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울산 현대고를 응원하는 윤세음 씨
포항에서 울산 현대고를 응원하는 윤세음 씨
  • 어마루 시민기자
  • 승인 2018.11.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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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현대고 3학년들의 마지막 경기를 지켜본 윤세음 씨(사진 정중앙).
현대고 3학년들의 마지막 경기를 지켜본 윤세음 씨(사진 정중앙).

 

프로들이 뛰는 경기장에서 팬들을 찾는 건 너무 쉬운 일이다. 하지만 고교 축구선수들이 뛰는 축구장은 학부모들의 응원이 주를 이룬다. 미디어에 노출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제 아무리 뛰어난 성적을 자랑하더라도, 사람들이 알 수 있는 방면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렇게 접하기 힘든 고교 축구선수들을 응원하는 한 사람이 있다. 올해 막 스무 살이 된 그녀는 포항에 거주하면서도 울산 현대고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울산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동해안 더비를 감안하면 이색적인 만남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낯선 조합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포항에 살면서 울산현대와 울산현대고 축구부를 응원하는 윤세음 씨를 만났다.

 

-올해 월드컵, 아시안게임으로 축구 붐이 다시 불고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고등학교 축구부 경기를 보러 다닌다는 게 일상적인 취미는 아니에요.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원래 울산현대축구단 팬이었어요. 물론 지금도 진행형이고요. 처음엔 울산 현대고에 대해서는 울산현대 유소년 팀으로만 알고 있었고, 경기를 보러 다니진 않았어요. 그러다 제가 고등학교 입학 무렵에 포항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그 해 여름에 포항에서 개최된 ‘2016 K리그 유스 챔피언십’이 계기가 되었어요.

친구가 자원봉사를 한다고 해서 찾아간 포항양덕구장에서 우연히 현대고와 수원 매탄고의 U17 준결승 경기를 보게 됐어요. 2-0으로 지고 있었는데 후반전에 2골 그리고 연장 후반에 1골을 넣어 역전극을 이뤄내더라고요. 그 다음 스틸야드에서 열린 결승전도 봤고요. 지금 졸업을 앞둔 현대고 선수들이 1학년일 때 그 해 챔피언십 U17우승을 했네요.

제 또래의 선수들이 경기에 최선을 다해서 뛰는 모습이 되게 열정적으로 느껴졌고 마음에 와 닿았어요. 그리고 더 성장해서 프로팀에 들어와 문수구장에서 뛰는 모습을 생각하니깐 응원하는 마음이 더 생겼죠. 그 이후로 인터뷰 기사나 영상을 찾아보기도 하고 경기를 보러 홈구장을 비롯해서 여기저기 관람하러 다닌 것 같아요. 그게 어느덧 3년이 되어가네요.

 

-응원한 3년을 되돌아보면 어느 팀보다 울산현대고 성적이 좋았는데. 팬으로서 기분이 어떠신가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죠. 그런데 좋았던 순간도 있었지만 아쉬웠던 순간도 있었어요. 그래도 우승한 걸 본 기억이 많이 남아요. 저에겐 즐겁고 보람찬 시간이었거든요. 좋은 추억을 가지게 해준 현대고 선수 분들에게 다들 수고하셨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올해 시즌이 마무리 되었는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이 기대되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또래 친구들이 전국대회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올해만 해도 주니어 리그B 전반기, 전반기 왕중왕전, U-18 챔피언십, 전국체전 고등부 우승. 4관왕을 했네요. 다들 ‘어우현’(어차피 우승은 현대고)이라고 말하더라고요. 제가 축구를 직접 하는 것도 아니라서 자극을 받는다고 하면 이상하고 직관하면서 즐기는 정도기에 짧게 말하면 “대단하다”라는 말 밖에 안 나오죠. 다른 팀 팬들 중에서도 친하게 지내는 분들은 다들 “부럽다.” “대단하다.” “멋있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제가 응원하는 선수들이 잘 되는 만큼 부끄럽지 않게 저도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현대고 선수들 가운데서도 특별히 챙겨보는 선수가 있나요?

모든 현대고 선수들 다 응원하고 있어요. 그런데 졸업을 앞둔 2000년생 선수들이 제일 눈에 많이 들어와요. 1학년 때부터 봐서 그런 것 같아요. 다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 중에서도 또 제 눈에 딱 한 선수가 안 들어온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나름대로 좋아하는 플레이를 가진 선수가 있으니까요. 3학년 조동열 선수요. 제가 앞서 말했던 처음 접한 현대고 준결승 경기에서 후반전 두 골의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었고, 포지션도 제가 좋아하는 포지션이거든요. 그래서 제 눈에 들어왔고 아직까지 응원 중입니다. 이제 졸업을 앞둔 선수라서 내년부턴 현대고가 아닌 다른 새로운 곳에서 볼 텐데 낯설지만 좋은 모습 보여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 사람들이 유소년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게 체감이 되나요?

평소에 경기를 보러 가면 관중석에 학부모님들이랑 눈에 익숙한 분들 몇 명뿐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조금이지만 예전에 비해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특히 여성 팬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러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한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어떻게 생각하면 선수들도 주변 환경에 쉽게 흔들릴 수 있는 어린나이인데 그에 맞춰서 팬들도 응원하는 입장에서 조심해줘야 하는 부분이 프로선수 응원할 때보다 더 크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포항에 거주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물론 원래 울산에 살았지만, 아무래도 포항과 울산의 축구 차원의 관계를 생각하면 표면적으로 참 묘한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포항에 사는 사람이 현대고 축구부를 응원한다는 느낌이요. 본인은 어떤 기분이 드나요?

주변에서 자주 그런 소리 들었죠. 포항에 거주하는데 포항 스틸러스 팬이 아니냐. 포철고 팬은 아니냐. 다들 제가 예전부터 울산현대 팬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더라고요. 저는 스틸야드(포항 스틸러스 홈구장)에서 울산과 포항 프로팀의 경기, 동해안더비라고 하죠. 그 때도 친구들이 일반석 앉을 때 전 원정석에 앉곤 해요. 뚝심이라 하면 뚝심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제가 현대고를 응원하는 입장이지만 현대고 선수들뿐만 아니라 다른 팀 유소년 선수 분들을 비롯한 유소년 축구선수 분들 모두 성공해서 잘 됐으면 하는 생각을 하곤 해요.

 

-최근 축구 마케팅을 담당하는 분들은 여심을 사로잡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그런 게 계속 축구를 보던 당사자에게도 피부로 느껴지나요?

대표팀의 선전과 함께 기존 축구에 대한 인기가 늘어나긴 했지만 선수들의 화려한 외모에 팬이 되는 경우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일부 팬들은 그런 팬들을 달갑게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죠. 축구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에요. 축구 규칙을 잘 몰라도, 특정 선수만을 좋아하더라도 어떤 이유에서든 누구에게라도 열려있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오히려 이러한 상황이 호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표팀 경기뿐만 아니라 K리그 그리고 유소년까지 흥행 열기를 이어올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양한 마케팅이나 홍보 전략에 기존 팬들도 반갑게 받아들여야 하고 더불어 특정 선수를 열렬히 좋아하는 팬들은 누구보다 소비성향이 강해서 입장권이나 여러 MD상품에 적극적으로 구매성향을 띈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축구 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꼭 취미가 직업으로 이어지라는 법은 없어요. 하지만 덕업일치라는 말이 있듯이, 취미가 업이 되었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거예요. 꼭 정확하게 현대고와 관련된 일이 아니더라도, 축구와 관련해서라도 본인에게 덕업일치를 이루고 싶은 마음이 있나요?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축구를 좋아했다면 관련 직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한번쯤은 짧게나마 고민을 해보지 않았을까요? 저도 관련 직업에 대해 꿈을 가져본 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저는 제가 하고자하는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어서 그걸 성취하고 난 후에 제가 좋아하는 축구를 즐기는 저의 모습이 더 기대가 되는 것 같아요.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여러 가지 자격증 취득이나 대외활동에도 도전해보고 싶네요.

어마루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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