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판3


이제 그의 나이는 일흔 여섯 살이다. 그는 병영초등학교를 나왔다.
마당 안 옛날식 원룸인 방이 세 개, 독립된 집 한 채가 따로 있지만 집은 텅텅 비었다.
과거 기와집이었던 지붕에 모르타르를 바르고 처마에 슬레이트를 덧댄 집이다.  
대부분 혼자인 남자들이 몇 달을 살고는 불편하다고 떠났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혼자라서 외롭다고 했다. 자식이 네 명이나 있지만 지금 연락되는 자식은 없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사설기관 돌보미가 찾아와서 잠시 말동무가 되고 챙긴다.
한 달 생활비는 국가로부터 받는 40만 원이 전부.
고정적으로 나가는 방세가 12만원, 쌀 등 부식을 사는 데 5만 원 이상. 전기세, 물세, 세금 등을 다 합치면 반찬 해먹기가 힘들다. 간혹 이웃이 갖다 주는 반찬에 의지한다.
적적한 밤에도 하루 1300원이 없어 막걸리 한 병 마시기 힘들다고 아쉬워했다.
일을 하려고 해도 받아주는 이도 없고 할 일도 없다고 한다.
지난 추운 겨울을 냉방에서 누군가 사준 전기담요 하나로 코끝 시리게 났다.
기름 보일러가 있어도 탱크에 기름을 넣은 적도 없고 보일러를 돌려본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차도 들어오기 어려울 정도의 골목길.
7개월 전 주인 할머니가 병원에 실려 간 후 되돌아오지 못하고 돌아가신 이후로 집이 더 적적해졌다. 할머니가 관리했던 장독대가 아직 정갈하다. 거의 비었는데 간장독만 그득하다.
간혹 집주인 아들이 와서 자고 가기도 했는데 요즘은 아예 오지도 않는다.
최근 이웃집 아주머니가 키워 같이 뜯어 먹자고 작은 화단이나마 열무씨를 뿌렸다.
이 외진 집 마당에도 봄 햇살은 들어오고 있었지만 할아버지 마음속에도 따뜻한 봄날이 찾아오길 바라본다.
   


이동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