통 관계자들에게 욕을 들어먹을 것이며 국가정원을 염원하는 울산시민들의 염원까지 배반하는 짓이다.”

최근 울산시의 정원박람회 작가 외상값 묵인 종용 건의 경우에는 작가들이 손해를 봐가면서 해야 할 가치가 있냐는 회의감이 들기 이전에 애초에 모집요강에 보면 시공비 10퍼센트만 준다는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계약 위반’이자 ‘갑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2월 28일 <환경과조경>이 울산시가 정원박람회 심사통과 작가들에게 정원조성비용의 10퍼센트만 선지급했다는 사실이 폭로되자 일부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이게 울산스타일이냐?"는 비난까지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보통 정원 조성 비용의 경우 재료비가 반이고 인건비가 반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울산시에서 작가들에게 정원 조성 비용의 10퍼센트만 선지급한 것은 정말 '터무니 없는 짓'이라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만약에 울산시의 낮은 접근성과 타 지역 작가들이 많은 이번 박람회의 특성을 감안할 때 원거리에서 재료를 배송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음을 감안하면 이 또한 비용 마련에 어려움이 클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해 기업 등 외부 후원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슬기롭게 예산을 확보해 어려움을 극복한 경기도 성남시의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성남에서 박람회할 때 기업에서 후원받아서 4000만원을 주려고 그랬는데 2000만원 밖에 못 줬대요. 이재명 시장이 야당이었기 때문에 후원을 잘 못 받았어요.”

수년 전 경기도 정원박람회를 개최하게 된 성남시는 당시 현 이재명 성남시장이 야당이었기 때문에 기업후원에 큰 어려움을 겪으며 계획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자칫 박람회가 무산될 수도 있는 위기였지만 성남시는 어떻게든 묘수를 찾아내 정원박람회의 주인공인 작가들에게 주최 측의 어려움을 떠넘기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경기권 정원박람회, 작가들 힘들게 하지 않아

결국 이재명 시장과 성남시는 당시 협치를 강조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경기도의회의 문을 두드렸다.

행사 자체가 경기도 정원박람회였기에 예산상의 묘를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힘쓴 것이다. 결국 정원 조성 직전에 도의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울산시가 기업후원 등 예산 조달의 어려움으로 작가들에게 비용을 일부 미지급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는 해석이며 오히려 당장 4월 태화강 정원박람회 개최 및 국가정원 지정 신청, 6월 국가정원 승인이라는 국토관리청과 산림청에서도 혀를 차고 있는 말도 안 되는 목표를 걸고 움직이지만 않았더라도 지금과 같은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남경필 지사의 협치도정을 감안하더라도 여야가 달랐던 경기도와 성남시의 관계가 달랐던 성남시의 사례와 달리 울산시는 주최와 주관에 관계된 행정기관이 다른 것도 아니고 의회나 행정부 구성도 같은 당이기에 돈 몇 푼 때문에 작가들을 곤경에 빠트리면서까지머뭇거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성남시에서는 당장 시에서 충당할 수 있는 작품당 2000만원의 예산을 작가들에게 재료비 명목으로 지급하고 도의회 추경을 통해 확보한 예산은 공사비 명목으로 내려보내 조경업체에 대한 수의계약 형식으로 작가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설계대로 업체에 의해 정원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렇듯 경기도 추경을 통해 확보한 공사비는 시공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의 작가들에게는 직접 수의계약으로, 시공능력이 미비한 작가들은 시공업체를 통한 수의계약을 통해 작가정원 조성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힘을 보탰다.

성남시, 어려움에도 행사 파행 안 겪도록 뒤끝 없는 지원

“일단 성남시 예산을 내려다줘서 작가들한테는 재료비(조성비) 2000만원을 먼저 지급해 재료하고 이런 건 당신들이 하고, 시공은 경기도 추경예산을 확보해 작가들이 직접 계약해서 시공비를 통해 공사를 하거나 아니면 수의계약으로 시공업체와 계약을 하고 해서 작가는 이들 업체에게 이렇게 저렇게 조성을 해달라고 요구를 해 박람회 전에 무리 없이 정원이 조성되도록 뒤끝 없는 지원을 해줬다는 거죠.”

이에 비해 울산은 아무리 돈이 없다고는 하지만 주기로 한 돈은 다 줘야하는 게 손님에 대한 예의인데 결코 아름답지 못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성남시는 일단 그렇게 해서 약속한 4000만원을 빠짐없이 준 거죠. 비록 기업 후원이 안돼서 그렇게 해야 했지만 작가들에게 원래 지급하기로 한 정원조성비는 사전에 확실히 준 거죠. 이재명 시장은 끝까지 책임진 겁니다. 당연히 주기로 한 거니까 그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게 작가들에게 대한 존중 이전에 신의성실이라고 할 수 있죠.”

어쨌든 울산시처럼 조성비 10퍼센트만 작가들에게 줘서 정원을 만들라고 한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고, 일단 작가들이 적어도 재료는 다 살 수 있게 해줘야한다는 것이다.

또 더군다나 작품을 만드는데 일부 선입금이라는 개념이 어디 있으며 이런 법이 어딨느냐며 이런 식으로 일을 진행해도 되는지에 대해 울산의 '아마추어 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비용의 10퍼센트로는 재료 구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일단은 적어도 이런 거는... 원래 공사할 때도 원청업체가 부도나지 않고서야 외상 같은 건 잘 안 하지 않나요. 특히나 광역자치단체에서 그래도 되는 걸까요?

이처럼 울산시의 태화강 정원박람회 작가정원 '외상' 공사 요구는 두 가지 포인트에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첫째, 이런 사실을 미리 작가들에게 공유하지 않고 중간에 작가들에게 이야기해 그런 억지스러운 부분을 수용하라고 압박을 넣은 점, 그리고 작가들에게 준비할 여지를 주지 않은 점 또한 작가에 대한 존중, 작품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둘째는 근본적으로 이렇게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어떻게 울산에서 정원박람회를 추진하고 또 어떻게 지방정원에서 국가정원으로까지 갈 수 있겠냐는 우려다.

울산시도 성남시처럼 기업체에서 돈을 끌어와 예산을 대신하려 했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작가들에게 약속한 돈에 10퍼센트만 먼저 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어이없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또 나중에 추경에서 대신하든지 해야 할 거 같다는 생각도 일견 납득은 가지만 이 또한 울산시의 행정이 시의회를 그저 울산시의 거수기처럼만 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냐는 해석이다.

“결국 그렇게 된 거 같습니다. (울산시는) 추경에서 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을 한 거 같은데 그렇더라도 결코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닌 거 같네요.”

특히나 울산시가 정원박람회 추진에 있어 행정의 미숙함을 쏟아내면서 전국의 조경전문가는 물론 조경업계로부터도 신망을 잃었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라고 업계 소식통은 전했다.

‘협약서’라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안 그래도 인력 풀이 넓지 않은 조경 분야에서 작가들이 저마다 주변 동료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하게 되면 울산시의 이 같은 행태가 백일하에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나 조경 분야 인사들을 모셔놓고 하는 행사에서 주최 측이 약속을 어겨버리면 친환경 생태도시 울산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것 또한 분명하기에 태화강 정원박람회의 개최 취지까지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이미 전국의 조경업계에서는 울산시와 주최 측의 처사에 학을 뗄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번 박람회 정원공모에는 전국적으로 많은 작가들이 출품을 했는데 이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국 각지에서부터 모아져 울산에 대한 원망으로 응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울산 안에서면 그래도 같은 지역이니까 이해해줄 수 있어도 타 지역 조경계통에서는 울산과 다시 교류하기 꺼려질 것입니다. 어차피 이해관계도 없으니까 분명히 그렇게 등을 돌려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근처에 경주라는 걸출한 도시도 있고요.”

끝으로 한 정원 분야 인사는 기자에게 이런 코멘트를 전했다.

“어차피 (울산시가 작가들에게) 10퍼센트만 먼저 준 건 사실이니까요. 이토록 준비가 안 된 엉망진창 정원박람회를 과연 태화강에서 제대로 개최할 수 있을지나 걱정입니다.”

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