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득하기 어려운 괴수영화 “물괴”
납득하기 어려운 괴수영화 “물괴”
  • 배문석 시민기자
  • 승인 2018.09.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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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덕후감

우리 괴수영화의 계보를 살펴보면

 

 

올 추석에 개봉되는 우리 영화 중 사극의 지분이 크다. <안시성>과 <명당>이 19일에 개봉하는데 한 주 먼저 <물괴>가 포문을 열었다. 한자어로 사물 물(物), 괴이할 괴(怪)를 붙였다.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에 기록된 “생기기는 삽살개 같고 크기는 망아지 같은 것”의 괴 생물에서 상상한 이야기다.

중종 22년, 인왕산에 흉악한 짐승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돈다. ‘물괴’라 이름 붙여진 괴이한 생명체를 만난 사람은 죽거나 역병을 걸린다는 공포가 한양 전체를 감싼다. 백성의 공포는 바로 무능한 임금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진다. 중종(박희순)은 세도가 영의정의 음모라 여기고 사건 조사를 위해 전직 내금위장 윤겸(김명민)을 부른다. 딸 명(혜리)과 동료 성한(김인권)과 함께 입궐한 윤겸은 허 선전관(최우식)의 도움을 받아 추적에 나선다. 한편 영의정은 그의 친위대인 착호갑사 진용(박성웅)을 앞세워 물괴로 흉흉해진 민심을 자극해 역모의 기회로 잡는다. 윤겸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그 정체가 드러나는데 영의정이 모반을 일으킨 그날 ‘물괴’도 함께 튀어나온다.

 

 

괴수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가장 핵심은 괴물의 형상이다. 그리고 괴물의 생성과정에 대한 수긍과 대결 속의 몰입도가 뒤따른다. 우려를 가득 짊어지고 공개된 ‘물괴’의 CG는 절반의 합격을 받았다. 정지화면에서는 합성이란 느낌에 부자유스럽지만 이동장면과 액션에서는 그런대로 생생했기 때문이다. 심형래의 <디워>(2007)보다 훨씬 낫고 봉준호의 <괴물>(2006)에 뒤지지 않는다. <차우>(2009)와 <7광구>(2011)에 비교해도 뛰어난 것은 맞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을 생각하면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몰입하기 어려운 부분은 이야기의 얼개 즉 서사에 있다. 괴물이 만들어진 배경을 알게 되면 더 납득이 안 간다. 빈곤한 상상력은 등장인물로 이어진다. 모두 예측 가능하고 충격을 더할 반전 자체가 없다. 결국 괴물의 등장 전후와 모든 사건 해결까지 맥이 빠질 만큼 무난하다. 거기에 여주인공 혜리의 아쉬운 연기까지 더해진다. 게다가 역모가 벌어진 상태에서 괴수가 궁궐에 등장하는 후반부는 뻔한 결말이다. 결국 볼품없는 혼종 장르 영화로 끝맺음 한다.

 

 

우리 괴수 영화의 계보를 살펴보면 심심찮게 제작됐음을 알게 된다. 1960년대에 나온 <송도말년의 불가사리>(1962)나 <대괴수용가리>(1967)는 당시 큰 화제가 됐다. 공상 영화 같은 <비천괴수>(1985)를 거쳐 심형래 주연‧감독의 아동관객을 노린 작품이 연이어 발표됐다. 심형래 감독은 <영구와 공룡 쭈쭈>(1993), <티라노의 발톱>(1994), <영구와 우주괴물 불괴리>(1994) 그리고 <드래곤 투카>(1996)와 <용가리>(1999)를 만들었다. 흥행과 평론 모두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봉준호의 <괴물>이다. 해외 관객들도 최고의 괴수영화 목록에서 빠트리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아직 이를 뛰어넘는 작품이 없다는 게 아쉽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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