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울산광역시장이 현역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9일 또는 10일에 예비후보 등록 및 선거사무소 개소 등의 절차를 밟기로 했다는 결심이 알려지면서 울산시장 선거는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다만 6일 자유한국당 탈당의 뜻을 알린 강길부 국회의원이 향후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사실이다.

울산의 미래 먹을거리 공약 ‘춘추전국

울산광역시장 후보들의 공약 또한 4인4색이라고 할 수 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당지지도를 압도하는 개인경쟁력을 내세우며 김기현 표 울산시정 시즌2를 노리고 있다. 앞서 시 슬로건을 ‘더 라이징 시티’로 바꾸며 시정 분위기 일신을 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 시장은 저성장 파고를 뚫고 해외투자를 상당수 유치했고 미래 먹을거리 확보 차원에서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단지 조성에 힘썼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도전자들은 이처럼 김기현 시장이 내세우는 치적들이 과연 알맹이가 있는지 팩트 체크를 하려는 태세다. 김 시장이 산업수도 울산의 지위를 사수하기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하지만 실제로 지역총생산이나 인구수에서 최근 수년간 역성장한 사실을 강조하며 김 시장의 울산시정이 내세우는 먹을거리 확보 시책은 환상이자 허상이라는 점을 공격할 것이란 전망이다.

도전자들은 울산의 산업경쟁력 살리기를 위한 복안도 하나씩 확보하고 있다. 송철호 예비후보는 북방경제에 방점을 두고 있다. 심완구 전 시장 이후 답보 상태인 오일허브와 에너지교역을 중심으로 한 울산신항만 활성화에 날개를 달기 위해 러시아와 손을 맞잡고 북방항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러시아통으로 알려진 송영길 국회의원과도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실제로 송철호 표 북방 프로젝트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이후로 그 실현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 산업계에서도 송영길 의원 초청 강연회를 열 정도다. 한반도 정세가 좋아지면 북녘을 넘어 유라시아 철도를 통해 교역을 확대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계산이다.

김창현 예비후보는 노동이 있는 산업경쟁력 확보를 기치로 내걸었다. 산업구조 변동과 저성장을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연착륙 또는 숨고르기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노동자의 도시에 걸맞게 시 조직 내에 노동국 또는 일자리과가 독립적으로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1000인의 노동자위원을 영입해 시책을 논의하는 노동자 직접정치를 위한 계획도 발표했다. 노동을 배제한 산업경쟁력 확보라는 명분으로 정리해고가 자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막아야 하고 노동자와 함께 재벌개혁 및 4차 산업혁명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이영희 예비후보의 생각은 좀 더 이채롭다. 4차 산업혁명의 현실화와 스마트시티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그 핵심은 수소차특별시 울산 공약이다. 시 차원에서 범국가적인 수소차산업 활성화 지원에 역량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소차가 한 대씩 팔릴 때마다 수소차발전기금을 거두되 이를 소비자들의 수소차 구입비 지원, 수소차 충전소 확대 등에 써야한다는 주장이다. 노사민정 거버넌스를 통해 일자리 나누기에 앞장서고 혁신도시에 스마트시티 실증화 사업을 해야 한다는 정책도 발표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김기현 시장이 울산미술관을 통해 원도심 재생의 청사진을 보여주고, 태화강 국가정원 도전을 통해 강동권과 영남알프스 개발의 동력을 얻으려는 것은 당연한 행보다. 꼼꼼하다는 호평과 함께 정무적 감각이 뛰어나다, 너무 노골적으로 선거운동을 한다는 반응처럼 호불호도 갈린다.

도전자들도 문화관광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송철호 후보는 영남알프스와 태화강 그리고 동해안을 잇는 관광 그랜드벨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등 선사유적의 재발견을 통한 세계적 문화유적도시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한반도호랑이, 표범 등 종 복원사업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창현 후보는 계층에 대한 차별 없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문화여가에는 관심이 있지만 문화관광이 울산의 미래 먹을거리가 될 거라는 주장에는 부정적이다. 문화예술예산의 편중된 집행을 방지하고 문화향유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전시성 예산 투입보다는 노동자를 포함한 협의체를 구성해 4차 산업혁명에 응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신 남북관계 훈풍을 타고 문화예술, 스포츠 남북교류를 확대하자는 복안이다.

태화강 유역 관광벨트 조성을 동천과 다운동 일원까지 늘려 영호남이 교류하는 화개장터를 열어야 한다는 특색 있는 공약을 내건 이영희 후보는 아파트 관리 비리 적폐 청산을 통해 관리비를 낮추고 아파트 생활협동조합을 일으켜 아파트 공동체를 살리는 아파트관리공사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국책사업, 교통난 해소 해결사 누구인가

이러한 가운데 각 후보의 정책경쟁력을 검증할 수 있는 관심 현안은 대중교통 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버스 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1가구 2차량 시대를 맞은 울산의 간선도로와 대중교통은 광역시 승격 20주년이 지났음에도 기초지자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적으로 최근 모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울산 버스를 아이템으로 다루면서 한 게스트가 401번 버스를 일컬어 무슨 노선이 이렇게 기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버스 중심의 대중교통 정책의 재정립과 함께 노면전철의 하나인 트램을 울산에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한삼건 울산대 교수 등은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트램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으며 김기현 울산시장 또한 트램의 울산 도입 가능성에 대해서 검토해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도시철도 도입은 그렇게 말 한마디 툭 던져서 될 일이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철도 대중교통수단 도입을 위해서는 시 차원의 철도대중교통계획을 수립해 국토부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전광역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도시철도 2호선 순환형 트램 도입이 국토부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사실도 상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버스업체 배불리는 준준공영제 대신 완전한 공영제 또는 버스준공영제라도 도입해서 시민 중심의 대중교통체계 확립, 환승센터 도입 및 체계적인 간선,지선 버스 환승체계 추진에 먼저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이밖에도 관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시 행정에서 탈피해 다른 지자체의 도시재생 및 마을공동체 우수 사례를 적극적으로 학습해 울산형 도시재생사업과 마을공동체정책 추진으로 민관협치의 울산 시정이라는 새 역사를 써야 한다는 논의도 물밑에서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민관 협력의 우수 사례로는 울산형 복지가이드라인 수립이 손꼽히고 있다. 아울러 일방적인 전시성 예산 집행으로 중구 청년몰과 2018 태화강 정원박람회 추진이 파행을 빚으면서 낭비성 관광축제 예산 등은 줄이고 주민참여예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주민참여 또한 관변단체 중심의 나눠먹기 식이 아닌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일반 주민들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울산의 미래가 걸린 국책사업의 중단 없는 추진에 누가 더욱 힘을 낼 수 있냐는 점도 유권자들의 선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울산시민연대는 이미 파산한 산재모병원 유치는 그만 두고 공공병원 추진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정책제안을 내기도 했다.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추진은 관문이 부족해 시내 외에 정체구간이 포진한 울산의 교통흐름을 뚫는다는 목적 외에도 지진 또는 원전, 석유화학단지 사고에 있어 주민대피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긴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태화강 국가정원 공약 역시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추진하는 것보단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태화강의 정체성에 맞게 수생정원 또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쪽으로 틀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이 모든 울산시 정책 현안에 있어서 시민 외면, 행정 독주 일변도를 청산하고 노사민관학의 협치 거버넌스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