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에 인어가 산다
울산 앞바다에 인어가 산다
  • 글: 이소정 / 삽화: 남다연
  • 승인 2018.07.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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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동화 -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울산 바다 이야기

온산읍 방도리 동백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물거품이 된 인어공주 이야기를 다들 알고 있나요? 울산 앞바다에도 인어공주가 살고 있었답니다. 그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하지요. 어둠이 걷힌 새벽 바다에 배 한 척이 떠 있습니다. 그 배에는 물고기잡이 어부들이 타고 있었지요. 그들 중에는 용이도 있었습니다. 용이는 방도리에서 가장 나이 어린 어부였습니다. 용이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바다가 좋았습니다. 멀리 갯바위와 어우러진 해국이 이슬을 머금고 반짝거리는 모습이나, 둥근바위솔이 절정으로 피어있는 바닷길을 홀로 걷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짭짤한 소금기가 섞인 노을을 바라보며 용이는 중얼거렸어요. 지금 저 바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바다색이 점점 깊어지는 계절에는 또 저 바닷속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점점 더 궁금해졌지요. 그래서 용이는 일찍 고기잡이 어부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바다 일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멋지지 않아. 고되고 거친 일이야. 어른들은 용이에게 말했지요. 하지만 용이는 저 바다 어딘가에 신비롭고 즐거운 일이 숨어 있을 것 같았지요. 그래서 용이는 나이는 가장 어렸지만 가장 성실한 어부가 되었어요. 가장 먼저 일어나 그물을 손질하고 배를 청소했지요.


해무가 짙게 깔린 아침 바다가 걷히자 용이는 오늘도 만선을 기원했습니다. 오늘도 배 한가득 물고기를 잡게 해주세요. 


“자, 자 이제 그물을 걷자고!”


선장의 말에 맞춰 용이와 어부들은 모두 그물을 걷어 올렸어요. 오늘따라 그물은 더욱 무거웠습니다. 모두 만선의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어, 어 저게 뭐야?”


용이와 어부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물 속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인어가 걸려 있었습니다. 세상에!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물고기인 인어를 용이는 처음 봤습니다. 우~와! 어부들은 소리를 질렀지요. 아주 귀한 인어를 잡았다고 신이 났습니다. 오늘은 모두 운이 좋은 날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어를 팔면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용이는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신기하고 놀라운 인어를 보고 흥분된 기분이 가시자 상처 입은 인어가 불쌍했습니다.


“살려주세요. 울고 있잖아요.”


실제로 인어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용이는 인어의 눈물이 바다 식물들 같았습니다. 등대풀이나 갯메꽃, 모래지치, 갯완두, 기린초 모두 작지만 소박한 꽃을 거친 바위틈에 피워 올렸지요.


“제발 인어를 살려주세요.”


마음씨 착한 용이가 한 번 더 말했지만 어부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그때 무슨 힘이 생겼는지 용이는 작고 날렵한 몸놀림으로 인어를 번쩍 들어 바다에 다시 던져 넣었지요. 인어는 꼬리를 흔들며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어부들은 모두 놀랐어요. 눈앞에서 엄청난 행운을 놓쳤으니까요.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아니? 너 때문에 우리는 오늘 빈 배로 돌아가야 해. 그건 어부들에게 말할 수 없는 수치야.”


선장은 마구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 용이와 함께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지요. 하지만 용이는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예쁜 인어 아가씨를 구할 수 있었으니 그걸로 됐다고 말이에요. 용이는 배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육지까지 헤엄쳐 갈 작정이었지요. 점점 팔과 다리에 힘이 빠졌어요. 그때 멀리 바다거북이 다가와 용이를 바다마을로 데려갔습니다.


“고마워요. 제 생명을 구해주셨어요.”


눈을 떠 보니 그곳은 용왕과 바다 생물들이 사는 바다마을이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아름다운 인어아가씨도 있었지요. 그곳에서 용이는 일주일을 지냈습니다. 바닷속은 정말로 신비로웠습니다. 아름다운 물고기 떼가 구름처럼 몰려다니고 바닷말이나 산호 불가사리들을 만났지요. 특히 수심이 얕고 평탄한 울산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가자미가 바닥에 딱 붙어 있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이제 용이가 돌아갈 날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어아가씨와 용이는 서로 헤어지기가 싫었습니다. 인어아가씨는 용기를 내어 착한 어부와 육지에서 살게 해주세요, 라고 간청을 했지요. 처음엔 용왕님은 반대했습니다. 인어를 잡았던 어부들이나 육지 사람들이 걱정되었지요. 그들에게 사람들의 욕심이 절대 닿지 않아야 했습니다.


“너희들 사랑이 그렇다면 때 묻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땅을 선물로 주겠다.”


그리고 용왕님은 온산읍 방도리에 새로운 섬 하나를 만들었어요. 착한 어부 용이와 인어아가씨는 물고기를 잡으며 행복하게 살았냐고요? 지금도 그 섬이 있냐고요? 물론이지요. 자세히 보면 섬은 물고기 눈 모양으로 생겼어요. 지금도 봄이 되면 섬에는 동백꽃이 그들의 사랑처럼 붉고 탐스럽게 피어난답니다.
     
<참고>
온산읍 방도리: 서쪽으로는 낮은 구릉지역이고 동쪽으로 동해를 면한 곳으로 목도, 조암도, 연자도 등의 섬이 있다. 방도리의 동백도는 아주 작은 섬으로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65호 ‘목도상록수림’으로 지정되면서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동백꽃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 개방해야 한다고 하지만 착한 어부와 인어가 살았던 신비의 섬으로 남아있는 것도 멋진 일처럼 느껴진다. 
둥근바위솔: 바닷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9~11월에 꽃이 피고 나면 죽는다. 
등대풀: 들판에서 흔하게 자라는 일년생 식물로 녹황색의 꽃이 여러 갈래로 핀다. 바닷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가자미: 수심이 완만하고 얕은 울산 앞바다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물고기로 특히 정자항은 참가자미가 유명하다.
동백꽃: 옛날 남쪽 지방에서는 혼례식 상에는 동백나무가 꽂혀있다. 이는 동백처럼 오래 살고 동백의 푸르름처럼 변하지 않으며 영화로움을 바라는 뜻이 담겨있다. 또한 나쁜 액운을 물리친다는 설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남쪽 해안 지역에서 동백나무가 무성하게 숲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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