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울산초 자리 300년생 회화나무 생명 위태로워
옛 울산초 자리 300년생 회화나무 생명 위태로워
  • 이동고 기자
  • 승인 2018.10.3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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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헐고 찻길 내면서 두 차례 뿌리 다쳐
노거수는 살아있는 생명문화재...‘유적’ 관리 필요
옛 울산초등학교 자리에 서 있는 회화나무. 지난해 가지치기를 한 이 나무는 껍질이 1미터 이상 벗겨져 있다. ⓒ이동고 기자
옛 울산초등학교 자리에 서 있는 회화나무. 지난해 가지치기를 한 이 나무는 껍질이 1미터 이상 벗겨져 있다. ⓒ이동고 기자

 

 옛 울산초등학교 자리에 남아 있는 있는 300년생 회화나무 건강 상태가 심각할 정도로 나쁘다. 가까이서 회화나무를 보면 가지치기한 큰 가지 껍질이 1미터 이상 벗겨져 내려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곳곳에 끝가지 마름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6월말 가지치기 작업을 한 H업체 관계자는 “주 가지를 자른 것은 쇠락해가는 회회나무를 살리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나무 옆 울산초등학교 강당 건물을 허물 때 깊이 1.5미터 이상 터파기를 하는 과정에서 뿌리가 타격을 입었고, 객사자리 발굴 후 잡석을 까는 차도공사를 하면서 포크레인 작업으로 주요 잔뿌리가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며 “뿌리가 상처를 받은 만큼 가지를 줄여주는 차원에서 굵은 가지를 잘랐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가지치기 이후에 쇠약해가는 나무를 치유하기 위해서 영양제를 한 번, 시비를 두 번 시행했다고 밝혔다.

회화나무가 이 지경이 되도록 몰랐던 것은 울산초등학교 철거작업 때부터 울타리를 쳐 출입을 막았고 객사터 발굴 등 거의 2년에 걸쳐 닫힌 상태로 방치돼 있었던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회화나무가 있는 울산초등학교 자리에 만들려던 시립미술관이 옛 북정공원과 중구도서관 자리로 옮겨감에 따라 이 곳은 최근 무료 주차장으로 개방한 상태다. 차도를 내면서 작업한 복토와 잡석다짐, 주차장 개방 후 차량 출입도 회화나무에 지속적인 위해요소가 되고 있다.

울산초등학교가 허물어지기 전 회화나무는 잔가지도 많았고 세력이 아주 좋았다. 중구는 이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했다. 이 회화나무는 조선시대 객사자리를 지켜왔고, 100년 역사의 근대유산 울산초등학교가 있던 자리를 증명하는 유일한 생명문화제다. 나무 앞에는 교적비가 세워져있다. 하지만 학교 건물을 허물면서 회화나무의 존재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무리하게 공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을 찾은 정우규 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 이사장은 “지금이라도 상처를 잘 치유하고 영양제를 잘 주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겠지만 예전의 그 멋진 위용을 되찾기는 이제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울산의 자연유산을 함부로 다루는 잘못된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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