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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동작을 이용한 춤테라피는 상담위주 치유방식보다 더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통합적 치유방식이다.>


내담자 상담을 단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동작과 춤으로 하는 과정에 치료자와 친밀한 관계가 된다. 몸으로 하는 일상의 자연스런 동작이나 춤이 자신을 치유하는 힘이 된다는 통합적인 치유방식이 춤테라피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조금은 생소한 치유방식, 춤테라피를 하는 곽미숙 님을 통해 실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를 알아보았다.


1. 춤테라피는 무엇을 이야기하나요?


미술치료, 음악치료, 심리극 등으로 알려진 연극치료는 익숙한 편이지만, 춤테라피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생소하게 여기죠. 춤테라피는 춤을 통해 자신 몸과 더 친해지고 자신 감정을 이해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치료법입니다. 춤(동작)과 심리치료의 개념을 합한 춤테라피 또는 무용동작치료, 댄스테라피, 무용동작요법, 동작치료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고, 결이 조금씩 다르지만 편의상 ‘춤테라피’라 합니다.


춤테라피는 1940년대 미국 사람인 마리안 체이스(Marian Chace)란 분이 만성정신분열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소통을 위한 댄스(Dance for Communication)’라는 교육을 하면서 춤동작이 ‘치료’ 측면에서 재조명되기 시작했죠. 그 후 그녀는 미국무용치료학회(American Dance Therapy Association)를 1966년에 설립해 전문적인 교육 분야로 자리 잡았죠.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 류분순 선생님이 처음 소개했고, 2001년 정식으로 대학에 관련 전공이 생기면서 무용동작치료사들을 본격적으로 양성하고 있지요. 저는 2016년 미국무용동작치료협회(ADTA)에서 무용동작치료사(R-DMT) 자격을 받았고 예전보다 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춤테라피는 혼자 춤을 춘다기보다는 상담자와 춤으로 관계가 연결되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단지 거울을 보고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치료자 움직임을 보면서 내담자가 따라하게 합니다. 주로 상담이 말로만 한다면 움직임 속에서 친밀감을 가져 자신이 드러내고 싶은 감정을 표현하게 하고 점차 자신 내면의 움직임으로 알아가는 것입니다. 자신이 상징적 움직임들을 표현하는데 실제로 미션을 주기도 합니다. ‘새가 자유롭게 날아가는 모습을 해봐라.’ 몸이 뻗어나가는 것이 힘들다고 하면 ‘몸과 마음을 이 공간에서 최대한 뻗어봐라.’ 하면서요. 여러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가로지르게 하면서 그 공간을 걷는 자신을 의식하게 만들고 남들이 지켜보며 진행되기에 결국 남들의 관심과지지 속에서 이뤄지는 방식으로 치료를 돕습니다.


2. 우리나라에서 춤이라면 좀 부정적이고 어색해 하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요.


춤이라면 겁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반응도 여러 가지죠. 박친데요, 몸친데요, 저 춤 진짜 싫어하거든요 등등. 또는 다르게 춤 하면 ‘부러워요.’ 이러시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춤과는 조금 다릅니다. 춤은 아름답고 근사한데 그건 멋지게 남에게 보이게 추는 것이고, 춤테라피를 하는 춤은 ‘나를 돌보는 춤’, ‘내가 편해지는 춤’, ‘내가 하고 싶은 움직임’, 이런 것들을 모두 무용, 춤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들 들어 엄마들은 아침부터 잠 들기까지 일이 진짜 많잖아요. 아침에 잽싸게 일어나서 씻고 아이들 위해 음식 만들고 집안일 하고 일상 모든 움직임을 춤이라고 할 수 있죠. 또 우리가 춤이라고 하면 잘 해야 돼, 멋지게 해야 돼, 어떻게 해야지 이런 생각보다는 그냥 리듬에 맞춰서 몸을 움직여 보는 거야, 내가 어떻게 해볼까? 설거지하는 나의 춤을 만들어볼까? 청소하는 나의 춤을 만들어볼까? 이런 방식이 ‘춤테라피’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춤테라피에서 춤과 동작은 내 몸과 연결되기 위한 것인데요.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자기를 표현하고, 어떤 감정과 느낌, 생각들이 떠오르는지를 살펴보면서 감정 근원이 무엇인지 따져보는 작업을 ‘춤테라피스트’들이 도와준다고 보시면 됩니다.


3. 춤테라피 효율성과 실제 효과는 어떻게 나오나요?
 
예술은 본질적으로 감정을 다루기 때문에 치료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요. 구조화된 체계가 있는 미술치료에 비해 몸으로 하는 춤테라피는 매우 즉흥적이고 유연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때 그때 몸이 말하는 것을 듣고 따라 반응하는, 즉 몸을 치료적 도구로 활용하면서 소통하고 치료적 개입을 하는 것이 춤동작치료가 갖는 고유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죠.


춤테라피는 몸이라는 원초적인 소통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언어로 자신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는 아동이나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분도 접근 가능하고, 섭식장애, 유방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과 같이 신체기능을 상실하거나 몸에 문제를 갖고 있는 분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치매 노인들이 신체적 기능을 회복하면서 다른 인지적 능력을 회복하게 하거나, 주의력 장애로 산만한 아동들이 신체에너지를 안전하게 발산하게 하고 또 사회적 연대감을 느끼게 해서 치료효과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도 합니다.


처음 춤테라피가 도입됐을 때는 치료위주였다면 최근에는 치유.웰빙.정신 건강이 강조되면서 일반인들 관심도 늘고 있는데요. 2002년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중년 여성의 우울감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의 충동적 행동도 감소하고, 산후 우울을 경험한 산모들의 자아존중감 회복에도 효과가 있다고 해요. 이외에도 자폐아, 가정해체 청소년, 노인, 초등학생, 유방암 환자 등등 다양한 사례에 대한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2007년부터 춤테라피를 하면서 성폭력 피해여성이 세상을 향해 자신감을 가지고 나설 수 있는 용기와 혼미한 진로에 놓인 대학생들이 진로장벽을 헤쳐 나가는 모습, 학대와 방임에 시달리는 아동들이 그래도 안전기지를 만들어 함께 살아가고 싶다고 손을 내미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죠. 다양한 대상들이 각자의 심리적 문제를 춤을 통해 직면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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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담자들이 자신의 몸을 이용해 춤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


4. 주로 테라피 대상이 되는 요즘 아동들의 정신심리상태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저는 40세에 엄마가 되었기에 부모-자녀관계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부모가 건강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아이들의 우울과 산만한 성향을 주의 깊게 다뤄나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아야 한다는 건 모든 부모들이 동의합니다. 맘껏 뛰어 논 아이들이 똑똑해지고 성공한다는 사실에 모두 머리를 끄덕이시구요. 그런데 정작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놀 시간이 없고, 놀 친구가 없다고 합니다. 탈출구가 따로 없는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이나 스포츠센터에서 구조화된 놀이를 해서라도 에너지를 써야하지요.


자기들끼리 놀이터와 운동장에서 하루에 한두 시간만이라도 뛰어 놀게 된다면 통제받지 않은 자유로운 상태에서 친구들과 놀면서 타협하고 양보하고 쟁취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친구가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소통하면서 인간관계를 배우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자아와 사회성이 발달하는 건 물론, 심지어 두뇌도 가장 많이 발달하게 될 텐데요.


요즘 아이들은 우울하거나 산만하다는 아이가 많습니다. 제대로 못 논 아이들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기 쉽습니다. 중학교에선 대부분 아이들이 책상 위에 엎드려 있어요. 에너지가 밖으로 방출되지 못하기에 정해진 시간만큼 앉아있기 힘들고 선생님 말씀에 귀 기울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행동은 산만하거나 정서는 우울하게 되는 거죠. 끊임없이 에너지가 발산되는 산만한 아이에게는 차분함과 안정을 주는 움직임으로, 아무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우울해하는 아이에게는 부드럽고 따뜻한 움직임으로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분리되었던 몸과 마음을 통합하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정서적 안정을 찾고 세상과 건강하게 관계하는 방법을 배우게 도움을 줘야 합니다

5. 개인적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춤테라피 방법을 잠깐 소개해 주신다면?


바쁜 현대 사회에서는 내 몸과 마음을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지요. 몸과 분리돼 사는 사람들은 자기 몸과 마음에서 어떤 징후가 있어도 그것을 간과하기 쉽고요. 그러다 점차 각종 스트레스와 질병에 시달리게 되고 불균형적 삶을 살아가기 마련인데 추천하고픈 춤테라피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하루 단 30분이라도 가벼운 음악을 틀어놓고 자기 몸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시라는 겁니다. 그 정도 움직임만으로도 정서적으로 덜 힘들고, 삶의 균형감도 찾을 있게 되는데요. 감정이 불편할 땐 춤을 추세요.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추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런 음악을 틀어놓고 한바탕 신나게 춤을 추고나면 이완이 되고 자연스러운 호흡이 가능해져서 자기에 대한 의지력을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너무 바쁘게 돌아다니고 잠시도 짬이 없다고 느껴지시는 분들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 자기 몸 구석구석을 느껴보는 것도 좋구요. 내 몸이 어떤가는 내 기분이 어떤가로 연결되어지고 자기 몸과 자꾸 친해지는 시간을 갖다 보면, 우울감이나 자기 존재에 대한 불안감도 줄어들게 되는 걸 느끼게 될 겁니다. 또 아이들과 함께 춤을 추면 엄마아빠와 함께하는 놀이가 부족한 아이들에겐 정말 특별한 놀이가 될 겁니다. 정말 최고가 되는 거죠!


6. 보통 흔히 하는 심리상담보다 효율성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요?


언어 상담을 해가면서 말이 가진 힘을 알고 있지만 언어로 표현하는 부분이 한계를 가지고 있어요. 제가 알고 있는 수준의 이야기는, 그 말로 들어가기 이전에, 태생적으로 말을 배우기 이전 경험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해소하지 못했던 부분을 찾아가 절충하는 통합적인 개인상담을 해가는 것이죠. 춤테라피는 다분히 통합적이면서도 치유 부분에 더 중점이 놓아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배 속에서의 경험, 말하기 전의 경험, 혹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험까지도 표현하게 되는 거죠.


저는 이론을 전문으로 하는 교육학과 상담을 전공했는데 흔히 상담사로 이론을 연구할 것인가 아니면 철저히 현장에서 임상을 테라피할 것인가 갈림길에서 고민할 때가 있었습니다. 저는 임상을 사례를 다루고 슈퍼비전을 내담자와 관계에서 충실하고자 하는 사람이어서, 춤테라피는 언어가 가진 많은 한계가 극복되고, 이해가 넓어지고 깊어지면서 제 스스로가 힐링이 되더라고요. 그전에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대상이었다면 지금은 말을 할 수 없는 사람, 즉 정신병동환자도 테라피 대상이 되었습니다. 용인정신병원이 한국에서 제일 큰 병원이라서 상담자로 들어갈 일이 없었는데 만나는 대상이 엄청 확산이 되는, 언어의 힘이 엄청나듯이 움직임의 힘이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울타리가 훨씬 튼튼해지고 안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7. 우리나라 남자들은 중년 나이가 되면 여러 가지 소통이 이뤄진다지만 정작 자신의 힘듦이나 고통을 개인적으로 감당하고 치유방식도 잘 못 찾는 것 같습니다. 어찌 보나요?


50대 남자들을 위한 테라피 제안이 많이 들어옵니다. 이 테라피는 내면을 드러내게 하고, 정서적인 접촉, 신체 심리적인 접촉을 많이 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합니다. 남자들은 운동은 혼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겉으로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고 술이 취하면 주사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큰 차이는 여자들이 관계지향적이라면 남자들은 단지 Yes나 No만 하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아주 억압적인 편입니다. 남자다워야 한다 등등. 여성들은 자기 일상을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면 남자들은 주요 관심사가 정해져 있고 사람들과 공유하고 같이 해결점을 찾아가는 것을 싫어하는 편입니다.


춤테라피는 주로 원형으로 춤을 추며 이뤄지는데, 움직임이 원탁의 기사처럼 원형으로 모두가 전면적으로 바라보는 관계가 됩니다. 그 순간 모두가 터치가 일어납니다. 단지 서있는 것만으로도 연결이 됩니다. 남자들은 누가 나보다 잘 움직이나, 더 잘 보이는 자리, 남보다 더 튀게 움직이려고 하는 경쟁적인 방식으로 움직일 때가 많지요.


중년 나이는 이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구분이 명확해지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안 되는 것은 과감히 내던지고 할 수 있는 것만 하는 시기이기에 그런 것에 대한 아집과 집착이 아주 강하죠. 포기한 것에 대한 상실감이 다른 어떤 세대보다 강해요. 자신이 선택한 것이 최상의 것이라는 것으로 포장해야 살아갈 수 있는, 그러니 당연히 다른 사람들의 취향이나 방식을 이해하고 싶지 않은 나이입니다. 그 나이에 자신이 선택한 것에 머물면 꼰대가 되는 것이고 여전히 다양한 것에 자신을 던지고 도전하는 것은 몸과 마음은 피곤하지만 뛰어드는 것이 가능하다면, 자기 고집과 아집을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겠지요.


진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데 모든 내담자들이 성격 형성이나 대인관계에 엄마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 알고 있어요. 인성 형성에 엄마의 역할은 당연한데 아이들 인성 형성에는 아버지가 어떤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버지들이 아이들에게 어떤 존재로 다가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해요. 남자들이 바깥에서 가진 경쟁적인 에너지가 집으로 들어왔을 때 에너지 전환이 안 되고 자신의 감정에만 자신의 관계에만 놓이게 되는 상태에서는 가족과의 나눔에서 정서를 드러내거나 쉽게 애들과 관계에서 잠깐 놀아주는 상태가 불가능하게 됩니다. 너무 아내에게 일임하다 보니까 자기 일상에서 영향권을 쥐지 못하게 되고, 남자는 들어갈 여지가, 틈이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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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를 통한 상담이 어려운 아이들도 몸동작을 통해 여러 가지 징후를 발견하고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 >


8. 춤테라피를 하면서 겪은 특이한 사례를 들려 주신다면요.


주말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아버지가 뭔지도 모르고 간혹 잡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식을 해서 술이 하나도 안 깬 상태에서 퇴근과 동시에 데리고 왔어요. 큰 아들이 중학생이고 둘째가 초등학생인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식으로 데리고 온 경우가 있었습니다.  


소통을 할 수 없는 상태, 엄마는 그런 상태를, 아이들은 그런 부모를 지켜보는 상태가 되는데 아주 쉽게 움직이다 보니, 저절로 움직이다 보니 술이 깨게 되더라고요. 어머니가 본인이 하지 못하는 부분에 남편에게 역할분담을 하고자 지혜롭게 단행을 하게 된 거죠. 아버지의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어 하는.


바깥에서 사리에 치이고 있고 이야기한다 해서 본인의 생각이나 처지를 이해해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자신이 하지 못하는 부분에 아버지의 자리를 만들어주려는 노력, 모두가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원만하게 풀지 못하는 부분에 같은 시공간에서 같이 한다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풍선으로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동작이 있는데 아들은 감정이 실려가지고 아버지에게 한바탕 질펀하게 표현하더라고요. 


아버지는 엄청 중요한데 구조적으로 많이 외부로 돌게 하고 정작 가족과 같이 할 때는 지치고 힘들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하는, 집에서는 잠만 잤다가 다시 직장으로 향하는 구조적인 부분이라는 것을 저도 절감하고요. 한 개인 개인은 너무 훌륭한데 그러면 가족을 살릴 수 있어야 하는데 이 훌륭한 둘이 뭐라도 잘 안 되는 것이지요.


9. 개인적으로 즐겨하는 일은 무엇이고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주로 산책을 합니다. 겨울 너머의 봄을 너무 반기는 편인데요. 논두렁길을 거닐거나 좁은 오솔길을 어슬렁어슬렁 걷습니다. 걸으면서 주위 바람소리, 새소리, 나무들을 보고 듣고 흉내내보기도 하구요. 숲길, 들판, 바닷가 등 가리지 않고 가는 편인데 우선 아무 생각 없이 머무르며 가만히 앉아서 그 미묘한 자연 움직임을 관찰하고 느끼게 되면 평화가 찾아오곤 하잖아요. 편안함이 이어지면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나물도 뜯고 아들은 자전거를 타다가 엄마와 손잡고 왈츠도 추고...
저는 앞으로 즐겨하고 싶은 소망이 하나 있습니다. 꼭 하고 싶은 소망인데요. 자연에서 오센틱 무브먼트(authentic movement)를 하는 것입니다. 오센틱 무브먼트는 자기에게로 향하는 진정한 움직임이며 이것은 반드시 춤추는 자(무버)와 지켜봐주는(위트니스) 자로 구성이 됩니다. 아직까진 아들이 제 유일한 ‘위트니스’랍니다.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 울산에서 특별한 오센틱 무브먼트를 경험해 나가고 싶습니다. 저와 함께 춤추시겠어요? (Shall we dance?)  


인터뷰어 이동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