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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전국산촌유학협의회 이사장


베이비부머 숲으로 돌아오다


숲을 떠났던 베이비부머들이 다시 숲으로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어떻게 귀산촌으로 연착륙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1970년대 울산 상북면 소호리와 내와리에서 했던 산림협업경영이 오래된 미래일 수 있다. 40년전 전국적으로 추진했던 14개 조림단지에서 다시 그 가능성을 만들어갈 수 있다.


우리에게는 아직 청년기에 도달한 숲이 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앞으로 40년간 가꾸며 의지해 살아갈 터전이다. 그리고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이다. 지금은 연료나 산업용재에 불과하지만, 20년 후에는 집을 지을 재목이 될 거고, 40년 후에는 지역과 국가의 경제를 지탱해줄 지속가능한 산림자원이 될 것이다. 숲에 우리 자신과 국가의 지속가능한 미래가 달려 있다. 그래서 산림경영은 곧 지속가능한 생태산업이다.


아직은 인적 자본이 부족하지만, 1980년부터 추진해온 강릉 임업기계훈련원과 양산 진안을 포함 세 개의 임업기술 전문훈련기관이 있다. 산림경영의 기초가 부실하지만, 국유림관리소와 전국 지자체의 산림과와 전국적인 산림조합 조직과 영림단이 있다. 


산과 숲에 관심이 없던 산주들이 돌아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산업역군으로 일했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생태산업의 일꾼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어린 시절 숲을 만들었던 세대다. 다시 돌아와 더 큰 숲으로 가꾸어 미래 세대에게 인계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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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는


베이비부머 은퇴자와 조선업 위기에 따른 공장 이탈자들이 귀농귀촌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은 농촌 전원생활을 통한 삶의 실현 욕구가 다양하다. 과거 작물재배 중심의 귀농에서 귀산촌 생활에 필요한 사회적 일자리와 혼농임업 같은 숲농사로 확대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작년부터 퇴직예정자들이 임업진흥원의 산촌임업창업교육을 통해 산림경영, 생태산업 일꾼으로 준비되고 있다. 소호마을은 산촌유학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복원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내와마을은 울산숲자연학교를 운영해왔다. 소호마을과 내와마을 일대에 선도산림경영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더구나 소호.내와마을에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등 울산시내로 출퇴근하는 자발적 귀촌자들이 상당수 있어 도시(출퇴근)형 귀농귀촌 마을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울산에서 지속가능한 산림경영과 생태적 삶의 모델을 만들 수 있을까? 베이비부머 노동자들은 숲과 함께하는 새로운 일과 삶을 얻을 수 있을까?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의 탈울산을 방지하고 산림경영 참여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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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산촌산림사회적경제 추진단


산림청이나 지자체가 중심이 된 거버넌스가 아니라 산주모임, 산림기술인, 산림노동자그룹, 지역사회,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자치 시스템을 먼저 갖춰야 한다. 이 시스템을 울산산촌산림사회적경제 추진단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의 기반을 조성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울산의 특성을 살려 ‘베이비부머 숙련노동자 자력 기반의 임업인 공동체 마을 만들기’ 연구용역부터 시도해봄직 하다. 향후 30년간의 새로운 라이프 플랜을 세우고 귀산촌, 산촌유학, 마을공동체 운동과 결합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야생차, 꽃차, 혼농임업, 혼목임업, 목가공, 적정기술, 생활기술, 휴양, 관광, 교육 등 숲을 이용한 비즈니스도 개발해야 한다.


소호마을의 경우 산림휴양치유마을로 조성할 수 있고, 내와마을에서는 산촌6차산업화 사업을 통해 마을제재소, 마을공작소, 작은집교실, 목재연료사업단 등을 운영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해서는 산촌산림을 경영할 인력이 있어야 한다. 산림경영 투자자, 산림경영자, 산림기술인, 산림노동자가 그들이다. 도시에 살면서 숲과 산촌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숲에 투자할 수 있다. 헥타르당 100만원 투자로 30년간 산림경영권에 대한 공동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그 기간에 투자한 산림을 휴양, 레저, 체험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산림경영자는 산림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산림조사와 작업계획을 세운다. 현장 감독과 선목 작업을 하고, 가공산업과 연계해 목재를 이용할 수 있다. 산림기술인은 산림사업단지 5000헥타르당 1인의 산림기술사와 산림경영구 1000헥타르당 1인의 산림기사, 500헥타르당 1인의 산지기가 있다.


산림노동자는 전국에 6개월 한시고용되는 2만여명의 기존 작업단을 상시고용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울산에 시범작업단을 구성해 500헥타르 1개 단지를 10여명의 작업단이 운영할 수도 있다. 관련해 ‘현대중공업 노동자, 산림노동자 재취업 프로그램’ 개발을 주제로 연구용역을 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처음 실시했던 임업진흥원의 산촌.임업창업교육은 올해도 진행한다. 기능인영림단 취업과정 교육도 추진 중이다.


산림경영작업단


귀농귀촌교육, 산촌임업창업교육을 이수한 현대중공업 교육생 가운데 기능인 영림단 교육을 수료한 사람들로 현대중공업 산림경영작업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작업단은 소호, 내와 선도산림경영단지에서 시범사업지를 확보해 숲가꾸기 시범사업을 벌일 수 있다. 혼농임업교육장을 운영하고 숲길관리 조사원을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내와마을 우송죽 산주협의회 회장은 내와, 소호마을 숲가꾸기를 통해 나온 부산물을 활용해 제재소를 만들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싶어 한다. 주민 산림경영작업단, 목재연료 사업단을 운영할 수 있다. 숲에서 나온 산물을 수집, 운반하고 마을제재소에서 목재와 가공품을 생산한다. 적정기술을 활용해 바이오매스 화력발전소를 세우고 여기서 나오는 전기를 판매할 수도 있다. 발전소에서 나온 열로 마을 공동 목욕탕이나 찜질방을 운영할 수도 있고, 마을주택 화목보일러나 아궁이를 개량하는 일들도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자 50%, 소호.내와 주민 50%로 숲가꾸기 영림단을 구성하고 목재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에너지 자립마을을 만드는 것도 추진해볼만 하다.


무엇보다 산지를 투기자본이 아닌 지속가능한 산림자본으로 보는 산주모임이 필요하다. 전국 산주 약 200만명 중 500여명이 조직돼 있다. 향후 30년간 벌채하지 않고 산림경영에 동의할 경우 헥타르당 100만원인 현재 목재가격으로 현금보상 후 경영권을 ‘지속가능 산림경영회사’에 위임하도록 한다면 산주는 현재의 목재가격을 보상받고 30년 후 후손에게 산림자산을 물려줄 수 있다.



"앞에선 탈울산 막아야 한다면서... 뒤에선 베이비부머 예산 막은 울산시"


김수환 이사장이 발제를 마치고 토론 과정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그 중 몇 가지를 옮긴다.


“작업단이 하는 일은 산을 가꾸는 거죠. 이분야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지금의 숲은 완전히 밀림처럼 돼 있어요.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숲은 살아있는 숲이 아닙니다. 나무를 키워서 부가가치를 형성하고 적정한 공간과 적정한 것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것이 간벌이죠. 부산물을 목재로 활용하고 숲이 영원히 선순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숲을 30~50년 지나 몽땅 베고 그랬는데 이제는 하나 둘 솎아서 또 그 과정에서 자원을 얻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전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안에 부족하고 산림작업단,기술사 등등이 부족하고 해서 이 난관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거죠.”


“작년에 적정기술현장학교 지원 예산으로 3억원을 신청했다가 잘린 게 있는데 올초에 울산시에서 담당자가 연락이 와서 작년에 잘린 예산 다시 한번 기획해달라, 적정기술현장학교, 산림산촌교육을 현장에서 실습할 수 있는 예산 5억원을 주겠다고 했어요. 현장실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장소도 언양에 있는 몇 곳을 물색해 담당자에게 보여줬고 거의 되는줄 알았는데 울산시에서 잘렸어요. 지금 김기현 시장이 자유한국당 소속입니다. 시장, 군수, 구청장이나 지금 후보들도 탈울산 방지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하겠다고 하면 안 주는 거죠.”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남한테 의지해서는 만들 수가 없습니다. 작업단, 우리가 잘 꾸려서 운영을 하면 잘 되지 않겠습니까. 현장학교를 어떻게 만들어낼 거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봅니다. 위탁기관을 통한 교육도 계속할수 없고 우리 자체의 능력과 숙련도를 높여가지 않으면 어떤 사업이 와도 실행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현장학교 터라도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만들고 하다보면 지금 정부처럼 좋은 지자체장 만나더라도 기본은 우리가 하고 지원을 조금 받아서 하면 되는 겁니다. 정부 지원으로 이뤄지는 숲경영이 아니라 우리 자생적인 힘으로 간다면 제일 좋은 모델이 되겠죠.”


정리=이종호, 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