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은 알아가고 배워야
자신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은 알아가고 배워야
  • 진한솔
  • 승인 2018.10.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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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일자리

산림 기능인 양성 과정 현장 체험(3)

육종 박사 현신규, 편백숲 일군 임종국 선생님

추석이 끝난 다음 주에 우리 교육생들은 다시 만났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다들 얼굴이 푸근해 보이는 이유는 아마 추석이라는 명절이 범인인 것 같습니다. 체력을 든든히 보충하고 교육생 분들이 과일 등 음식을 서로에게 나눠 받아 먹으며 여전히 명절 기분에 취해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피로가 이어지진 않았고, 나이는 너무나도 다르지만 우리는 또 다른 가족이자 친구 같습니다.


명절이 지났음에도 명절 기분에 취해있고 몸이 나른한 저희 교육생에게 팀장 선생님은 우리나라 산림이 이렇게까지 번창할 수 있게 도와준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현신규 박사님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저희가 산에 처음 올랐을 때 ‘리기테다’라는 나무에 대해 이야기해줬던 적이 있었습니다. 리기테다 소나무는 리기다 소나무와 테다 소나무의 장점을 모아 현신규 박사님이 육종한 나무였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며 재질이나 모양이 지저분하지 않고 생장 속도가 빠른 장점들만 뽑아서 만든 나무였지요. 이 나무는 미국으로 수출되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릴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나무이기도 합니다.


또한 은백양과 수원사시의 장점들로 육종하여 만든 수원사시나무도 개발하였는데, 그 당시 낙엽병으로 힘들어하던 뉴질랜드에서는 낙엽병을 보완해낸 수원사시나무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호주 정부에선 수원사시나무의 새 이름을 요구하였고 현신규 박사는 ‘Yogi’라는 이름을 붙여주게 되었습니다. Yogi는 경기도의 ‘여기산’에서 수원사시나무가 처음 발견이 되었는데 그 때문에 그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나라를 정말 사랑하는 박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수원사시나무는 박사님의 이름을 따서 현사시나무라고도 불립니다.


다음 인물로 임종국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임종국 선생님은 유언에 나무를 더 심어야 하며 나무를 심는 게 나라를 사랑하는 길이라는 말씀을 하실 만큼 나무를 사랑하셨습니다. 임종국 선생님은 축령산의 편백나무 숲을 혼자서 조림하며 가꾼 분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민둥산을 녹화하기 위해 깨어있는 의식을 가지고 한평생 살아온 선배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팀장 선생님도 저희에게 “이제 여러분들도 녹림을 위해 일하고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하겠습니다”라고 말해주셨습니다.

 

44년 전 독일에서 온 임업 기술자들

소호와 내와, 배내골 등 영남알프스 일대에 나무를 심은 44년 전 독일 기술자 분들이 계셨습니다. 외부 강사님(울산저널 편집국장님)은 우연히 알게 된 그분들을 만나서 취재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고 하였습니다. 처음에 강사님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가 이곳 산에 나무를 심어준 분들이 독일 분이라는 이야기와 그 분들이 여전히 독일에서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들을 만나서 방문하기도 하며 독일의 산림에 대해 알아가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산림을 지금처럼 예쁘게 만들어주신 분들이기에 감사한 마음이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아마 독일 분들도 44년만에 자신이 심은 어린 나무에 대해 알아주고 이야기하러 오신 선생님들이 반갑고 뜻 깊은 시간으로 기억하지 않았나 저는 생각해봅니다. 우리 교육생들은 폭넓게 산림에 대해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또 독일 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묻어나왔습니다. 강의가 끝난 후 팀장 선생님께선 본인도 이 수업을 너무나도 듣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꼭 저희에게 들은 이야기를 해달라고 얘기도 하셨습니다. 생각해보니 OT 시간 때 양산 임업기술훈련원 또한 독일 분들과 인연이 깊은 장소라고 들었습니다.

 

기계톱 분해.조립, 예초기 사용법

 

기계톱 분해 조립 강의
기계톱 분해 조립 강의

 

기계톱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시간입니다. 선생님의 말씀대로 하나하나 분해해가니 처음엔 어디에 어떻게 힘을 주어야하고 덜 주어야하고 빼내야하는지 그 모든 것에 서툴기만 했지만, 몇 번 반복하는 과정에서 교육생 분들은 감각을 터득하였습니다. 저도 처음에 안내판(가이드판)을 빼낼 때 부서질까 두려워 아기 다루듯이 살살 했지만, 적응이 된 후로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빼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혼자 생각하며 반복을 하니 머릿속에 더 오래 저장되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 시간은 15분만에 분해조립을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긴장감을 주기 위해 1분마다 시간이 지나고 있음을 알려주기도 하였습니다. 오히려 심장이 쫄깃하여 보고 있던 교육생 분들도 짜릿한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예불기(예초기)를 써서 풀 베는 작업
예불기(예초기)를 써서 풀 베는 작업


예초기 사용하는 법은 또 양산 임업기술훈련원에 다른 선생님이 오셔서 소개해 주셨습니다. 임업에서 예초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다양했습니다. 작은 아기나무는 생장속도가 느리기에 왕성한 풀과의 싸움에서 지고 마는데, 그 나무 둘레를 둘러 베며 나무가 잘 자랄 수 있게 합니다. 결론은 나무가 풀을 이길 수 있을 때까지 풀을 베는 도구로서 사용이 됩니다. 풀베기는 대체적으로 여름에 시행하는데, 풀을 전부 베지 않는 이유는 여름 태양에 나무와 땅이 메마르고 마르지 않기 위해 그러하다고 합니다.

 

예불기(예초기) 실습 전 안전을 강조하는 강사 선생님
예불기(예초기) 실습 전 안전을 강조하는 강사 선생님


선생님은 예초기를 분해해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연료통이 위에 있는 이유는 중력 때문에 조금씩 연료가 흘러 내려오게 만든 것이고 기계톱 같은 경우 밑에 연료통이 있을 때는 펌프로 올려주는 것 같은 장치가 생긴다고 합니다. 분해와 조립하는 과정에서 왜 이 장치가 필요하고 어디서 맞물리며 어디서 전기가 흘러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날 부분분해 후 본체 모습
날 부분분해 후 본체 모습

 

날 부분분해 후 순서대로 놓은 모습
날 부분분해 후 순서대로 놓은 모습

 

오후에는 실제 산으로 나가서 예불기와 예초기를 다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양산 임업기술훈련원 선생님들은 한결같이 실습을 나가면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바로 교육생 분들의 ‘안전’입니다. 안전에 대한 이야기가 끝난 후 한 명 한 명 예불기를 사용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 하신 분들은 의외로 무겁다고 했는데, 저도 실제로 다뤄보니 기계에 힘이 쥐어져서 회전하는 원리이기에 기계가 꽤나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무거워서 한 발 한 발 떼는 걸음은 느릿느릿하고 왼손으로만 예불기를 잡아 예불기를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과정에서 힘이 부족하여 예불기가 땅에 머리를 콩하고 박기도 하였지만 풀이 베어진다는 쾌감에 조금은 느리고 많이 서툴렀지만 즐거웠습니다. 물론 예불기를 끄고 땅에 내려두는 과정에 예불기 무게를 못 견뎌 살짝 넘어지기도 하고 너무 힘을 준 왼손이 덜덜덜덜 떨리기도 하였지만 많이 즐거웠습니다. 서툴고 느린 내 손으로 그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저를 기분 좋게만 해주었습니다.


금요일에는 예취기 보관하는 법과 기계톱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임업에서 기계톱의 역사는 150년이기에 다른 임업기계들보다 더 잘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 작은 기계에 안전장치가 그만큼이나 있으니 당연한 걸 지도 모릅니다.

 

첫 시험...0점을 면하는 기적

선생님이 상큼하게 웃으며 A4 용지를 보여주면서 “이게 무엇일까요?”라고 물으셨지요. 아무리 봐도 시험지로 보였지만 애써 저희 교육생들은 부정했습니다. 물론 이번 시간이 교육평가라고 되어있는 시간이었음에도 교육생 분들은 애써 부정하고 말았지요. “오픈북으로 시험을 쳐도 될까요?”라는 말에 단호히 안 된다며 웃으면서 시험지를 저희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시험지를 받은 후 들었던 생각은 ‘아 이거 들었는데!’였습니다. 그러면 뭘 하나요. 지금은 네 가지 중 두 가지가 기억나지 않아 답을 체크할 수 없는 상황인데 말입니다.


결국 자신의 기억에서 없는 주관식 문제들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시험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어린나무 가꾸기를 기고 글로 다뤘던 적이 있는 저는 0점을 면하는 기적을 누렸습니다. 기사 글을 한번 써보라고 말해주신 선생님과 기사 글을 실어주시는 신문사 선생님들께 이 영광을 바칩니다.

 

임업기술훈련원 찾아온 독일 원로들

이번 주에는 독일 기술자분들이 오셨습니다. 고작 3주차 교육을 받은 제가 또는 그 당시에 살지 않았던 제가 처음에는 ‘독일 기술자 분들? 아아, 그런 사람이 있었구나’하고 알다가 이제는 ‘독일 기술자 분들! 아~ 고마운데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을 할 수 있게 변하게 된 것은 이곳 양산 임업기술훈련원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생각과 시야가 넓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저는 생각해봅니다.


사람은 이래서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면서 배우고 알아가며 살아가야한다는 어떤 아는 아저씨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23살 대학교 졸업 이후 나는 절대 공부하며 살아가는 일은 그만하고 싶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23살 때까지 그만큼 공부를 하고 점수에 치였으니 이젠 그런 거 하지 말자고 생각했던 제가 지금에 들어서는 자신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은 알아가고 배워야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독일 기술자님들께 어떻게 이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노력해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그 분들이 임업기술훈련원에 오셨을 때 커피를 갈아 끓어드렸습니다.


진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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