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나

< 아동발달센터에서 다루는 영역은 단지 발달장애 뿐만 아니라 영재 발굴 등 다양한 인지능력, 언어능력을 기르는 영역을 다 포함하고 있다. >


우리사회에서 아동이 발달장애를 가졌다는 것은 쉬쉬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가적으로 조기발견을 통한 시스템이 많이 만들어졌고 가까운 우리 일상에서 점차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아동발달장애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지고 엄마들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사설 아동발달센터 강한나 센터장을 통해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1. 이런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고등학교 때 대학, 과를 선택할 때 내가 흥미롭게 잘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니 유치원 교사나 어린이집 교사로 가닥이 잡혔고, 대학교를 아동가정복지학과에 들어갔는데 아동가정복지학도 가정복지학, 아동학, 소비자학 전공으로 나뉘어져 있고 서로 연결되게 되어 있더라.


대학교 1학년부터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직원 제의를 받기도 했고, 고객들을 많이 상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비자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결국 소비자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하고 졸업 후에 한 연구소 보조연구원으로 일을 하게 됐는데, 그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 결국 대학교 3학년 때 아르바이트로 일한 베이비시터와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한 과외 경험을 떠올리며 다시 아동학 전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다시 아동심리학 전공 연구실에 들어가 일을 배우며, 2009년도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그리고 10년 동안 이 분야의 일을 해 오고 있다.


2.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과정은 표준인 하나의 길이 있고, 그 바깥은 문제행동이라고 판단하면 너무 단선적인 방식 아닌가?


어른과 아이가 같이 여기를 찾아오는데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강점과 약점이 있다. 자신의 약점으로 인해 사회활동, 학교생활 자체가 힘들다면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고 아이에게 바라는 것 하나하나에 너무 크게 반응하지 말라고 엄마에게 말한다.  어머니 입장에서는 자녀가 문제가 있다고 데려 오지만 아이가 자기 스스로 오는 경우는 10%도 안 된다. 실제 비자발적 내담자가 대부분이다. 결국 끌려온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말로 자신의 감정이나 상황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 부모가 판단해서 데려오는 아이들 중에서도 아이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막상 심리평가를 해 보면 사회.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인지.언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은 부모의 재빠른 움직임으로 조기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도 흔쾌히 심리상담이나 치료를 받고 싶어 하진 않는다. 부모가 센터에 등록을 하면 그냥 따라 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아동 자신의 문제가 드러나고 치유가 된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상담이나 치료가 끝나는 것을 상담자 동의 없이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경우다. 그러면 아동이나 청소년의 입장에서는 센터에 오는 것도 내 의지가 아니었는데, 이제 치료사에게 마음을 열었는데 갑자기 이곳을 그만 다니라고 하니, 아이들에게 더 큰 상처가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막고자 내가 운영하는 센터에서는 상담이나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부모에게 동의서를 받는다. 그 동의서에는 부모가 수업 종결을 원한다면 한 달 전에 센터 측에 말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3. 아동발달센터에 아이를 데리고 오는 과정은 어떤가?


몇 년 전만 해도 부모님들이 상담실을 이용하는 것을 남들이 모르게 하기 위해서 멀리서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심리상담이나 아동상담에 대해 쉬쉬하는 선입견이 많았다. 지금은 이런 기관이 엄청나게 늘어나서 이전에는 부모님들이 상담이나 치료를 잘하는 곳, 유명한 곳, 대학부속기관 등 신뢰할만한 곳을 가보고 싶어 했다면 지금은 집에서 가까운 곳, 우리 아이에게 잘 맞는 선생님이 편안한 곳 등 일상적인 공간을 더 신뢰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프로그램에 연예인들이 애착검사를 받았다더라 하면 그런 검사를 할 수 있냐고 문의가 많이 온다. 전국단위 대형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는, 전문적으로 하는 곳도 있다. 이제는 방송으로 익숙해진 이미지를 가지고 홍보를 해야 되는 세상이 됐다. 그런 광고가 부정적인 부분도 있긴 하지만 상담센터 문턱이 낮아지는 역할을 했다. 부모들도 이런 상담소에 다니는 것을 그냥 자연스레 말하는 분위기다. 전에는 그런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많이 꺼려하는 분위기였는데 많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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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들 언어 표현 능력은 한계가 있어 그림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현재 상태를 검사한다. >


웩슬러 지능검사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검사지만 ‘SBS 영재발굴단’에 나오는 검사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아주 관심이 높고 실제 이미지를 따서 광고를 해야 효과가 있는 시대가 될 정도로 방송매체 힘이 세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EBS의 부모자녀 관련 프로그램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ADHD가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또 다른 주장은 초기에 많이 잡아내서 치료가 많이 되고 있다는 입장도 강하다. 그런 것이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그것이 뭔지도 모르고 치료도 못 받았지만 이제 공공연하게 많이 알려지기도 하고 엄마들이 그런 검사를 받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많이 줄었다. 실제 그런 검사를 하는 도구도 세밀하고 민감해져서 초기에 잘 잡아낸다.


가장 놀라운 변화는 울산에도 각 구에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생겼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영유아발달검사 및 상담을 비롯해 장난감 대여, 부모 및 보육교직원 교육, 문화행사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각 구에 있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부모와 자녀를 위한 심리검사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런 곳에서 검사를 받았다가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겠다고 판단이 서면 사설 센터로 넘어오는 경우가 흔하다. 사회적으로 복지가 좋아지다 보니 부모님들도 이런 것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는 식으로 되고 있다. 


4. 아동발달센터에서도 아이들과 관련한 장기적인 연구도 한다고 들었는데.


센터 이용자를 대상으로 장기적인 연구를 할 때는 먼저 내담자와 부모의 동의를 얻는다. 연구를 진행하고 학회지에 싣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일반적인 연구도 있지만 종단연구(縱斷硏究, 동일한 현상에 대해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측정을 되풀이하는 연구 방법)에도 참여하고 있다. 환경부 주관 프로젝트인데 바로 ‘어린이 환경보건 출생 코호트(cohort, 같은 나이의 출생집단)’다. 그 전엔 일시적 횡단연구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도 세대를 걸쳐서 하는 종단연구를 하고 있다. 


이는 태아부터 청소년까지 유해환경오염물질이 성장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연구다. 상세 코호트에 참여하는 아동은 성장발달 검사(키, 몸무게 등), 출생아 생체시료 검사(혈액, 소변), 신경인지 발달 검사, 의사 문진 등을 받는다. 나는 여기서 신경인지 발달 검사 분야를 맡고 있다. 신경인지 발달 검사는 생후 6개월부터 12개월, 24개월, 36개월 등의 일정 시기별로 이뤄지는데, 나 자신도 아동을 생후 6개월에서부터 18세까지 오랜 시간을 두고 만나면서 검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랍고 흥미로운 일이다.


5. 조사항목은 아주 복잡한가?


‘상세 코호트’의 경우 여러 가지를 하는데 일단 산모의 사회심리 검사, 식생활 검사, 혈액 및 소변 검사, 인지 검사를 하며 각 가정의 실내 공기오염도도 측정한다. 산모가 분만을 하게 되면 탯줄을 통해 제대혈도 확보한다. 이후에는 출생아의 성장발달 검사, 생체시료 검사, 신경인지 발달 검사 등이 진행된다. 사람을 둘러싼 외부환경에 대한 가능한 상세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조사항목이 아주 복잡하지만 이런 장기적 연구 결과를 통해 어린이의 성장과정별 환경보건 정책을 세우고 환경유해물질의 합리적인 관리기준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런 일들이 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건강예방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6. 아동발달센터 일의 영역이 아주 넓은데 어디까지인가?


아동발달센터로 연결되는 영역이 아주 많다. 나는 아니지만 관련 전문가에게는 유아 장난감업체들이 연락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특정 장난감을 썼을 경우 어떤 영향과 결과를 받는지 연구의뢰를 받는 경우도 있다. 우리들도 장애아동을 주로 다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영재아동이라든지, 정상아동도, 문제행동을 하는 아동도 다루기에 그 영역이 아주 넓다.


아동발달센터는 영유아 및 아동, 청소년, 성인 등의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전문 검사와 상담, 교육을 한다. 언어치료, 놀이치료, 인지학습치료 등 전문치료도 한다.


대학원에 다닐 때는 지도교수님 밑에서 영재교육을 배우고 다양한 인지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어플리케이션 시나리오를 제작해 보기도 했다. ‘아동문학’이라는 과목을 배울 때는 동화책을 직접 써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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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작스런 행동으로 생길 수 있는 안전장치도 중요하다. 발달 문제는 부모님과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7. 치료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부모님이 아동을 데리고 왔을 때 아동의 상태를 판단하기 전에 ‘아이가 안 하는 것이냐 못 하는 것이냐’를 우선 판단해야 할 때가 많다. 엄마는 아동이 할 수 있는데 안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검사 결과를 내밀면 못 하는 경우가 많은 경우로 나오는 것이다. ‘사실 마음이 아프지만 이 아이는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겁니다.’ 라고 들려준다.


경계선에 있는 친구가 있을 경우도 있고, 이유는 복잡한데 아이가 부모 요구에 맞출 수 있다는 거짓 제스처를 해온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인 측면에서 봐야 하고 소아정신과처럼 진단을 내리지는 못하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실제 부모들 입장에서도 병원을 가야 하나 아니면 센터에서 해야 하나 하는 상담을 많이 하러온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으로 가야 하지만 병원은 아무래도 약물치료 위주로 되는 경우가 많아 거부감이 조금 있다. 우리가 드리는 솔루션은 이런 사설센터에서 6개월 내지 1년을 진행해 보시다가 안 되면 병원에 보내는 경우가 있다.


확진을 받는 것이고 보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니 병원에 가는 것을 꺼려하지만 명확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병원을 권한다. ADHD 등 약물효과가 확실한 것은 소아정신과 약을 먹이면서도 우리와 인지치료,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친구들이 가장 많다.


8. 이런 치유가 필요한 친구들이 많이 발생하는 조건에 대해 어떻게 보나?


나는 과거와 지금과 차이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발달하고 섬세한 진단기술이 나오고 관심을 많이 두니까 많이 발견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치료기간이 많아지고 문턱이 낮아지면서 우리 아이도 예전 같으면 모르고 지나칠 일이 이 많이 달라졌다. 우선 국가적으로 많이 달라졌는데 바로 영유아 건강검진 시스템이 발달한 것이다. 복지 차원에서 무료로 하고 있고, 이것이 치료 문화를 많이 바꾸는 계기가 되었는데 이전에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돼 설문지에 답을 해야 판단이 가능했다면 지금은 국가가 취학하기 전에 일곱 번의 영유아 건강검진을 해준다는 것이다.


국가에서 소아과에서 무료 검진을 하니까 뭐 별 거 해주는 것도 없다고 말들 하지만 발달장애 가능성이 높은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이 발달선별도구 항목을 부모가 체크한다. 영유아 진단을 위해 여러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만든 설문지인데 정리가 아주 잘 되어 있다. 어려운 문항은 그림으로도 설명이 되어 있고 대근육, 소근육, 인지, 언어, 사회성 같은 것을 다 체크해 볼 수 있다. 상당히 많은 부분이 항목을 통해 발견되고 처음에는 대충하다가도 아동에게 동작을 직접 시켜봐야 알기에 아주 진지하게 답변한다.


국가적으로 진행하는 바우처(Voucher, 정부가 수요자에게 쿠폰을 지급하여 원하는 공급자를 선택토록 하고, 공급자가 수요자로부터 받은 쿠폰을 제시하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사업도 많아지고 홍보도 많이 돼서 엄마들도 많이 신청한다. 너무 많은 신청자가 몰려 추려내야 할 정도다. 보육교사도 발달과 관련한 교육을 받다보니 교사들이 부모님들께 어느 정도 전문적인 내용도 전달 가능하다.


요즘은 교사가 먼저 꺼내지 않아도 엄마가 먼저 체크를 해 보고 이상하면 먼저 물어온다. 그러면 교사는 대부분 전문기관을 찾아가봐라 한다. 이런 체계가 갖춰지지 않고 홍보가 안 되었을 때는 교사가 먼저 조심스레 이야기하면 부모님이 불쾌하게 생각한 경우가 많았는데 분위기가 바뀐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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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참여하고 있는 환경부 프로젝트 ‘어린이 환경보건 출생 코호트’는 여러 세대에 걸친 장기적인 아동발달을 연구하는 과제다. >

9. 부모교육도 중요한 부분일 것인데 부모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구청에서 하는 집합교육은 강의식으로 하기도 하지만 지금 내가 하는 바우처 사업은 ‘부모 학교 서비스’라는 것인데 굉장히 포괄적이다. 개별상담, 부모상담, 부부상담, 심지어 고부상담 까지 하는 식이다. 어쨌든 간에 자녀교육상담을 해보면 건강한 부모 밑에서 건강한 아이가 나온다는 것이다. 요즘 부모님은 어떤가하면 전공자보다 비전공자 부모가 더 많이 아는 세상이다. 관련 책, 다큐멘터리 다 본다. 굉장히 똑똑하다. 다 알고 전화하는 경우도 많다. 


그 부모님들이 아는 만큼 실천을 한다. 하지만 지식은 많은데 과연 이걸 내 아이한테 적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 이것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끈기 문제 등은 쉽지 않다.


요즘 다이어트도 지도를 받으면서 하듯이 나는 그 분들을 트레이너로서 도와 드리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요즘 엄마들은 다큐도 많이 보고 자기 문제를 다 알고 있고 객관적이다. 오시는 분이 오자말자 ‘제가 죄인입니다’ 먼저 말하는 엄마도 있다. 그러면 죄책감을 없애는 일부터 한다. “어머니, 애들 모습은 유전이 반이고 환경이 반이라는데 왜 부모가 바꾸라고 하는지 아세요?”하고 물어본다. 결국 유전적인 것, 성향이나 기질은 바꾸는 게 불가능하기에 아이들의 가장 큰 환경인 부모 자신밖에 바꿀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납득시킨다. 그것도 쉽지 않다. 부모 스스로도 유전적인 것과 자라온 환경영향을 받아 왔기에.


10. 정작 선생님은 아이들과 주말을 주로 어떻게 보내나?
 
남편이 타 지방에 근무를 하고 있어서 주말에는 혼자서 아이 둘을 보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집에 있으면 어린 둘째에게는 센터에서 하는 식으로 신체놀이를 해 주는 경우가 많고, 첫째는 이제는 나에게 역할놀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들어주는 식이다. 바깥으로 나가는 체험활동을 많이 해왔다. 엄마들은 알겠지만 애 둘을 데리고 집에만 있기는 힘들다. 날씨가 좋으면 공원이나 놀이터를 가지만 요즘 같이 일교차가 심하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키즈카페나 마트, 도서관 등을 주로 간다. 다른 부모들과 거의 비슷하다. 


아동전문가인 불리는 나도 자녀를 양육하며 시행착오를 겪는다. 몇 년 전 첫째와 있었던 일이다. 첫째가 동영상에서 본 장난감을 사달라고 해서 흔쾌히 사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장난감은 단종이라 완구점과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구할 수 없었다. 남편이 수소문 끝에 부산의 완구점에서 재고를 찾아 첫째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아이들과의 약속에 더욱 신중하게 되었다. 책에서는 "자녀가 떼를 쓸 것이라 예상되는 상황을 부모가 만들지 말라."고 조언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상황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기질적으로 까다로운 자녀를 키우는 일은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나도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 죄책감을 느낄 때가 있다. 일하는 엄마로서의 미안함도 있다. 다른 일하는 엄마들과 비슷한 고민들을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이들이 원하는 사랑을 내가 줄 수 있도록 아이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는 함께 하며 서로를 변화시킨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지만, 아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부모도 성장한다.


인터뷰어 이동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