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철, 케이블카 타령 “콘텐츠가 먼저다”
또 다른 철, 케이블카 타령 “콘텐츠가 먼저다”
  • 이동고 기자
  • 승인 2018.10.2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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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울산, 다시 부르는 철의 노래(4)

 

1. 달천철장: 철의 도시 울산, 과거-현재-미래
2. 근대화. 산업화 전에도 철기문명 중심지였던 울산 원형 되살리기
3. 철, 사람을 잇다. 폐철도 트램 가능할까?
4. 또 다른 철, 케이블카 타령 “콘텐츠가 먼저다”
5. 철에서 싹이 트다, 문명재생 쿠바로 가다
6. 옛날 철길, 울산역에서 철의 르네상스 다시

수원시 염태영 시장은 휴먼시티를 기치로 ‘생태교통’을 내세워 3선에 당선됐다. 8년의 준비 끝에 트램 공사를 내년에 착공한다. 무엇 때문에 긴 준비 시간이 필요했던 것일까? 케이블카는 선에 매달려 하늘로 움직이는 ‘트램’이라고 볼 수 있다. 울산도 꺼지지 않는 화로 속 불씨처럼 케이블카 문제는 끝난 듯 끝나지 않은 문제다. 3년 이상 케이블카 반대 싸움을 벌이는 진안군 마이산 케이블카 찬반 싸움을 통해, 산으로 가고 있는 트램 문제를 살펴본다.

추억 속의 트램, 미래 교통수단으로 도입
트램(tram, tramcar)은 주로 도로상에 부설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전동차를 말하며 trolley 또는 streetcar라고 한다. 노면전차(路面電車), 공중이나 노면에 연결된 전선에서 전력을 공급받아 운행되기에 시가전차(市街電車), 혹은 전차라고도 한다.
대중교통수단으로 트램은 우리 기억 속에도 살아있는데, 구한말인 1898년에 전차 시설공사가 완료돼 서대문에서 청량리까지 처음으로 전차가 다니게 됐다. 전차는 서울뿐만 아니라 평양과 부산에도 부설됐는데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그 피해를 복구했으나 서울지역 도시개발로 1969년에 모두 철거됐다. 그후 1974년에 서울에 지하와 지상으로 다니는 전기철도가 생겼고, 이후에는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주요 대도시에도 생겼는데, 이를 전철 또는 지하철이라 불렀다. 이들 모두가 넓은 의미에서는 ‘전차’지만, 보통은 1898년에 처음 설치됐다가 70년 뒤에 없어진 서울·부산·평양의 시내 궤도 전기철도만을 전차라 부른다.

공급위주 교통정책의 한계, 교통수요관리방식으로 패러다임 전환
수원시가 대중교통수단으로 트램을 고민하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수원은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 중 인구밀도가 두 번째로 높은 도시로, 과밀화된 도시지역의 만성적인, 도시교통 문제가 심각했다. 원도심의 경우, 도로건설, 확장, 입체화 등 공급위주로만 치닫던 교통정책이 한계에 부딪치자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통한 교통수요관리 방식을 전환을 고민했다. 대중교통전용지구란, 버스나 노면전차 같은 대중교통수단과 보행자만 통행이 가능한 도로구간을 말한다. 일찍이 노면전차를 대중교통수단으로 활용한 유럽 도시는 대부분 궤도형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일반적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서울 연세로, 대구 중앙로, 부산 동천로 구간이 버스형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됐다. 또한 노면전차 그 자체가 환경친화적인 동시에 도시환경과 어우러진 세련된 디자인으로 미래교통수단으로 여겨지면서 프랑스 니스 같은 경우엔 노면전차를 도입한 후 도시가치가 16%나 올라갔다.

트램(노면전차)을 수원시 대중교통수단을 연결하는 핵심축으로
‘도시철도 1호선’으로 불리는 수원시 트램 사업노선은 수원역~화성행궁~장안문~수원KT위즈파크~장안구청 구간이다. 전체 6km, 정거장 9개소, 사업비는 1700억 규모로 국비:지방비:민자 비율이 각각 18%:32%:50%다.
수원화성은 연간 1000만 명이 찾는 세계문화유산이다 보니, 역사문화관광자원과 연계를 짓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고 노면전차 도입구간을 전체 24개소 중 전통시장 14개소에 집중했다.
트램이 놓이면 수원역에서 경부선(KTX, 일반철도, 전철 1호선), 분당선, 수인선과 연결된다. 또한 수성중사거리에서 신분당선(강남~정자~광교~호매실)과 연결되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신수원선(인덕원~수원~동탄)과도 연결된다. 100여개 버스노선이 통과하는 수원역, 매산로와 정조로 구간을 운행하기에 도심교통에 숨이 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원트램노선도: 수원 트램 노선은 그리 길지 않지만 수원시를 지나는 전철선을 연결하는 핵심축이 된다.
수원트램노선도: 수원 트램 노선은 그리 길지 않지만 수원시를 지나는 전철선을 연결하는 핵심축이 된다.


수원 트램건설사업은 2010년에 시작했는데 2022년에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상을 저속으로 달리는 트램을 건설하는 일은 교통수단으로는 가장 간단하고 단기간에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여기기 쉽다. 2019년 공사착공을 한다고 했으니 공사기간은 고작 4년인데 트램 도입을 위한 준비를 8년간 해왔다. 지하공사도 없고 기존 노면에 선로만 깔면 되는데 왜 이 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일까?

수원시청 도시교통과 도시철도(트램) 최성혁 전문관은 이 일을 8년째 해오고 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이 분야 전문가가 되었다 @이동고 기자
수원시청 도시교통과 도시철도(트램) 최성혁 전문관은 이 일을 8년째 해오고 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이 분야 전문가가 되었다 @이동고 기자

긴 준비, 짧은 공사, 8년간 담당공무원인 최성혁 도시교통과 전문관 
트램을 도입하기 위해 수원시는 법률과 하위 규칙을 정비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나라에 트램을 설치하기 위해 관계되는 법률은 크게 세 가지, 도시철도법, 철도안전법, 도로교통법이다. 트램은 수원시가 대중교통수단으로 처음 설치하는 것이라 해당 법률이 정비되지 않고 있었다.
먼저 도시철도법에 노면전차 전용도로, 전용차로 설치 및 도로교통 혼잡 우려 등으로 혼용차로 설치 근거를 마련해야 했다. 이 법은 2016년 6월 정성호 의원이 대표발의해 그 해 12월 공표됐다. 노면 전차의 건설, 운전 등에 관한 사항은 국토교통부령으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했는데 2018년 1월에 제정, 시행됐다.
철도안전법은 철도 궤도 경계선으로부터 좌우 30m 설정 철도보호지구 행위신고에 대한 규정 완화가 2017년 1월에 공표되고 2018년 1월에는 노면전차 운전자격 요건에 도로교통 운전면허가 필수로 강화되는 영.규칙이 만들어졌다.
마지막 도로교통법상 노면전차 및 노면전차 전용차로에 대한 정의가 신설되고 노면전차의 도로운행 근거를 마련하고 신호, 운행방법과 다른 차마와 관계 등 종합규정이, 유예기간을 1년 두고 2018년 3월 공포됐다. 올해부터는 국가R&D 무가선트램 실증사업 본격 추진으로 국가 차원의 행정적 뒷받침이 이뤄지게 됐다. 그동안 수원시 트램을 준비부터 8년간 맡아온 최성혁 전문관은 이 분야 전문가가 되었다. 그 덕에 다른 지자체는 무임승차할 수 있게 됐다.

2013년 행궁동 한 달간 '차없는 마을'로 살아보기 실험은 공급위주 교통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이동고 기자
2013년 행궁동 한 달간 '차없는 마을'로 살아보기 실험은 공급위주 교통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이동고 기자

수원시 생태교통정책 전환을 위한 실험, ‘차없는 마을’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시민공감대 형성이었다. 먼저 시작한 것이 ‘차 없는 마을’ 실험이다. 화성행궁 광장에서 화서문 쪽으로 150미터 떨어진 행궁동은 2013년 9월에 한 달을 ‘차 없는 마을’로 선정했다. 한 달간 화석에너지가 고갈된 미래생활을 예견하며 마을에서 차를 운행하지 않는 ‘생태교통 수원 2013’ 실험이 시작됐다. 질주하던 차 안에서는 보이지 않던 이웃이 보이고 눈을 마주칠 수 있었고 인사도 나누게 되었다. 사람도, 나무도, 새도, 바람도 새롭게 보이고 마침내 내 걷고 있는 두 다리도 보였다.
자동차로 답답했던 거리가 환하게 열렸고 여유 공간에는 쌈지공원, 도시텃밭을 만들 수 있었다. 거칠었던 도로는 사람이 걸어 다니는 산뜻한 거리로 정비됐다. 차가 없어지니 신호등이 필요 없었고 도로는 아이들과 동네 주민들의 여유와 쉼터, 문화예술 전시공간이 됐다.
불안해하던 동네주민들을 적극적인 실험의 참가자와 진행자로 끌어들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주민들의 ‘차 없는 마을’에 대한 체험은 이후 수원생태교통정책을 풀어나가는 힘이 되었다. 지금은 신풍동 벽화골목을 중심으로 네 개의 옛길이 꾸며지고 한국최초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 생가터와 아기자기한 카페, 식당, 공방이 흥미진진하게 들어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마을 입구의 커뮤니티센터에는 마을 정보와 교육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고 골목여행 프로그램을 안내받을 수도 있다.

수원시 트램이 수원을 지나는 철도망을 어떻게 연결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수원시 트램이 수원을 지나는 철도망을 어떻게 연결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사람중심의 생태교통정책은 결국 교통약자를 위한 것
트램 등 사람중심의 생태교통정책은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등 교통약자가 이용하기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우리는 한순간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될 수도 있고, 시간이 흐르면 우리도 언젠간 교통약자가 된다. 수원시는 사람에게 보다 편리한 교통수단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 행궁동 차 없는 마을에서 본, 사람이 페달을 밟아 이동하는 ‘자전거 택시’가 한 예다. MOBIKE 앱을 이용해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자전거를 검색해 바로 타고 갈 수 있게 만들었다. 
트램은 울산 구도심 성남동 과거 울산역 자리를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입을 검토해볼 합리적인 교통수단이다. 시립미술관 등이 들어서면 교통수요는 더 늘 것이고 수십억짜리 한옥 주차장을 짓는 예산낭비 땜질처방으로 될 일이 아니다. 대중교통전용지구 등 수요관리를 통한 패러다임을 전환할 계획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다.  

호남의 지붕이라 불리는 진안고원 
우리나라 고원은 딱 두 개가 있다. 하나는 북에 있는 개마고원이고 또 하나는 진안고원이다.
바로 진안군이 남한에서 유일한 고원산지다. ‘고원’은 고도가 높고(고도 600m 이상) 기복이 적은 큰 규모의 지형을 말한다. 진안고원은 중생대(中生代) 쥐라기의 대보조산운동(大寶造山運動)과 백악기 말의 단층운동에 의해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생성된 후, 두 산맥 사이가 융기하면서 만들어졌다. 이후 진안고원은 호남의 지붕이라 불리며, 고원 곳곳이 하천침식을 받아 무주·진안·장수 등 많은 산간 침식분지가 생겨났고, 금강·섬진강·만경강 등이 이곳에서 발원한다.

진안군하면 마이산(馬耳山), 신령스런 산
진안군은 서울보다 면적이 넓지만 인구는 2만5000명 정도다. 전북에서도 노인인구 비율이 높고 재정자립도가 6%정도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진안읍은 해발고도가 290미터나 되고 마이산 높이는 678미터(암마이봉)정도다. 쌍봉으로 이뤄진 특이한 형상은 이목을 단숨에 끈다. 진안읍내 어느 방면에서나 마이산 봉우리는 크기는 다르지만 한 눈에 들어온다. 진안 사람들은 마이산이 보이는 집터를 좋은 터라 여겼고, 옛 어른들은 아침이면 마이산 봉우리를 향해 기도드렸다고 하니 신령 넘치는 산이다. 진안은 인삼재배로 유명한데 인삼밭이 마이산을 향해야 인삼약효도 좋다고 믿고 있다. 주봉인 1125미터의 운장산(雲長山)을 비롯해 1000미터가 넘는 덕태산, 선각산, 성수산, 구봉산 등이 있다.

마이산 도립공원에 대해 우리가 잘 모르는 것
마이산 오르는 길은 두 갈래다. 하나는 80여 개의 돌탑을 거느린 탑사가 있는 남쪽에서 오르는 코스고 다른 하나는 북쪽에서 가는 코스다. 마이산에는 조선시대 태조가 임실군의 성수산에서 돌아가다가 백일기도를 드렸다는 은수사, 강한 비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탑사가 봉우리 근처에 있고 서쪽으로 좀 떨어진 곳에 금당사가 있다.
진안 마이산은 “탑처럼 우뚝 솟은 모양의 경관적 가치와 풍화표면에 수많은 풍화혈이 발달한 학술적 가치가 큰 산”이라며 2003년 명승 제 12호로 지정됐다. 마이산은 백악기 역암으로 되어 있으며 산체는 탑처럼 우뚝 솟은 모양을 이루는 것이 특징인데, 호수에 자갈, 모래 등이 쌓여 역암이라는 퇴적암을 만들었고 이들이 지각운동으로 융기한 것이다. 실제로 마이산 정상 부근에는 7000만년 전에 살았다고 하는 쏘가리 닮은 민물고기와 조개류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마이산 남사면 봉우리에는 움푹 파인 모양을 하고 있는 풍화혈(風化穴)이 암벽에 집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타포니(Tafoni)라 한다. 얼었다 풀리기를 반복하는 빙정의 쐐기작용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학술적인 가치도 매우 크다. 마이산 타포니는 현재의 기후보다 추웠던 제4기 빙기에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타포니 형성 과정에서 빠져 나온 돌들이 바로 돌탑을 쌓는 데 활용됐다.

커피트럭으로 전국을 여행하다 고향마을에 안착한 김현두 씨는 어릴 적 추억이 묻어있는 마이산 케이블카 계획에 맞서 3년간 싸워왔다. @이동고 기자
커피트럭으로 전국을 여행하다 고향마을에 안착한 김현두 씨는 어릴 적 추억이 묻어있는 마이산 케이블카 계획에 맞서 3년간 싸워왔다. @이동고 기자

억지스런 마이산 케이블카 계획
2003년 명승 지정 당시 진안군은 반대 입장이었다. 마이산 개발과 관련한 각종 사업이 시행되거나 시행될 예정이어서 문화재보호법을 적용할 경우 엄청난 사업의 변경 또는 차질이 예상된다면서 환경친화적 중장기 계획을 세운 이후에 지정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 것이다. 
마이산은 오히려 멀리서 보는 경관적 매력이 크다. 가까이 가면 오히려 전체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지라, 주변에 케이블카를 놓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 마이산 케이블카 계획은 길이 1.59km에 총예산은 360억으로 되어있다. 계획조감도 ㄴ자 선로 형태 케이블카로 누가 봐도 억지스럽다. 남부정차장 인근 제6번 지주 설치 예정지는 산사태 위험 1등급지인 급경사지로서 풍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지질이라 기초 지반의 안정성 여부를 담보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환경청은 진단했다.

마이산 북쪽에는 홍삼축제를 위한 대규모 인공적인 위락시설에다 생뚱맞은 가위박물관까지 지었다. 마이산 중턱까지 개발 바람이 불었다. @이동고 기자
마이산 북쪽에는 홍삼축제를 위한 대규모 인공적인 위락시설에다 생뚱맞은 가위박물관까지 지었다. 마이산 중턱까지 개발 바람이 불었다. @이동고 기자

마이산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사람들
트럭에 커피를 팔며 전국을 돌다가 진안 고향에 정착해 ‘카페공간153’을 운영하는 김현두 씨는 3년째 진안 케이블카 반대 싸움을 하고 있다. 고향에서 개발 반대 싸움을 한다는 것은 지역민으로부터 눈총을 사는 일이었다. 그는 이 지역에 있는 정선웅, 이은순 목사 부부와 서상진 진안녹생평화연대 회장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싸움도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은순 목사가 마이산케이블카 저지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3년 동안 매일 군청 앞에서 시위를 하면서 케이블카 반대를 외치고 있기에 지역주민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지역민 대부분은 고령에다 순박해서 군이 하는 일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개발되면 뭔가 좋아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만 있다. 토착민들은 찬성하고 귀농귀촌한 외지인들은 반대하는 모양새다. 마이산을 개발하려는 사람도 마이산 전설을 더 풍성하게 만들려는 노력보다는 하드웨어 구축으로만 접근해 자연유산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마이산은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지만 콘텐츠로 살리지 못하고 케이블카로 밀어붙이고 있다. 

마이산 쌍봉이 가위를 닮았다고? 
마이산 자락에 전 세계 유일하다는 ‘가위박물관’을 유치한 것도 황당한 일이었다. 마이산 쌍봉이 가위를 닮았다는 억지주장을 내놓았고 지역에 가위를 수집하는 민간인으로부터 가위를 매입해 가위박물관을 만들었다. 온라인 상 판매금액보다 실제 매입가격은 3억 이상 차이가 났다. 경영상 적자가 나고 있어도 진안군은 문제가 드러난 진안가위박물관장에게 재위탁한 상태다. 군을 대상으로 한 민사소송을 당할 것을 우려한 결과라는데 뭔가 석연치가 않다.  
취재를 가던 날 진안군은 마침 홍삼축제를 열고 있었다. 그 축제장은 마이산 북쪽 방향으로 수만 평을 인공적인 시설로 만들어 마이산 경관을 어지러이 가리고 있었다. 백화점식 축제장을 오가는 관람객 모두를 마이산케이블카 타당성평가나 관광객 수치 증가로 돌리려는 속내가 있다고 귀띔한다.

캡처노선도 : 신령스런 마이산에 케이블카를 놓겠다는 발상은 마이산을 찾는 이들의 바람은 아니다.
캡처노선도 : 신령스런 마이산에 케이블카를 놓겠다는 발상은 마이산을 찾는 이들의 바람은 아니다.

마이산 케이블카 환경청 ‘부동의’ 근거는 명확
마이산 케이블카에 대한 환경부 입장은 벌써 결론이 났다. 올해 4월 18일 마이산 도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계획에 대해 새만금환경청은 부동의 의견을 진안군에 통보했고, 환경청은 △동·식물상 △지형·지질 △경관 등 세 가지 검토 의견을 덧붙였다.
‘동·식물상’과 관련해 환경청은 “야생생물 보호구역 내로 케이블카 선로가 지나고 있다”면서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식생보전 1등급 지역 및 녹지자연도 10등급 지역이 분포하고 있어 공사 및 운영 시 직간접 악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형·지질’과 관련 “중간정차장 설치 예정지는 금남호남정맥의 핵심구역에 위치해 시설물 설치, 산책로 개설, 관광객 유입 등으로 인해 해당 지형 및 생태축에 훼손이 클 것”으로 보았다.
‘경관’에서 “마이산이 독특한 지형 형상으로 암석돔과 급애가 잘 발달돼 있어 특이성이 높고 지역의 상징(랜드마크)으로 인식되고 있는 바, 선로, 정거장, 지주 등이 마이산 경관을 크게 훼손하고 경관 부조화를 야기할 것”이라 판단했다. 여러 측면에서 환경부는 불가하다는 입장이지만 이항로 군수는 행정소송까지 갈 태세다. 이밖에도 부귀산 별빛고원에 천문대를 세우겠다는 98억 사업도 추진 중이다.

진안고원은 남쪽 유일한 고원지형이다. 고원길을 걷는 느림의 문화, 따뜻한 인문학적 콘텐츠를 살려나간다면 좋을 것이다. @이동고 기자
진안고원은 남쪽 유일한 고원지형이다. 고원길을 걷는 느림의 문화, 따뜻한 인문학적 콘텐츠를 살려나간다면 좋을 것이다. @이동고 기자

진안고원길 등 매력적인 관광자원 콘텐츠는 많다
진안군이 만든 ‘진안고원길’은 매력적이다. 고샅고샅 걸으면서 마을과 사람, 그곳에 깃든 문화를 만나는 길이다. 진안땅을 도는 14개 구간, 210km를 걸으면서 100개 마을, 50여 고개를 만나는 둘레길을 만들었다. 케이블카 대신 이런 느림의 문화, 오랫동안 사람을 잡을 느림과 여유의 인문.철학적 시각을 중심으로 진안군 지역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역부족일까? 마령면에 자리 잡은 계남정미소를 김지연 사진작가가 개조해서 전시관으로 쓰면서 진안군 전체가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문화예술인들과 같이 좋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키워나갈 수도 있었지만 그 불씨를 활활 타오르게 하지 못했다. 토착민의 텃세심리일까? 아니면 소수 토호들 개발이익에 군정이 발맞추고 있어서일까? 여러 번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
노인인구가 비율이 많다는 것은 물과 공기가 맑은 장수고장임을 증명한다. ‘노인들이 살기 좋은 고장’ 등 점차 고령화되는 사회에 무공해 전원도시를 꿈꾸는 것을 어떨까? 귀농귀촌자들이 몰려오지 않을까? 지금은 아름다운 진안군을 지키겠다는 문화예술인을 위시한 귀농귀촌자를 오히려 홀대하고 있어 잠재력을 누르는 모양새다.  

전국을 들썩이게 만든 계남정미소 전시관 내부. 한 사람이 가진 좋은 콘덴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지만 잘 살려나가지 못했다. @이동고 기자
전국을 들썩이게 만든 계남정미소 전시관 내부. 한 사람이 가진 좋은 콘덴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지만 잘 살려나가지 못했다. @이동고 기자

케이블카 유치 여부는 울산을 찾는 관광객에게 물어야
울산에서도 신불산 케이블카 유치 문제는 지역주민에게 물을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지역관광을 위해 케이블카를 만든다면 당연히 외지에서 오는 사람 여론을 물어봐야 관광사업 시너지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영남알프스를 오르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올바른 방식이다. 신불산 케이블카로 모든 지역 활성화 문제가 다 해결되는 양 집중한 세월이 참으로 길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부동산 투자 등 그 이해관계에 명줄을 잡힌 이들이 늘게 마련이다.
개발 투기세력과 손잡은 이전 울주군은 천년의 신비 작괘천의 자연스러움 마저 앗아가 버렸다. 울산 케이블카 문제는 화로 속 불씨처럼 꺼진 듯 다시 살아있다. 

인문철학적 토대 없는, 일관성 없는 지역 활성화 정책은 실패하기 마련 
울주군 산악관광은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은 아닐까? 등억온천단지 모텔촌이 들어서고 정체되자 그것을 살리기 위해 매년 26억 군비를 쏟아 붓는 친환경을 표방하는 산악영화제도 별 실효성이 없다. 케이블카 문제도 자체 사업성도 없어 포기한 사업을 일부 토호세력 중심의 지역민 등살에 밀려 울산시나 울주군이 눈치를 보고 있다. 산악영화제를 하면서 케이블카도 놓겠다는 것은 고래생태체험을 하면서 고래고기를 먹자는 울산남구청 ‘고래관광’처럼 내부 스텝이 꼬이는 모양새다. 케이블카는 처음은 반짝하지만 보통 3년이 지나면 적자가 난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 때 지자체는 민간업체에 위탁하고 그 적자분을 또 다른 개발이익으로 보전, 연차적인 개발논리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높다. 진정 케이블카로 승부를 보겠다면 세계 10대 케이블카에 들어가는, 홍콩처럼 통핑에서 옹핑빌리지로 가는, 경관 수려한 곳에 한 5.7km 정도 되는 케이블카로 정면도전하든지 말이다. 아래 임도도 있고 길이 1.85km 철선에 매달려 가는 신불산 공중 트램 계획은 철 문화의 실패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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