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 실효성 없는 노숙인쉼터 운영
울산시의 실효성 없는 노숙인쉼터 운영
  • 이인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본부 사무처장
  • 승인 2018.11.21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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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

심야엔 문 닫는 노숙인쉼터로 불필요한 갈등 초래

제법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온정의 손길이 이어져야 할 곳이 생각난다. 어김없이 올해도 불우이웃을 위한 모금활동이 이어질 것이고,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이어질 것이다. 당연히 시나 군에서도 연말연시를 맞아 사회적 소외계층이 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이런 저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애민편을 보더라도 1조 어른을 공경하고, 2조 어린이를 사랑하고, 3조에서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라고 나와 있다. 울산시 역시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지만, 전국 기준에도 못 미치는 것이 있다. 부자도시로 소문이 나서인지 모르겠지만, 노숙인 등을 위한 실질적인 보호대책은 미흡하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노숙인 등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호하고 재활 및 자립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여 이들의 건전한 사회복귀와 복지증진에 이바지하도록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에서도 노숙인자활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의 경우 안전상의 이유로 밤 11시 이후에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대개 노숙인이나 행려자들이 발견되는 시간이 심야 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정작 이들을 보살펴야 할 시간에는 이용이 불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서울시의 경우 노숙인 위기대응 콜센터가 24시간 운영되고, 인근 부산시의 노숙인센터가 24시간 운영되는 것과 비교하면 울산시의 노숙인 보호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 없이 운영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울산에서는 일선 구.군과 경찰 사이에 불필요한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 경찰로서는 범죄 취약시간인 야간에 노숙인이나 행려자로 인해 일선 치안업무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야간시간에 자치단체 당직실로 행려자 인계를 요구하고 있지만, 마땅한 시설이나 인력을 갖추고 있지 않은 구.군에서는 야간 당직인원만으로 이들의 신병을 처리할 수 없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순을 안고 있다.

인근 부산이나 서울시와 같이 노숙인센터가 24시간 운영될 경우 서로의 책임소재를 가지고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음에도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울산시는 아는지 모르는지 운영 및 보안상의 이유로 24시간 노숙인쉼터 운영에 소극적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노숙인과 행려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조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부자도시라고 알려진 울산시가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는 소홀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중국 명나라의 형률서인 <대명률>에 보면 이와 같은 내용이 있다. “무릇 홀아비, 과부, 고아, 늙어 자식 없는 사람 및 병이 심해 폐인이 된 사람으로서 가난하고 의지할 친척도 없이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은 그 지방 관아에서 응당 거두어 주어야 하며, 거두어 주지 않는 자는 장 60대의 형벌을 받는다.”

이제 곧 매서운 한파가 몰아칠 것이다. 추위와 배고픔에 고통을 겪을 이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들이 적어도 잠시나마 몸을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하루 빨리 이루어지길 바란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 사무처장 이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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