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에 흘린 모든 눈물이 약 되길, 시즌 끝낸 울산대 축구부
필드에 흘린 모든 눈물이 약 되길, 시즌 끝낸 울산대 축구부
  • 어마루 시민기자
  • 승인 2018.11.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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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 한 울산대 선수들
중앙대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 한 울산대 선수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필드에 누운 울산대 선수들은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120분이 넘는 혈투가 종지부를 찍은 것과 동시에 길었던 울산대의 2018년 일정이 끝난 순간이었다. 애석하게도 승리의 여신은 끝내 울산대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선수들은 셔츠로 얼굴을 감싸 눈물을 감추기도 했고, 무수히 많은 족적을 남긴 필드 위에 그대로 눈물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승리를 거머쥔 중앙대 선수들이 첫 U리그 왕중왕전 결승행을 기뻐하는 사이, 울산대 선수들의 시선은 갈 곳 잃고 방황했다.

지난 11일 김천대학교 인조구장에서 펼쳐진 울산대학교와 중앙대학교의 2018 U리그 왕중왕전 준결승 경기는 연장 전반 역전골을 허용한 울산대의 1-2 석패로 마무리됐다. 중앙대전을 끝으로 울산대는 2월 춘계대학축구연맹전으로 시작된 긴 한 해 일정을 갈무리 지었다.

울산대 선수들은 2018년 한 시즌 동안만 6개의 다른 지역(통영, 영광, 태백, 전주 김천, 경상권 일대)에서 5개 대회와 2개의 리그 일정을 소화했다. 합산한 경기 수는 프로 축구선수들이 한 시즌 동안 평균적으로 소화하는 36경기였다. 1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흘린 땀방울이 바라던 결과로 돌아왔다면 좋았겠지만, 삶은 잔인할 만큼 절실한 이들의 노고를 외면하곤 했다.

U리그 왕중왕전 전까지 울산대는 U리그 11권역 우승을 제외하곤 성에 차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봄에 치른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은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성균관대에게 패하며 마무리됐다. 2018 KEB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에서도 내셔널리그 최강자 경주한국수력원자력 축구단을 만나 연장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1-3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경기를 앞두고 결의를 다지는 울산대 선수들
경기를 앞두고 결의를 다지는 울산대 선수들

 

U리그 11권역에서는 웃을 날이 많았다. 6월 말에 마무리된 U리그 전반기 성적은 10전 전승이었다. 충분히 기뻐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권역 내에서는 경쟁자가 없는 울산대 입장에서는 당연한 결과물이었다. 그랬기에 선수들은 전국구급으로 진행되는 대회에서 성적을 내는 데 더욱 집중했다.

하지만 노력과 결과를 향한 염원이 무색할 만큼 아쉬운 결과들이 이어졌다. U리그 전반기가 끝난 뒤 영광에서 진행된 제14회 1,2학년 대학축구연맹전에서도 울산대는 용인대에게 1-3 패배를 당하며 대회를 마무리해야 했다. 이어서 태백에서 진행된 제49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도 16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연장 혈투 끝에 펼쳐진 승부차기에서 한 골 차이로 동국대에게 8강행 티켓을 넘겨주고 말았다.

희망고문은 계속 이어졌다. 전주에서 펼쳐진 99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울산대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8강의 벽을 넘었다. 특히 16강, 8강에서 홍익대와 전주대 등 강호로 분류된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은 큰 성과였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마주한 인천대는 울산대의 결승행을 허용하지 않았다.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인천대는 기어코 0-1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시즌 마지막 일정이자 선수단 내에서도 동기 부여가 가장 컸던 쪽은 2018 U리그 왕중왕전이었다. 11개 권역으로 나눠진 전국 대학 축구팀 가운데서 상위권 팀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이 대회에서 울산대는 지난 2011년 이후로 결승행에 성공한 적이 없었다.

 

내년을 더욱 기대한다는 차기 주장 김재현
내년을 더욱 기대한다는 차기 주장 김재현

 

전국체전에 이어서 왕중왕전도 선전을 거듭했다. 특히 16강에서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한 동국대를 상대로 복수전을 펼쳤다. 2-2 동점 상황은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이번에는 반대로 승부차기 끝에 8강 진출권을 따낸 쪽은 울산대였다. 이어진 8강에서는 충청권 대학축구 명가 청주대를 상대로 3-0 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울산대와 준결승에서 마주한 쪽은 첫 왕중왕전 결승행을 노리는 중앙대였다.

애석하게도 연장전까지 접어든 접전 속에서 웃을 수 있는 쪽은 중앙대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필드에 있던 선수는 물론이고 울산대의 왕중왕전 결승행을 고대하던 학부모와 울산대 팬들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어둑해진 하늘에서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시즌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선수들의 눈은 붉은 기가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웃음기를 잃지 않은 이들이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경기 내내 승리에 대한 절박함을 가감 없이 보여준 이들이었다.

특히 울산대 중앙 수비수 김재현은 한층 더 밝은 표정을 유지하려 했다. 속앓이가 없을 리 없겠지만, 경기가 끝난 뒤 만난 김재현은 오히려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올해 가능성을 봤다.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들었다. 물론 결승행에 실패한 것은 아쉽다. 하지만 지나간 일을 계속 되새긴다고 결과가 바뀌진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전국에서 어느 정도 레벨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이번 시즌 내내 무수히 많은 경기를 펼치는 동안 상대를 보고, ‘힘들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가진 적이 없다. 다 해볼 만한 팀이었다. 반면에 상대는 우리를 보면 껄끄러운 상대라 여겼다. 우리가 이런 팀이라는 사실에 한층 더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이번 시즌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늘 흘린 눈물이 약 되길 바라는 울산대 김현석 감독
오늘 흘린 눈물이 약 되길 바라는 울산대 김현석 감독

 

마찬가지로 올 한 해 울산대를 이끈 김현석 감독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눈물바다가 된 김천대학교 운동장에서 김현석 감독은 어린아이 같은 표정으로 선수들을 달랬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패장으로서 해야 하는 인터뷰는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하다하다 골대가 우리를 외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이어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는데, 내년에 우승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리라 믿는다. 하지만 패배는 쓰라리다. 이 눈물이 약이 되어 내년에 더 나은 결과로 다가오길 바란다.”라고 말하며 아쉬운 한 해를 마무리했다.

한 해가 지나면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누군가는 새 터전을 찾아 떠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울산대 선수로 보낸 이들은 김천대학교에서 흘렸던 눈물을 기억할 것이다. 김현석 감독의 말마따나 이들이 흘린 눈물이 내년을 위한, 미래를 위한 약이 되리라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어마루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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