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18년은 무술년(戊戌年) 개띠 해이다. 개띠 해에 개를 생각해본다. 개는 야생에서 인간과 가까워져 인류 발전에 동참했다. 서로 돕고 살아왔겠지만 개가 사람을 이용하기보다는 사람이 개를 이용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개는 충심으로 사람을 따르며 집을 지키고 가축을 돌보는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더불어 식용인 구(狗)와 애완용 견(犬)으로 나뉘어 사람의 심신(心身)을 돌보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을 실천해 왔다.


드디어 그 보답인지 개 팔자가 상팔자인 시대가 왔다. 개가 죽으면 관에 모셔 화장해 개 묘지에 안장하고 기일(忌日)마다 주인이 꽃을 들고 찾아와 한 바탕 울고 가는 성대한 장례와 제사를 치른다. 개 호텔, 개 병원, 개 리조트, 개 스파, 개 미용실, 개 놀이터, 개 호강이 끝이 없다. 중국의 인구 14억인데 반려동물 수가 1억을 넘었다고 한다.


식용 개에서 애완견을 지나 이제 반려견이 되어 사람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 그러나 우리가 진지하게 개한테 “너 우리와 함께 하는 이런 생활이 좋으냐?”하고 물어본 적은 없지 않은가?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개가 되어 개 언어로 물어볼 수는 없다. 사람은 스스로 천자(天子) 곧 하느님의 아들이라 자처하니 그 자리에서 한 번 물어보자. 하느님이 대답하시기를;

사람이 개를 보면 사람이 개보다 귀하고,
개가 사람을 보면 개가 사람보다 귀하고,
하느님이 보면 둘 다 똑같이 사랑스럽다.


三讀狗犬說(삼독구견설)

조동일선생의 구견설을 여러 번 읽고

 

此土黃狗活市井(차토황구활시정)

이 땅에 누렁이는 골목골목 누비는데

西方愛犬羈順從(서방애견기순종)

저 땅에 애견은 다소곳 목줄에 끌려

豈逸愛物交流史(기일애물교류사)

문물교류에 어찌 이 사랑스런 물건이 빠지랴.

遂愛洋犬已滿土(수애양견이만토)

드디어 서양 애견 이 땅에 가득해

學者先見不幸現(학자선견불행현)

학자의 선경지명 불행히도 이루어져

白狗黃狗皆何去(백구황구개하거)

그 많던 똥개들 다 어디로 갔는가?

內室鼠犬門猛犬(내실서견문맹견)

조막만한 개 안방 차지, 문간에 맹견

酒店病院犬專用(주점병원견전용)

애견호텔 애견병원 여기저기 성업

愛狗愛犬各自風(애구애견각자풍)

각자 보신탕 먹고 애완견에 입 맞추기

愛犬文明愛狗野(애견문명애구야)

제 짓거린 문명이고 남하는 일 야만이라.

本生造作極小大(본생조작극소대)

본래 생명 주물러 너무 크고 너무 작게

累萬年來惡行據(누만년래악행거)

누만 년 지어온 일 악행인 줄 모르고

種子改良積口業(종자개랑적구업)

종자개량 자화자찬 방정맞은 주둥이

得罪於天無所禱(득죄어천무소도)

하늘에 지은 죄는 씻을 곳 없어라.

犬觀人主人視犬(견관인주인시견)

애견은 사람을 보고 사람은 애견을 보니

誰知來世易生身(수지내세역생신)

눈도장 서로 찍어 내세에 몸 바뀔라.

上下四方仁朋友(상하사방인붕우)

온 세상 어진 벗들을

嗟不行絜矩之道(차불행혈구지도)

나처럼 사랑하며 두리둥실 살지 못해

無口犬子牽閨房(무구견자견규방)

말 못하는 강아지를 안방까지 끌어들여

汨湯肥滿成人病(골탕비만성인병)

비만 같은 성인병에 빠뜨려야 하겠는가?

雪日忠告放愛犬(설일충고방애견)

눈 오는 날 넌지시 애견을 놓아주라.

走弄雪原配黃狗(주롱설원배황구)

눈밭에서 누렁이랑 치까불며 놀게

 

*絜矩之道(혈구지도): 잴 혈, 헤아릴 혈, 자 구, 곱자 구: 자신을 자로 삼아 남을 헤아려 보는 마음, 남을 나처럼 생각하는 마음, 내가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황금율의 마음, <大學>에 나온다.

 

(누리집 <조동일을 만납시다>에서)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강독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