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콘 공장 반대 넘어 친환경 미래 먹거리 찾는다
아스콘 공장 반대 넘어 친환경 미래 먹거리 찾는다
  • 이종호 기자
  • 승인 2018.08.1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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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북면 주민들 ‘길천산업단지 활용과 전환 방안’ 토론회

 

지난 10일 오후 상북면사무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길천산업단지 활용과 전환 방안’ 주민토론회. ⓒ이종호 기자
지난 10일 오후 상북면사무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길천산업단지 활용과 전환 방안’ 주민토론회. ⓒ이종호 기자

길천산단 미분양 용지, 주민들 위해 활용해야
친환경 미래산업단지나 레저 관광단지로 조성

10일 오후 1시 울주군 상북면사무소 2층 대회의실에서 ‘길천산단 아스콘공장 설립 저지 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지역주민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월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열린 1차 주민 토론회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이날 토론 주제는 ‘길천산업단지 활용과 전환 방안’.

길천산단아스콘.레미콘공장저지특위는 지난 5월 20일 상북면 이장협의회를 주축으로 만들어졌다. 특위의 활동 결과 지난 6월 1일 레미콘 공장은 분양계약을 해지하고 입주를 포기했다. 하지만 아스콘 공장은 주민들의 반대에도 울주군에 건축허가를 신청했고, 울주군이 허가신청을 반려하자 울주군을 상대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6월 30일 울산시 행정심판위원회는 아스콘 공장이 청구한 행정심판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행정소송은 6월 29일 첫 변론이 열렸고, 진행 중이다. 울주군은 정부 법무공단의 행정소송 전문 변호사 네 명을 추가 선임해 소송에 임하고 있다. 특위는 소송 당사자로 보조참가를 준비하고 있다.

길천산단아스콘저지특위 강영무 위원장은 “아스콘 공장이 패소해 사업을 포기하더라도 공장용지의 분양에 또 다른 유해업종이 들어올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면서 “미분양 용지에 대해 친환경 미래산업 5차 산업단지로 전환하거나, 울산시와 울주군이 주도해 민간분양 등의 방식으로 레저 관광단지로 조성하면 영남알프스의 산악관광과 지역의 향토사, 역사기행 등이 연계돼 관광도시 울산 건설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병원, 친환경 에너지 전문연구단지 유치
능행 스님 “태화강 상류까지 대나무숲길 조성”

울산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능행 스님(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 원장)은 길천산단 2차2단계 6만5000여평 부지에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을 유치하자고 제안했다. 이곳에 병원이 들어서면 울산시와 울주군, 경주시, 청도군, 밀양시, 창녕시, 양산시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고, 케이티엑스역이 가깝고 고속도로 입구에 위치해 병원 유치에 최적지라고 설명했다. 능행 스님은 병원 유치가 대우자동차 100개 들어오는 것보다 더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환경이 아름답게 잘 유지되고 주민들에게 혜택이 갈 뿐 아니라 지역경제가 살아남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병원 유치가 어렵다면 친환경 에너지 전문연구단지를 조성하는 건 어떠냐고 제안했다. 태화강 상류까지 대나무숲길을 만들자는 제안도 했다. 태화강 백리길을 대숲으로 연결하면 수많은 국민들이 찾아올 것이고 사람들이 많이 와야 지역경제도 살고 주민의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길천1단지 대우자동차 들어올 때부터 잘못됐다”

정상화 상북면 주민자치위원장은 “애초에 길천 1단지 대우자동차 들어올 때부터 잘못됐다”며 “주민들은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취업도 되고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지금은 길만 내주고 공단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 위원장은 “친환경 산업단지는 허울뿐이고, 양등마을은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페인트 분진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면서 “산업단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안 되면 다 바뀌어버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적 개발로 2차2단계 길천산단 부지에 미래산업 연구단지를 조성해 분양하거나 관광산업과 연계해 숙박시설 등을 민영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 위원장은 “한 치만 물러서서 미래 세대가 어떻게 살까 생각해야 하는데 그동안 행정에만 끌려갔다”면서 “상북의 미래는 첨단산업과 관광산업에 있다”고 강조했다.

간정태 울주군의회 의장은 “길천 산단 문제는 상북면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주 전체의 문제”라며 “골든타임을 잘 지켜서 친환경적인 대안을 도출하고 주민 다수가 원하는 사업이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우식, 허은녕 군의원도 “면민 전체의 힘을 모아 미래 먹을거리를 위해서 좋은 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힘을 보탰다.

길천산업단지 조감도. 맨 위쪽 태화강 상류 다섯 필지가 네거티브식 업종유치로 레미콘 공장과 아스콘 공장이 분양됐다. 주민들의 반대로 레미콘 공장은 분양을 철회했지만 아스콘 공장은 울주군을 상대로 소송 중이다.
길천산업단지 조감도. 맨 위쪽 태화강 상류 다섯 필지가 네거티브식 업종유치로 레미콘 공장과 아스콘 공장이 분양됐다. 주민들의 반대로 레미콘 공장은 분양을 철회했지만 아스콘 공장은 울주군을 상대로 소송 중이다.

“한 군데 집중 투자하는 하드웨어적 사업은 문제”
상북면 전체를 테마로 엮어 활용 방안 만들어야

상북면 거리 이종옥 이장은 토론회에 참석한 김창현 울산시 창조경제본부 산업입지과장에게 산업단지 입주 업종 변경이 현행법상 가능한지 물었다. 김창현 과장은 관련법상 산업단지 해지는 불가능하지만 현재 기계업종 중심으로 돼 있는 업종 일부를 빼고 문화관광산업을 추가로 바꾸는 것은 가능하다고 답했다. 또 현재 산업단지 안에서도 연구시설은 충분히 들어올 수 있다며 국가연구시설은 울산시에서 유치한다면 상북 길천산단에 배치하는 것은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단 부지를 주거단지로 변경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김 과장은 산단 안에 최소 50퍼센트는 산업단지를 유지하는 조건에서 주거지가 들어갈 수 있게 돼 있다며 전원주택단지를 만든다고 해서 살 사람이 있을까는 별개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능행 스님은 “케이티엑스역 하나 보고 아파트 짓고, 땅 개발하고 이런 구조에서 누가 들어와서 살고, 분양이 될까?”라고 묻고, “병원, 학교 같은 기반시설이 잘 구축돼 있어야 사람들이 들어와서 산다”며 “전원주택이나 한옥마을을 지어놓는다고 사람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주변 환경이 아름답고,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곳이라야 들어온다”고 강조했다.

이두락 지화리 이장은 “공단이 조성될 때 주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진행됐고, 국회의원이나 시의원, 군의원 누구 하나 제동을 걸지 않았다”며 반성을 촉구하고 “간정태 의장이나 군의원들은 방관하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이 이장은 “울산에 국립대가 없다”면서 울주군에 국립대를 유치하자고 주장했다.

안정호 이천리 이장은 “대체산업으로 얘기되는 관광산업도 옛날 같이 사람만 많이 모을 수 있으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길천산단 부지를 컨트롤타워로 해서 상북면 전체를 테마로 엮어 상북면 전체가 살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 이장은 “한 군데 집중 투자하는 하드웨어적 사업은 문제가 있다”고 명토 박았다.

강영무 특위 위원장은 “상북 역사 마을조사할 때 드론을 띄워서 보니까 이 부지는 정말 아까운 지역”이라며 “상북농공단지와는 차단녹지를 조성해서 분리시키면 되고, 주민들을 위해 이곳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이만한 부지는 일부러 구하기도 어렵다”며 “산단이라는 선입관을 버리고 산악스포츠와 연계한 숙소든지, 병원이든지, 학교든지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 “산업단지 분양 100프로 주민동의 받고 하겠다”

김창현 과장은 “송철호 시장이 당선되고 나서 인수위에서도 언급됐지만 앞으로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거나 운영할 때 주민 소통과 상생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앞으로 분양할 때 100프로 사전 주민 동의를 받고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종옥 거리 이장은 특위의 재정으로 시민단체나 교수들에게 용역을 줘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어떤 대안이 있는지, 지속가능한 발전 대안은 있는지 연구하고, 그 결과를 갖고 시청이나 울주군에 건의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성원제 상북면 청년회장은 “두동쪽 산업단지는 50프로 밖에 분양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분양이 안 되는 걸 뭣 때문에 자꾸 산단을 유치하냐?”고 따지고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단을 철회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병훈 상북면장은 웅촌면장 시절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지역주민과 협의해 고민하다 보면 해결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연구 용역 줘 장기 비전 만들어야
“할 수 있다면 산단 자체 폐지 방안 찾아야”

소호마을 주민 김미진 씨는 “상북면 전체에서 은퇴해서 어디서 살고 싶나? 어디서 아이를 키우고 싶나? 물으면 소호를 으뜸으로 칠 것”이라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은 소호의 숲과 아이들”이라고 강조하고, “발전계획을 잡을 때 근시안이 아니라 긴 시간을 두고 진정으로 사람들이 바라는 게 뭘까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진 씨는 “아이들 교육이 중요한 매개인데 상북면 초등학교들이 상북초등학교와 소호분교 밖에 남지 않았다”며 “허리인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무너져서 다들 밖으로 나가면 젊은 사람들이 들어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몇백억씩 들이는 연구용역 결과를 못 믿겠다”며 “주민들이 용역을 주고 안을 만들어서 장기적인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여기에서 계속 살아야 할 사람은 우리 주민이고 우리가 아름답고 건강하게 잘 살아야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화 주민자치위원장은 “시에서 길천산단 부지를 용도 변경해줬으면 좋겠다”며 “아스콘 공장은 상북면민이 무조건 막을 테니 시에서는 다음을 대비해 달라”고 힘줘 말했다. 정 위원장은 “중학교도 공립으로 리모델링하고, 고등학교도 공립으로 전환해서 상북면민 전체의 생각을 모아서 교육 인프라가 완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정미 파인힐병원 이사장은 “상북면에 오게 된 건 좋은 공기와 좋은 물, 암 환우에게 좋은 환경을 보고 왔다”면서 “와서 보니 난감한 상황에 대해 들었는데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서 잘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영호 전 울주군의원은 “레미콘 공장이 패소할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며 “법.제도가 과연 우리 생각과 요구대로 어느 정도 관철될까, 과연 실현가능할까 의문이고 힘들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능행 스님은 “의견을 모으고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산업단지는 상북주민에게 아무런 도움도 안 되고,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며 “울산시는 할 수 있다면 산업단지 자체를 폐지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종용 소호마을 청년회장은 “길천산업단지는 상북 주민 의무채용 같은 게 없으면 상북면 주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산업단지를 취소할 수 있으면 취소하고, 거기다가 병원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100만 도시에 대학이 두 개밖에 없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울주군에 국립대학을 유치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성윤 길천산업단지협의회 사무장은 “산업단지 사업이 잘 되면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며 “지역주민들과 같은 배를 탔다는 심정으로 협조할 건 같이 협조하고, 길천1단지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길천산단특위는 이같은 소규모 토론회를 앞으로도 계속 열 계획이라며 주민들의 뜻을 모아 울산시와 울주군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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