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기자수첩


시작부터 대기업 후원 요구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 울산정원박람회. 그 이후에도 선거철용 행사 아니냐, 10% 예산에 정원작품이 만들어지냐 여러 가지 논란을 낳았다.


행사장에 나가보니 4월 13일 개장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바빴다. 꽃과 나무를 싫어할 사람은 없겠지만 그곳에 심겨질 나무와 풀꽃들의 운명은 기구하다. 9일간 잠시 뿌리를 담궜다가 뽑아내야 할 운명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원시설물 영구존치를 위해서는 건교부로부터 하천점용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여의치 않았고 현재 지방단체장 권한 범위인 임시점용만 가능한 상태라는 것도 문제다. 이에 대해 울산환경운동연합은 ‘강은 정원이 아니다’라며 시위를 벌이고 부당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보통 심은 식물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기본 일주일 이상, 특히 나무는 안정적으로 활착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식물은 뿌리를 내려야 싱싱하고 건강하게 보일 것인데 개장식날 어떤 모습일지 걱정이 앞선다.


폐막식 이후에 작품 구성을 위해 높인 산등성이, 조경석 연출, 바닥 조경석 혹은 구성을 위한 재료, 교목 등은 홍수 시 물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지라 제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가 입장에서는 시간이 흘러 꽃이 피는 시점을 겨냥하고 작품을 만든 것일 텐데 식물이 자라 꽃도 피기 전에 공들인 작품을 제거해야 하는 마음은 어떨지.


바닥돌 까는 작업을 하느라 허옇게 날리는 돌가루가 목에 들어왔는지 입안이 칼칼하다. 이제 준비에 이틀 남았다. 9일 간의 10억 예산을 쓰느라 아주 바쁘다.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도 준비한다고 하니 이것이 정원박람회인지, 전부터 해오던 봄꽃축제인지 헷갈릴 수도 있다.


개장식 다음 날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자체장의 행위 금지가 시작되는 날이다. 이 모든 무리한 준비가 바로 개장식에 맞춰져 있다.


이동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