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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위 꽃밭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생태습지에 유입되는 유기질물질이 부영양화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 습지는 원래 쇠물닭 서식지였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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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못 아래 개울은 수면위를 떠도는 부유물이 심각했다. 5월초가 이런데 하물며 한여름에는 어떨지 걱정이다. ⓒ이동고 기자


태화강이 살아났다는 것을 상징하는 곳이 태화강대공원이다. 하지만 대숲을 제외하고는 생태적으로 유의미한 공간이 오히려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전에 많았던 왕버들도 지금은 몇 그루 밖에 남지 않았다. 메타세콰이어로 둘러싸인 생태습지는 부영양화가 점차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 꽃밭 관리로 나온 잡초도 그냥 버리고 있다. 아직 여름이 아닌데도 청태 등 부영양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 생태습지는 몇 해 전에는 쇠물닭이 작은 새끼를 여럿 데리고 다니던 습지였는데 지금은 볼 수 없다. 가장 심각한 비점원 오염원은 바로 녹색카펫으로 알려진 꽃밭에서 흘러나온 유기질 비료로 추측된다. 화려한 5월 꽃축제 준비를 위한 과다한 퇴비 살포로 개양귀비와 수레국화 등 많은 식물이 시퍼렇게 자라 올랐다. 최근 퇴비는 대부분 축산퇴비이고, 이들 축산퇴비는 인 등이 많이 들어 있어 부영양화를 가속시키는 주범으로 알려졌다. 

 
오산못 개울 너머 비닐하우스 뼈대처럼 만든 정원 주변의 국화꽃밭은 봄부터 비닐 멀칭으로 땅이 숨도 쉬기 힘들게 만들어 놓았다. 제초관리를 위해 봄부터 꽃밭에서 이 검은 비닐을 계속 봐야 한다. 꽃밭인지 텃밭인지 분간이 잘 되지 않는다.
지나던 관람객은 “뭐야 감자인가” “아니네, 국화인데? 가을까지 이렇게 심어 가꾸네’하며 놀라는 표정이다. 가을 국화축제를 보기 위해 봄부터 가을까지 공원에서 볼썽사나운 비닐 멀칭을 봐야한다는 것은 퍽 이상한 일이다. 차라리 이전에 하던 방식처럼 유채나 청보리를 심어 태화강공원에서 살아가는 꿩이나 방울새, 너구리 등 여러 동물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게 더 친환경적이고 유익한 일이라 여겨진다.


태화강이 가지는 야생의 여백이 가장 태화강에 걸맞는 풍경이다. 그 여백에서 갖가지 새들과 동물들이 먹이활동을 하고 번식을 한다. 그런 공간을 다 없애버리자 태화강 꿩들은 숨을 곳을 찾지 못하고 허둥댄다. 마치 여백은 인공적인 꽃밭으로 다 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모든 꽃밭은 조성하고 나면 잡초 뽑기, 병해충 관리, 영양 관리 등 유지 관리에 수많은 예산이 든다.


최근에 또 5000㎡ 규모에 ‘향기정원’이 만들어졌다. 대공원 유휴지에 라벤더와 체리 세이지, 로즈메리 등 허브 식물과 치자나무, 금목서, 은목서 등 향기 나는 나무를 심었다. 국가정원을 대비하기 위한 조성이라고 하지만 종 선택이나 조성방식이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식물만 심으면 친환경이고 생태적이라는 등식을 만드는 ‘생태맹’의 극치를 보여준다. 여백도 없이 만들어진 태화강공원에서는 꽃농사를 위한 퇴비 살포가 정기적으로 일어나고, 가면 갈수록 부영양화가 심해진다.


십리대밭교 근처에서 펌핑해 물을 공급하는 오산못 분수대도 사정은 여의치 않다. 오산못을 따라 내려오는 물도 부영영화는 심각하다. 상부는 수면에 부유물이 띠를 형성하고 있고 아래로 내려오자 자정작용을 거쳤는지 조금 맑아졌다. 징검다리 등 친수공간이 있어 이곳을 ‘물놀이장’으로 설명을 해놨지만 물속에 들어가는 사람도 없고 그럴 생각도 전혀 나지 않는다. 실제 봄날 불고기단지 태화강변 부들 등 수변식물 근처에는 붕어, 잉어 등 물고기들이 산란을 한다고 북적이고 있지만 오산못 수로에는 물고기도 산란행동은 관찰되지 않았다. 물 속에는 죽은 물고기도 보였다. 비가 오면 과투입된 비료 성분이 낮은 곳을 따라 계속 오산못 개울로 유입되고 있는 것 같다.


원래 있던 태화강 식생은 개울가에 한정되고 나머지는 자생식물은 거의 없는 인위적인 녹색꽃밭으로 다 채우려는 강을 생태하천이라 부르기엔 우스운 일이다. 대밭 이외에는 울산이 가진 특색도 없이 외국에서도 삼류 취급을 당하는 개양귀비, 수레국화 등으로 단지 넓게만 조성하는 데 힘을 들이고 있다. 태화강대공원을 국가정원으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정작 조성관리 방향은 친환경적이고 생태순환적인 방식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게 아닌가 여겨진다. 정원박람회 표지처럼 2011년 태화강이 수질 1등급으로 살아난 것이 진짜인지도 의문이 들고 그냥 두면 계속 1등급이 되는지도 의문이다. 바로 떠 마셔도 되는 샘물 수준이 수질 1등급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태화강공원을 겉만 아름답게 치장하는 것은 태화강이 살아났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하지만 그 겉만 번지러한 녹색꽃밭들이 지속적으로 태화강 오염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건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이동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