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토리" 현재 위안부 생존자는 27명
"허스토리" 현재 위안부 생존자는 27명
  • 배문석 시민기자
  • 승인 2018.07.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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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덕후감

1992년부터 6년간 진행된 관부재판 실화

지난 1일 김복득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이제 위안부 할머니들은 27명만이 살아계신다. 박근혜 정부 때 한일위안부 문제 협상이 체결된 후 3년이 지났다. 많은 국민들이 잘못된 합의라고 말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재협상을 공약으로 걸고 당선됐다. 그러나 지난 1월 정부는 후속조치를 재협상 요구도 하지 않고, 파기도 하지 않는 상태로 멈춰 버렸다. 일본정부는 최종적, 불가역적인 합의라고 주장하니 이렇게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는 소식만 듣게 되는 걸까.


관부재판은 “부산 종군위안부 여자근로정신대 공식 사죄 등 청구소송”을 뜻한다. 일본의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오고갔다고 해서 한자로 앞을 따 부른 것이다. 1992년부터 6년간 23차례의 재판을 거쳐 1998년에 끝난 재판이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에 관련 책임을 인정한 최초이자 유일한 결과였다. 그러나 재판 후 20년이 지났지만 과정과 결과가 알려지지 않았다.

민규동은 묻혀있던 사건을 화면 속에 담아 세상에 선보였다. <귀향>이나 <아이캔스피크>처럼 최근 위안부를 다룬 화제작과는 다른 결로 출발했다. 과거에 벌어졌던 끔직한 상황을 보여주지 않고 실제 재판 과정을 담담하게 드러내 사실을 조명한 것이다. 무거운 주제를 감안해 우스운 장면을 깔고 반전을 주는 방식도 아니었다. 진솔하게 풀어냈기 때문에 오히려 큰 공감을 보여준다. 더욱 새로운 것은 위안부 재판을 다루면서 낯부끄러운 ‘기생 관광’을 함께 언급한 것이다. 위안부를 다루면서 우리 사회의 민낯을 함께 드러내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단순히 국가 사이 또는 민족 사이의 문제를 다룬 게 아님을 보여준다.


주인공 문사장(김희애)이 가정부였던 배정길 할머니(김해숙)의 과거를 알게 되는 과정은 다분히 극적이다. 그리고 신사장(신선영)이나 재미교포 변호사 이상일(김준한)은 단순 조력자를 넘어선다. 그리고 재판에 참여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법정 증언들 한마디 한마디가 절절하다.   


영화 제목이 그녀들의 이야기 또는 그녀들의 역사지만 여성만 담았다고 생각하면 오판이다. 전쟁이란 야만적인 상황이후에도 계속되어온 남성중심의 세상에서 여성의 역사를 강조하는 게 아니라 역사에서 소외되고 짓밟힌 채 견뎌내야 했던 이들에게 시선을 준 것이다.

관부재판은 1심에서 일본정부의 책임을 일부 인정하고 각 30만 엔의 배상금을 결정한다. 그러나 일본정부의 항소로 진행된 히로시마 고등재판에서 배상책임마저 뒤집어졌다. 재판 시작 전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문사장이 결과보다 더 큰 의미를 깨닫는 것은 의미심장한 메시지다.


실제 현실 속의 문사장은 재판 이후 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부산 정대협) 김문숙 이사장으로 <부산위안부역사관>을 만들어 20년을 지켜오고 있다. 가장 많은 비용을 부담하며 지켜온 그곳이 재정문제로 폐관위기를 겪었던 것도 얼마 전이다. 영화 속 문사장은 실제 세상에서 구순을 넘긴 고령의 나이에도 ‘허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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