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장, 옛날도너츠 안 사장님
중앙시장, 옛날도너츠 안 사장님
  • 이동고 기자
  • 승인 2018.07.25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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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사람들
작은 가게지만 중앙시장 입구 길목이라는 점이 유지하는 힘이다. 폭염에 손님이 확 줄었다.
작은 가게지만 중앙시장 입구 길목이라는 점이 유지하는 힘이다. 폭염에 손님이 확 줄었다. @이동고

36도가 오르내리는 중앙시장 입구. “옛날도너츠”라는 간판을 단 작은 빵가게 있다.
작은 매대에는 주로 튀긴 빵 위주로 나와 있다. 꽈배기, 단팥빵, 찹쌀빵, 깨찰빵... 그 위로는 하얀 설탕이 맛깔나게 뿌려져 있다.
빵집 주인 안 사장님에게 물었다.


“이렇게 더운 날 어떻게 기름을 튀기세요?”
놀랍게도 빵을 만드는 시간은 새벽 네시에서 네시 반 사이란다. 
다음 날을 위해서 가게는 조금 일찍 문을 닫는다. 조금 남으면 오후 일곱시까지는 하고 보통 여섯 시에서 여섯시 반 정도면 문을 닫는다.


“날이 좀 선선해져야...” 요즘은 날이 더워 사람이 많이 줄었단다.
“나름 맛난 빵을 만드는 비결이 있나요?”


“자랑은 아니지만 예전에 제과점을 해봤기에, 쿠키, 케잌, 카스테라, 식빵... 온갖 잡동사니를 다 만들어 봐 가지고 맛내는 것은 자신 있지요. 제과점은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인 경우가 많아요. 일단 재고가 너무 많이 남고요. 빵집은 목이 좋아야 하니까 대부분 약국자리 수준이다 보니 임대료, 권리금도 비싸고...”


“그럼 선택과 집중을 하신 거네요?”
“무난하게 많이 찾는 것으로 박리다매라.” 그래도 간판 메뉴는 열여덟 가지나 된다.


제과점 재료는 자체 재료도 있지만 많은 부분 수입재료에 의존한다. 곡물이 풍작이 되면 싸지지만 일단 한 번 오른 재료값은 다시는 안 내려간다. 빵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임을 하기에 이런 사정에 밝은데 제과점하는 분이 더 힘들어 한단다. 여름철에는 사람들이 시원한 곳만 찾기도 하고, 빵은 간식개념이라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이라, 지금이 가장 비수기다.


엄청난 불경기라도 가게 여는 이유는 뜸하지만 주기적으로 오는 단골손님 때문이란다. 시장도 볼 겸 들르는 분도 있지만 일부러 가게 빵을 사가기 위해 들르는 분도 간혹 있다. 


“가게는 혼자 다 하세요?”
“새벽 빵 만드는 일은 아내가 도와줍니다.” 튀겨 내면 기름을 빼고 설탕을 바른다.


새벽에 빨리 나와서 하는 이유가 튀김기 열이 안 빠지기 때문이다. 튀길 때는 가게가 찜통이 되고 송풍기를 돌려도 공간이 좁아 두 시간이 지나가는데도 열기가 빠지지 않는다.


오전에 빵 만드는 일을 다 끝나고 아내는 먼저 집에 가고, 가게 문 닫을 때까지 하고 간다. 저녁에 집에 들어가면 안 나온단다.
“새벽일은 아내가 많이 거듭니다. 반죽부터 모든 것을 여기서 다하니 비용을 줄일 수 있죠.” 


오븐은 있어도 쓴 지가 오래되었고, 튀김기로 만든 빵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단다. 
가게 공간은 좁아도 길목이고, 시장 입구이다 보니 동네 제과점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오간다. 모임은 어쩔 수 없이 가는데 술자리도 조절하게 된다.


“일에 대해선 칼이거든요.” 아무리 술이 떡이 되더라도, 기어서 나오더라도 오늘 팔 것은 만들어 놓고 숨을 돌린다. 계속 가게 문을 여는 것이 손님에 대한 신뢰라고 생각하기에 토,일 다 열고 격주로 월요일에 쉰다. 그 전에 동생이 6~7년 했고, 안 사장이 받아서 3년째 하고 있다. 


“다들 힘들어 해요. 작년, 재작년보다 사람도 많이 줄었고, 위에서야 이렇게 힘든 줄 어디 아나요? 앉아서 서류 가지고 판단을 하고 현장은 나와 보지 않거든요.”


“전에 중구 야시장 했잖아요. 어땠어요?”
“우리도 야시장 기대를 많이 했는데 여기가 입구니까 여기까지 들어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해관계가 있다 보니 이곳까지는 안 됐어요. 하기사 여섯시 반에 오픈이니까 나하고는 별 상관이 없었는데... 처음 야시장 부스에 들어온 주인이 외지인도 많았죠. 사람들을 많이 끌어들여야 하니까. 야시장이 처음이니 많이 몰렸는데, 나도 여덟 시까지 가게문 열고, 반응을 보니 문제가 너무 비싸다는 거야. 시간이 흐르니 잘 되는 것은 몇 개 안되고 흐지부지 되었죠.”


마두희나 하면 평상시 다니는 사람은 많이 늘지만 며칠 빤짝 매출이라는 것이다.


“중앙시장 시장골목은 영세한 사람이 많죠. 가게도 자기 돈 내서 고칠 여력도 안 되고 나이도 드셨고 국제시장처럼 관광지가 되는 식으로, 신중앙시장, 역전시장, 시장 전체를 활성화해야 하고, 그 곳에 가면 살 것, 볼 것도 많고 재미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가게를 찾는 사람은 젊은 사람, 나이든 사람 반반이다. 젊은 새댁이나 아가씨들은 혼자 먹을 것만 사가고, 나이 드신 분들은 가족 것까지 챙기니 조금 많이 사간다. 나이 드신 분들은 꽈배기, 팥빵, 찹쌀빵을 많이 사가고 젊은 사람들은 크림도넛, 소시지, 깨찰빵을 많이 사간다. 


취재 중 오는 손님이 한 사람도 없었다. 3000원어치 샀는데도 푸짐하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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