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삭발

박근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을 비롯한 지부 임원들이 3일 오후 삭발을 감행하고 구조조정 저지 투쟁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가 구조조정에 맞선 전면 투쟁을 선포하고 3일 긴급 집회와 지도부 삭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지부가 전면 투쟁에 돌입한 건 사측의 구조조정이 본격 시작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 30분 구조조정 사측 안을 설명하러 회사 관계자 세 명이 지부 사무실을 방문했다.


지부는 이를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거세게 항의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결국 구조조정 설명 문서를 열지도 못하고 지부 사무실에서 쫓겨났다.


현대중공업지부는 사측이 지난 2월 7일 임금단체협상에 합의하면서 조합원의 고용 안정에 함께 노력하자고 해놓고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합의서 조인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220명을 골라 10주 교육과 10주 휴직으로 내몰았고, 분사 거부자들을 현장에 배치하기로 한 합의도 무시하고 선별 배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


'사무직 400명, 생산직 2000명 규모로 조기퇴직, 희망퇴직을 진행한다더라', '해양에는 이미 명단이 내려왔는데 아직 현장에 배포는 안하고 있다'는 현장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지부는 3일 오후 5시 20분 지부 사무실 앞에서 대의원, 소위원, 각종 전문위원, 조합원이 참여하는 긴급 집회를 열고 지부 임원 전체 삭발과 지부장 단식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지부는 4일 정부의 조선업종 살리기 촉구 상경투쟁과 5일 노동부 항의투쟁을 벌인다.


민주노총울산본부는 3일 긴급 성명을 내고 현대중공업이 정기선 부사장의 세습 경영에만 몰두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채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을 강도높게 규탄했다.


지난 3월 29일 현대가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현대로보틱스 주식 38만1000주(5.1%) 약 3540억원어치를 매입해 정몽준, 국민연금에 이어 세 번째 대주주로 올라섰다.


다음날 현대로보틱스는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이름을 현대중공업지주 주식회사로 바꿨다.


민주노총울산본부는 현대중공업이 노동자와 가족, 지역경제는 안중에 없고 오로지 3세 세습경영 구축과 재벌의 이익을 위해 또 다시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며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구조조정 반대 투쟁에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