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철길, 울산역에서 철의 르네상스 다시
옛날 철길, 울산역에서 철의 르네상스 다시
  • 이동고 기자
  • 승인 2018.11.07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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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울산, 다시 부르는 철의 노래(6)

1. 달천철장: 철의 도시 울산, 과거-현재-미래
2. 근대화. 산업화 전에도 철기문명 중심지였던 울산 원형 되살리기
3. 철, 사람을 잇다. 폐철도 트램 가능할까?
4. 또 다른 철, 케이블카 타령 “콘텐츠가 먼저다”
5. 철에서 싹이 트다, 문명재생 쿠바로 가다
6. 옛날 철길, 울산역에서 철의 르네상스 다시

울산 원도심에 철도가 있었다
울산에 철도 역사(驛舍)가 처음 지어진 건 1921년 10월 25일이었다. 성남동(예전 성남리)에 세워진 울산역은 1935년 12월 1일 표준궤 개통으로 학성동으로 역사를 옮긴다. 1992년 삼산동 태화강역으로 다시 이전하면서 옛 울산역 목조 역사 건물은 건축물도시재개발 방침에 따라 같은 해 철거됐다.
지금 학성공원에서 울산우체국을 지나 번영교로 이어지는 도로가 철길이었고, 그 이전에는 중앙시장 곰장어 골목을 지나 성남동 젊음의 거리까지 연결돼 있었다. 태화강을 건너는 철교가 현재 번영교와 울산교 사이에 있었다. 철길은 강을 건너 부산까지 이어졌다. 번영교 아래 지금 굴다리는 철길 아래, 차와 사람이 다니는 유일한 철도 건널목 흔적이고, 과거에는 그 폭과 높이가 넓었다. 번영교 굴다리 건너 ‘새치’마을은 민가가 몇 채 되지 않았고 강변을 따라 그 아래는 모두 미나리밭이었다. 이 미나리밭은 학성공원까지 이어졌고 70년대 후반에 메워 택지가 되었다. 기찻길을 사이에 두고 강변 쪽은 미나리밭이고 반대쪽은 사람이 사는 거주지로 분리돼 있었다.

1992년도에 현재 태화강역으로 옮기기 전에 울산역이 있던 자리다. 1935년에 지어진 일본식 철도 역사를 그냥 철거해버렸다. @이동고 기자
1992년도에 현재 태화강역으로 옮기기 전에 울산역이 있던 자리다. 1935년에 지어진 일본식 철도 역사를 그냥 철거해버렸다. @이동고 기자

울산역 이전과 상권 변화
울산역이 태화강역으로 옮겨가면서 중앙시장은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철길 때문에 도심 도로 개설이 어려웠는데, 철길이 없어지자 중앙시장 일부와 주택지를 허물고 8차선 번영로가 만들어졌다. MBC사거리로 이어지는 번영로 때문에 시장이 양분되는 과정을 겪게 되고 시장골목도 변형됐다. 지금 센트럴웨딩홀 자리가 원래 중앙시장 상가건물이었는데, 건물이 낡아 번영로 건너에 신중앙시장 건물을 지어 이전했다. 신중앙시장 건물로 옮겼던 사람들 반은 그냥 눌러 앉고 반은 새로 지은 중앙시장 건물로 옮기게 된다. 이 시간이 무려 7년이 넘었다. 신축한 중앙시장 건물은 더 크게 확장돼 상가 거리 일부가 건물에 편입됐고 고춧가루, 참기름으로 번성하던 가게는 통로가 막힌 모습으로 남았다. 가게 일부는 8차선 번영로 속으로 사라졌다.

오래 전 고가도로에는 철로가 있었다. 그 철로를 가로질러 건너가는 유일한 통로의 흔적이 바로 이 동굴 같은 길이다. @이동고 기자
오래 전 고가도로에는 철로가 있었다. 그 철로를 가로질러 건너가는 유일한 통로의 흔적이 바로 이 동굴 같은 길이다. @이동고 기자

기차 철길은 사람이 사는 곳과 미나리밭을 나누는 경계처럼 되어 있었다. 번영교와 번영로가 만들어지면서 철로가 이설되고 시내 도로체계가 바뀌게 됐다. 울산역을 삼산동으로 옮기면서 역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상권은 급속도로 쇠퇴했다. 학성동 구도심 철도역사 건물을 바로 철거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역사 건물은 울산 근현대역사 박물관으로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이런 과거 철길을 따라 트램을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과거 도로는 기찻길이었고 현재 기자가 있는 쪽은 거주지다. 그 반대쪽은 미나리깡이었다. 일부 구간이라도 트램을 실험도입하는 것은 원도심 활성화와 도시 이미지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동고 기자
과거 도로는 기찻길이었고 현재 기자가 있는 쪽은 거주지다. 그 반대쪽은 미나리깡이었다. 일부 구간이라도 트램을 실험도입하는 것은 원도심 활성화와 도시 이미지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동고 기자

노면 전차의 장점
노면 전차가 갖는 장점은 여러 가지다. 유럽의 도시들이 노면 전차를 원도심의 주 교통축으로 적극 들인 이유는 명확하다. 먼저 도심의 보이지 않는 관광루트를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관광 루트를 하나로 연결, 신 노면 전차로 연계해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관광 포인트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노면 전차는 단차가 없어서 차량 위로 쉽게 오르고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관광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다른 장점은 도심의 재생과 침체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 울산 도심 중구의 우정동 성남동 옥교동 학성동은 산업과 유동인구를 중심으로 한 성장세가 남구, 북구에 비해 낙후돼 있다. 이 지역의 경제를 회생시키고 활력을 되살릴 매개체로서 신 노면 전차를 고민해볼 수 있다.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 대학생들의 주요 활동 종점을 연결해 수요를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대학가 등에 신 노면 전차 환승이 편리하도록 하면 문화예술, 젊음의 거리도 활성화할 수 있다. 

아직은 덜 심각한 교통체증, 자가용이 우세한 울산
울산시는 내년에 ‘교통혁신기획단’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의 대중교통수단은 버스 밖에 없어 버스이용이 불편하지 않느냐는 여론도 많지만, 버스 수송분담률이 낮다고 해서 울산시민이 불편한 것은 아니다. 서울시민에게 왜 버스를 타는지 묻는다면 승용차를 타는 것보다 목적지에 더 빨리 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이 나올 법하다. 엄청난 교통정체를 생각할 때 자가용을 몰고 나오기보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겠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울산이 겪는 도로정체는 출퇴근 시간만 제외하면 서울처럼 극심하지는 않기 때문에 자가용 이용이 더 편리한 것이다. 물론 이는 아직 울산이 버스전용차로제를 실시하지 않는 조건에서 판단한 것이다.

미래 교통수단 예산 지출은 신중하게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차를 몰고 다니는 것에 익숙하다. 중구청이든 동구청이든 수십억  대형 주차장이 생기는 것은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많아서다. 시민들, 즉 수요자의 교통문화를 바꾸지 않는 한 공급위주 교통문화는 짧은 시간에 바꾸기 힘든 상황이다.
지금 울산은 대중교통수단인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16% 수준이고 이용률도 점차 떨어지고 있으니 그만큼 세금낭비는 더 심해진다. 노면 전차 트램을 건설하는 비용과 그로부터 얻을 효과가 떨어지면 또 따른 재정압박이 되기 쉽고, 현재 지역경제 불안으로 세입도 줄어드는 시점이다. 장기적으로는 출생률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과연 재정분담이 가능할 것인지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통수요관리도, 새로운 교통수단에 대한 계획도 이런 기반 하에서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타 광역시도 국비 지원이 된다는 전제 하에 비용이 많이 들어도 지하철을 뚫었다. 그런 시대가 이미 지나고 전국적으로 저성장 불황기가 왔고 울산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모든 건설비용을 지자체 예산으로 시행해야 하니 지금은 대중교통수단의 새로운 도입 등 전면적인 대중교통 개혁을 말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자가용 이용률이 높은 이유
울산은 2016년 대비 2017년 차량 증가율이 2.2%인데 자가용은 증가율은 5.6% 수준이다. 자동차산업을 주도해온 지역답게 자가용 증가율이 무서운 추세로 오르고 있다. 현대자동차 수출률이 떨어지면서 내수시장의 자가용 증가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대중교통체계를 고민하는 목적은 명확하다. 시민들에게 어떻게 편의를 제공할 것인가 문제다. 타 광역시는 지하철 등 선택할 교통수단이 있지만 울산지역은 대중교통수단이 부족한 데다 소득수준이 높고 자가용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니 자가용을 많이 끌고 나온다. 또 도농복합형 도시이고 시외로 빠져나갈 일이 많아 가족단위로 이동한다면 자동차 이용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주로 노인들, 아직 차를 소유하지 못한 학생들이나 여성 장년층, 서민등 이다.

꾸준히 개선돼온 도로 교통체계
트램이나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의 확충은 가시적인 성과가 있는 시설교통 분야지만 버스는 유동성이 있는 교통수단이라 성과를 확인하기에는 모호한 구석이 많다. 시민들은 차량 교통문제가 조금씩 개선되는 것을 피부로 느끼기 힘들다. 울산시 버스정책 담당자는 도로교통체계나 도로 개선이 꾸준히 이뤄져 왔지만 눈에 확 들어오지는 않는다며 태화루 사거리 신호체계 변경, 정류장 중앙차로 이전, 무거동 신복로터리 환승공간 확장 등으로 도로 수송분담률이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또 연결망에서 도로 하나가 생기면 가시적인 효과가 있지만 공업탑로터리 신호체계 변경을 통해서는 사고 감소와 예산절감을 해도 시민들은 잘 모른다고 했다. 교통 개선을 통한 편익은 가져와도 묻히고 불편한 것은 바로 민원전화가 온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예를 들면 어느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버스노선을 넣어 달라는 민원이 빗발쳤다. 전에 살던 지역에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 있다면 대중교통으로 연결되길 바라기도 한다. 하지만 버스노선이 생겼더라도 거주민 1만 명 노선에 시내버스 이용자는 고작 149명 수준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집단민원을 거부하기는 힘들다는 속사정도 있지만, 버스가 들어와야 아파트 분양 프리미엄이 붙는 것을 이용하려는 분위기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울산시민과 행정 사이에 불신의 벽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또한 이것은 행정이 대중교통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로 주민을 설득하지 못하고 끌려가는 분위기를 반영하기도 한다. 

수소버스 운행으로 버스중심 교통체계에 더 집중
울산시는 최근 전국 최초로 수소버스 운행 등 버스 중심의 대중교통수단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울산시와 현대자동차 등 수소산업 관련 9개 업체는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력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수소버스는 공해배출이 없고 미세먼지 저감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정규 버스노선에 투입됐고, 울주군 율리 공영차고지에서 동구 대왕암 공원 차고지까지 왕복 56㎞ 구간을 1일 2회 운행한다. 현재 해당 구간에는 압축천연가스 버스 11대가 운영되고 있고, 내년에는 30대의 수소버스가 전국 주요 도시의 정규 버스노선에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정부는 적극 협력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는 이동수단 에너지만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대중교통체계가 바뀌는 것은 아니기에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바라보는 시각
울산시 버스정책과 담당자는 버스 준공영제가 시민들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주고, 버스 종사자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운수회사 승무원이 1800명 정도인데 안정된 고용을 통해 시민의 안전한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산증가도 예상되고 운수회사의 도덕적 해이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그는 무조건 준공영제를 해야 하는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며 현재 버스회사 재정지원 방식이 준공영제와 유사한 방식이라고 했다. 하지만 준공영제를 미룰 수만은 없기에 버스운송관계자나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기 위해 ‘시내버스 혁신추진위’를 구성한 상태라며 추진위에서 공론화하고 의견을 청취해 어떤 체계가 맞는지 안을 잡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위원회 만능주의 경계해야, 시민 목소리 제대로 대변하는 게 중요 
모든 문제 해결을 혁신위원회로 돌리는 것도 무책임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있다. 대중교통문제는 결국 교통복지에 대한 문제이고 이를 대변할 시민단체와 여론조사 등 일반시민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 한 올바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울산시민연대 김태근 공감센터장은 “우리 울산에서 중요한 것은 투명한 일처리다. 대중교통수단인 버스회사의 적자분을 지원하든 준공영제를 실시하든 내용과 형식은 비슷한 구석이 많다. 그 과정과 절차가 투명하면 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밀실행정 등 의혹투성이였다. 지방정권이 바뀐 만큼 시민단체를 주축으로 한 전문가를 참여시켜 근거를 명확히 하는 공론화과정이 중요하다. 객관적인 지표를 공유 안 하면서 어떻게 대안적인 계획을 말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원도심에서 조금 비껴난 복산동 근처의 오래된 집들과 성당. 이런 공간이 도시재생으로 잘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동고 기자
원도심에서 조금 비껴난 복산동 근처의 오래된 집들과 성당. 이런 공간이 도시재생으로 잘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동고 기자

고령화 사회, 대중교통수단 확충은 교통복지 차원
친환경 자동차의 꾸준한 업그레이드와 지속적인 도로 정비로 인해 최악의 교통 환경상태는 되지 않겠지만, 타 도시와 마찬가지로 울산의 나홀로 차량 비율은 70~8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모로 자동차 위주의 도로건설 공급위주 정책은 예산낭비, 개인재산 과소비, 에너지 낭비라는 지적이다. 울산시민들은 다른 어느 도시보다 자가용 위주 생활방식에 젖어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퇴직하면서 고령인구가 울산을 떠나지 않고 남아있게 하려면 교통약자를 위한 교통체계를 계속 고민해야 한다.

교통체계와 교통수단이 미래 도시경관을 크게 좌우한다. 도시경관이 앞서가고 아름다운 곳에 창조적인 인재들이 모여든다. 침체된 구도심 도시재생사업에 문화예술인들이 가진 끼와 창조적인 작업으로 불씨를 지피려는 다양한 시도는 이를 보여준다. 시민들이 가진 잠재력을 잘 이끌어 신소재이자 앞서가는 철 문화의 르네상스가 울산에서 다시 꽃피우길 바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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