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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산촌 비율이 높았지만 산림을 산촌마을 공동체 공간으로 인식하진 않았다. 산림은 대상화된 자원이었고 관리, 유지하는 것으로만 생각해왔다. 박정희 시대 이후 대대적인 산림조성으로 임업축적량이 늘었고, 활용할 기술도 발전하여 이제는 산림을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공간, 혹은 귀산촌대상지로 만들자는 적극적인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사업 첫 대상지로 산림청이 전국 다섯 군데를 지정했는데 울산 울주군도 그중 하나가 되었다. 그 중심에서 활동할 그루매니저 김수환 님을 찾았다.    


그루매니저라는 개념이 생소한데 어떤 일을 하는가?


산림청에서 ‘산림일자리발전소’를 지난달 26일 발족했다. 이는 각 지역 안에 있는 산림 및 산림자원을 활용한 산림형 (예비)경영체 육성과 창업을 지원하는 현장밀착지원형 중간지원조직이다.
그루매니저가 하는 일은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해 산림 및 산림자원을 활용하는 지역에 기반을 둔 경영체를 만들어 산림비즈니스가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고 산림소득과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기본 5차년도 장기적인 방식으로 진행하고 올해는 그루매니저 자체 역량 강화교육을 받고 지역자원 조사, 지역 진단, 주민공동체 발굴과 육성을 한다.


그루매니저는 문화관광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두레관광PD를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한다. 산림을 중심으로 문화관광 요소가 있거나 이런 것을 끌어 들이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루매니저의 ‘그루’는 나무의 밑동(그루터기)으로 사물의 기초를 뜻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중간 역할로서 움싹을 틔우듯이 일자리를 만든다는 의미다.


전국에 몇 군데 지정됐고, 울주군이 그루매니저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이유는 뭐라고 보나?


그루매니저는 올해 첫 사업으로 서울, 울주군, 인제, 영주, 완주 이렇게 다섯 군데를 먼저 뽑았다. 올해는 다섯 명으로 출발하지만 내년에는 15명 더 뽑고 2020년까지 50명까지 뽑는 걸로 계획하고 있다. 주로 농산촌 지역을 중심으로 지자체 단위로 한 명씩 그루매니저를 뽑는 걸로 되어 있다. 전국에서 다섯 군데를 뽑는데 울주군이 되었다는 것은 관심도 높은 지역이라는 반증이다.


울산생태문화교육협동조합이 소호산촌마을을 중심으로 재작년부터 농림부, 농정원의 귀농귀촌교육, 그리고 작년 임업진흥원의 귀산촌 임업창업교육을 하면서 현대중공업 퇴직자, 즉 현대 제조업 숙련노동자를 임업 산림기술자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산림청 등 관계기관에서 눈여겨 본 것 같다.


전국 다섯 곳의 산림일자리발전소 그루매니저의 특성화된 내용은?


서울지역은 청년들이 도시숲으로 네트워크하는 특성이고, 인제군은 자작나무 군락지 등 국유림과 공유림을 활용해 산림관광 허브로 육성한다는 내용이다. 영주는 국립산림치유원이 있어 백두대간수목원과 연계가 가능하고, 전북 완주군은 산림바이오매스 활용 등 임업분야 부가가치 창출 및 마을단위 산림소득사업에 역점을 두는 사회적 경제 방식 등 각기 특색있는 사업으로 접근하려 한다.


지역별로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기 자자체 권역별로 산림산촌 창업 지원 및 일자리 창출을 한다는 것이다. 울산 울주군은 선도산림경영사업, 현대중공업 산림분야 일자리 창출, 협업경영모델 등이 특성으로 선정됐다. 


과거와 다른 산림산촌 분야의 새로운 정책이 나오게 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어쨌든 산림을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곳으로 주목한 것이 최근의 일이고, 우리나라 산림이 녹화 성공 4대국이 될 만큼 40년 세월이 흘러 임업축적량이 일본하고 독일하고 비교하면 목재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목재를 제외한 미이용 목재 에너지화의 경제적 가치가 계산될 만큼 우리 숲이 자랐다. 즉 목재 바이오매스화 등 미이용 부분 혹은 부산물, 야산에 있는 잔가지까지 칩으로 해서, 팰릿으로 갈 것까지도 없이 소규모 열병합발전소 시스템으로 50가구 정도의 지역자립에너지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독일은 1가구 보일러 시스템까지 개발돼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이 분야에 접근할 만한 경제성이 있다고 보고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적정기술 등 접근할 수 있는 조건이 있다. 또한 임업축적량도 늘었고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력도 뒷받침되고 있다고 본다. 이 분야를 활성화시키려면 일반 기업 방식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결합될 때 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방식처럼 산림청이나 지자체 등 어느 한 부서가 행정주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산림일자리 발전소라는 산림현장지원형 중간조직 형태로 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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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림면적 비율이 높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인식해왔지만, 산림에 대한 이런 사업이 늦어진 것은 어떻게 보는가?


20년 전 ‘생명의숲가꾸기운동본부’를 만들고 숲가꾸기 공공근로를 하고 그 당시에 연계된 다양한 숲운동을 하는 단체를 여러 개 동시에 만들었는데 평화의숲, 동북아산림포럼, 생태산촌만들기모임, 서울그린트러스트(SGT, 시민참여를 바탕으로 서울시 생활권녹지를 확대 및 보존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드는 비영리 재단법인) 등 민간의 숲운동을 활발히 펼쳐 나갔었는데 5~10년 지나니까 활동이 침체됐고, 이후 생명의숲도 자기 단체를 운영하기 위한 단체로 운동성이 상실돼 왔다. 행정은 더더욱 개발중심, 관리중심, 행정주도적으로 흐르게 되었다. 예를 들면 숲가꾸기 사업단을 민간영역에서 모니터링하고 직접 운영하는 영역이 있었는데 그것조차 산림조합 체계로 다 편입돼 흡수되는 방식으로 없어져 버렸다.


신정부가 들어와서 이런 흐름들이 다시 드러나는 방식으로 제안되고 있다. 산림청 정책도 자원으로서 삼림을 관리하는 수준으로 보고 있었지 생명공동체 지역 개념이 완전히 빠져 있었다. 산촌지역 정책 자체가 없었다고 보면 된다.


농림부가 있고 산림청이 있는데 농림부라고 하면 행정적으로는 산촌을 다 포함하는데 이제 산림청이 기존 권한을 분리시키는 형태로 가는 것인가?
 
농림부는 농촌, 어촌 중심이었고 산촌은 거의 관심이 없었다. 신정부 들어와서 산림청이 매일 이슈로 떠오를 정도로 여러 가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도 총리도 바로 직접 산림청과 채널을 열고 있고, 산림산촌부를 따로 만들어야 되지 않느냐 하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또 긍정적인 신호로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남북관계개선사업으로 남북산림협력사업을 첫째로 두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어쨌든 다른 남북경협사업들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산림분야는 바로 가능한 일이기에 적극적이라고 본다. 


‘동북아산림포럼’, ‘평화의숲’ 등 민간조직도 있고, 지금 산림청의 한 파트가 바로 TFT를 구성해서 추진하고 있다. 기업으로는 SK임업이 지금까지 산림사업과 결합했던 사례가 있기에 앞장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루매니저로서 위에서 내려오는 요구는 강할 걸로 예상하는데 이를 연결해야 하는 위치에서지자체나 주민들에게는 어떻게 풀려 하나?


그건 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 방식은 자자체가 공모를 하게 해서 지자체가 예산을 받아 그루매니저를 관리하는 방식일텐데 그러면 주무관 한 명에게 모든 것이 좌우되는 형태가 된다. 지금은 아예 산림청 임업진흥원이 직접 그루매니저를 운영하고, 지자체는 협력으로 사무공간이나 행정적인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그루매니저와 열성적인 지자체 사무관하고 연계협력이 필수적인 일이다.


그루매니저의 제일 중요한 역할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업을 현실화시키고 관계를 다양화시켜내는 것이다. 연계 역할, 사회적경제와 연계 역할이 제일 크다고 본다. 그래서 그루 ‘매니저’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사업에 대한 제안만 하는 영역이 있고 아니면 직접 진행까지 하는 영역이 있다. 지역단위에 완결적인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울주군 담당자는 초기 설명회를 할 때부터 참석했고 위촉, 발족식 할 때 울주군 담당자와 같이 갔다 와서 보도자료를 작성했고, 기사도 나갔다. 직접 지원예산은 없지만 열심히 하면 산림청의 연관사업 예산을 확보할 수도 있기에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


울산에서 그루매니저가 할 일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가까운 산림청 기관은 양산국유림관리소와 양산임업기술훈련원이다. 지자체 소속 영림단이 있고 민간 영림단도 있고 산림조합에도 영림단이 있다. 기존에 해왔던 숲가꾸기 등 사업은 제대로 사업을 하도록 기존 영림사업을 모니터링하거나 관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혀 손대지 않은 부분들, 즉 교육, 휴양, 목재에너지화 등 새로운 부분을 발굴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부분에 집중할 것이다.   


이전에는 이런 일을 진행하는 순서가 시설, 운영, 사람 순으로 만들어 갔다면 그루매니저는 사람을 먼저 뽑고,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그 이후 필요시설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풀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에 해본 적이 없는 방식이다. 하드웨어 방식 중심으로 푸는 방식이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그루매니저다. 지금은 한 명이 하고 있지만 점차 더 많은 사람으로 시스템이 확장될 수 있다고 본다. 산림청에서 일자리 6만개 공약을 냈는데 체계를 짜서 그런 틀이나 양식을 만들거나 하는 첫 사업이고 교육기간, 준비기간에 같이 해나가자고 하는 것이다. 올해는 준비기간이고 바로 성급히 성과를 내는 사업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울주군 그루매니저가 올해 할 일은 무엇으로 보고 있나?


현재로서는 지역자원 조사를 하는 것이 출발이다. 자연자원, 사회자원, 인문자원도 있고 울주군은 당장 산림자원도 있고, 조사작업도 하고 한 명 한 명 다시 만나면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려 한다. 올해는 조사연구, 계획 수립 과정으로 잡고 계획을 잡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기존에 활동해 왔던 단체와 연계해 부가가치를 어떻게 더 높일 것인가를 찾아 가는 일, 소금길 등 인문적인 가치도, 도시숲, 공원영역도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루매니저로서 앞으로 사업진행에 대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귀산촌을 지원하는 일도 한 축으로 보고 있다. 귀산촌 지원방식 및 정착지원 일도 가능하다. 울산 울주군은 그 흔한 전원주택도 못 짓는데 귀산촌 공동주택을 만드는 것이 그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지역 일부를 퇴직자 정주공간으로 귀산촌 공동주택이 자리 잡을 수 있다. 이 일은 산림청 산촌특구사업과 결합이 되면 더 현실성이 있어진다. 울주군이 그루매니저 시범지역으로 된 것이고, 여기에 특구사업도 결합하면 더 좋고 혹은 다른 부처사업과 결합하면 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현대중공업 퇴직자들이 공동으로 부지를 매입한다면 그 토지에 행정의 공동귀산촌사업의 결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인터뷰어 이동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