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울산 ‘육아맘’ 부글부글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울산 ‘육아맘’ 부글부글
  • 이종호 기자
  • 승인 2018.10.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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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유치원 60곳 적발, 2억5000만 원 회수

지난 3년간 전국 시도교육청 감사에서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들의 실명이 공개된 가운데 울산지역 유치원 60곳도 주의.경고.회수 등의 행정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원아를 둔 학부모들의 불안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박용진  의원이 입수해 지난 11일 공개한 2016년과 지난해 울산시교육청의 감사 자료에 따르면 울산지역 사립유치원 59곳과 공립유치원 1곳이 주의, 경고 처분과 함께 2억5000만 원을 회수 당하고 8600만 원이 보전 조치됐다.

중구 B유치원은 설립자가 예절지도사와 사무 업무를 본다는 명목으로 보수를 부당 지급해 경고 처분과 함께 1억3600만 원을 회수 당했다. 이 유치원은 유치원 건물.토지재산세와 토지세도 유치원 회계로 지출해 218만8032원도 회수됐다.

남구 N유치원은 일부 결산액이 예산액을 초과하고, 차량유류비 등 개인비용을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해 경고를 받고 4340만5620원을 회수 당했다.

북구 Y유치원은 목적외 적립금을 적립하고 만기환급형 보험 수익자 지정을 소홀히 해 경고와 보전 처분을 받았다. 또 교직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지출 근거 없이 수당을 지급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 유치원은 2634만6583원이 보전 조치됐다.

북구 G유치원도 지급 대상이 아닌 교원에게 처우개선비를 주고 휴대폰 요금 같은 개인비용을 유치원 회계로 지출해 경고와 함께 2413만1350원을 회수 당했다.

중구 A유치원은 개인 차량유류비를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하고, 지출 근거 없이 수당을 지급해 1350만7690원이 보전 조치되고, 240만 원이 회수됐다.

북구 M유치원은 유치원 재산세와 주민세를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해 222만2460원이 회수됐다. 이 유치원은 업무추진비에서 개인에게 매월 고정액을 지급하고 사적인 경조비도 지출해 경고와 함께 945만2000원을 회수 당했다.

북구 P유치원은 물품, 용역, 공사 계약 증빙서류들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고, 지급 근거 없이 수당을 지급해 경고와 더불어 1100만 원이 보전 조치됐다.

원유아를 둔 ‘육아맘’들이 모인 울산지역 인터넷 공동체 게시판들은 비리 유치원 실명을 확인한 학부모들의 불안과 불만, 분노의 목소리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번 비리 공개가 ‘빙산의 일각’이라며 자신들이 경험했던 유치원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A씨는 “수천만 원의 수의계약, 사적인 비용 지출, 알 수 없는 수당... 털어서 나와야 할 먼지는 절대 아닌 것 같은데요? 근데 어디 저것뿐이겠어요?”라며 “아이 1인당 받는 특별활동비, 추가 보육수당, 우윳값 등등은 누구의 쌈짓돈으로 들어갔는지도 궁금하네요”라고 의문을 던졌다.

B씨는 “소풍이나 체험비 몇 만 원씩 되는 거 현금으로 다 받고(항상 의아했어요. 분실될 수도 있는데 아이들 편으로 현금 가져 오라 하는 거), 원비도 비싸고, 원복비 돈에 비해 옷 허접했고, 근데 이번 비리 유치원에 떡하니 명단 올렸네요”라며 “전수조사 아니니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이 기회에라도 바로잡고 투명경영했음 좋겠는데 항의전화나 방문 카톡 등 액션 취하신 분 계신가요? 가만 있어야 되나 어째야 되나 망설여지네요”라고 썼다.

C씨는 “대충 짐작은 다들하고 있지 않았나요? 원장들 비싼 차에 명품에... 다만 언론이 공개적으로 터트린 게 이번이지만요. 병설 국공립 아닌 담에야 다 똑같죠. 이번에 조사 대상이었냐 아니었냐 차이!”라며 “감사는 안 받으려 하면서 부모 등골 쏙 빼먹은 유치원은 이번 비리에서 완전 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눈 크게 뜨고 보시고 지금 보내고 있다면 꼭 항의해주세요. 유치원이란 교육기관에서 회사처럼 이익을 추구하려면 차라리 학원을 차리세요”라고 글을 올렸다.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 중단과 국공립 유치원을 늘리라는 목소리도 봇물을 이뤘다. “정부는 사업가들한테 지원 그만 하고 국공립을 늘렸으면”, “국가지원금 엄청 받으면서 개인사업체래. 나라 돈 받아먹고는 싶고 감사는 받기 싫고, 도둑놈 심보도 아니고”, “지원금만큼 국공립 지어서 사립에는 국가지원금 딱 끊으면 될 거 같아요. 솔직히 그러면 엄마들은 더 좋죠”, “개인사업자인데 국가지원금은 왜 받는지, 저도 개인사업 하지만 국가서 지원금 주는 게 없는데”, “그럼 나랏돈 지원도 받지 말던가. 나라에서 지원해주길 바라면서 감사나 이런 건 싫다하는 건 무슨 심뽀인지. 진짜 실망인 게 유치원 관계자들 중 어느 누구 하나도 감사받아야 한다 감사받는 거 찬성이다라고 나서서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다는 거네요” 같은 댓글들이 넘쳐났다.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D씨는 “몰라서 넘어간 일, 알아도 시끄러울까봐 넘어간 일, 이번 기회에 사회전반에 걸쳐 하나씩 고쳐나갑시다. 남의 돈 쉽게 생각하고 쉽게 벌 생각한 벌레들, 이번 기회에 다 짚고 넘어가야지요. 여러 어머님들이 같이 원에 이야기해야지요. 꼭 짚고 넘어가야지요. 을도 모이면 힘이 된다는 것을 촛불로 깨달았잖아요.”라고 썼다.

교육부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6일 차관 주재 시.도교육청 감사관 회의에 이어 18일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주재하는 전국 시도교육감회의에서 비리 재발 방지와 새 회계시스템 구축 등에 대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국민권익위원회도 내년 1월 14일까지 아동학대, 영유아 보육.교육시설의 보조금 불법수급 등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불법행위에 대한 집중신고를 받는다.(국민콜 110, 부패.공익신고전화 1398)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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