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놈" 만약 30분을 잘라내지 않았다면?
"베놈" 만약 30분을 잘라내지 않았다면?
  • 배문석 시민기자
  • 승인 2018.10.1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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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덕후감

15세 등급의 옷을 강제로 입힌 안티 히어로

 

소니 픽처스에서 만든 마블코믹스 원작 실사 영화다. 디즈니에 흡수된 이후로 마블코믹스 원작들은 독자적인 영화 세계관을 구축하며 <어벤져스> 시리즈와 개별 영웅의 작품으로 번갈아 등장했다. 그 과정은 대성공이었고 예전 마블의 재정이 어려웠을 때 저작권을 팔았던 캐릭터들도 회수에 나선다. 급기야 <X-man>을 쥐고 있던 ‘21세기 폭스’의 인수까지 눈앞에 뒀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구멍이 생겼다. <스파이더맨>를 사들였던 소니 픽처스가 그 속에 포함된 악당들의 이야기를 독자 시리즈로 만든 것이다. 마블의 성공에 배가 아팠거나 단순히 숟가락 얹는 것(스파이더맨의 임대)으론 성에 안찼나 보다. 안티 히어로(또는 빌런) <베놈>이 소니가 만드는 마블 시리즈의 출발점이다.

 


주인공 에디 브룩(톰 하디)은 거대 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횡포가 못마땅한 기자다. 그가 상사에게 등이 떠밀려 라이프의 수장인 과학자 칼튼 드레이크(리즈 아메드) 인터뷰에 나섰다 성질을 굽히지 못한다. 마침 라이프의 변호사였던 애인 애니(미셸 윌리엄스)의 자료를 엿본 뒤 비리를 꼬집어 칼튼을 공격한 죄로 직장을 잃는다.


그동안 라이프 파운데이션은 비밀리에 우주의 행성에서 이주해 온 외계 생명체 ‘심비오트’와 인간을 결합시키는 실험을 해왔다. 당연히 반인권적인 실험이었고 불법과 살인이 벌어졌다. 해직 기자로 잠입한 에디가 그 과정을 목격하는데 심비오트가 자신의 몸으로 옮겨온다. 강력한 능력, 잔인한 심성을 지닌 외계 생명체와 육체를 공유한 ‘베놈’이 된 것이다.  

 

 

범고래 무늬 피부, 상어 이빨, 두텁고 긴 붉은 혓바닥의 무시무시한 살상력. 베놈이 된 에디는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연기 잘하는 배우 톰 하디마저 인물 파악이 다 안 된 것처럼 어정쩡하게 느껴진다. 미국 시장 개봉에서 R등급(성인등급)을 피해 관람연령을 낮추려고 30분을 자른 탓에 밋밋해졌다. 남겨진 장면의 잔인함이 원래의 수위가 얼마나 높았을까 짐작이 가게 한다. 만약 그 30분을 살렸다면 <데드풀>과 차별화된 명쾌한 문제작이 됐을 것이다. 


그럼에도 혹평을 삼가고 후속 작품을 기대해본다. 악당과 영웅의 양면을 지닌 캐릭터가 주는 매력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소니는 앞으로 또 다른 안티 히어로를 연달아 선보일 계획이다. 그 과정에 베놈에 완벽적응한 톰 하디와 표현 등급에 대한 온당한 조정이 있길 바랄 뿐이다. 특히 ‘스파이더맨’과 동시 등장할 19금이 나온다면 환호할 관객들이 많다.

 


원래 <베놈>은 여러 모로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연관이 깊다. 원작 만화에서는 숙주를 찾아 몸을 옮기는 심비오트가 지구에서 맨 처음 만난 인물이 스파이더맨이다. 돌연변이 거미에 물려 괴력을 갖게 된 스파이더맨과 달리 베놈은 숙주를 장악하거나 공생하는 차이가 있다. 앞으로 <스파이더맨 3>처럼 둘이 격돌했던 스토리가 재현될 수 있다. 주인공 톰 하디는 소니 픽쳐스와 모두 3편의 계약을 했으니 기대해 볼만하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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