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은 이재용 부회장의 삼바 춤을 째려보고 있다
정의의 여신은 이재용 부회장의 삼바 춤을 째려보고 있다
  • 최병문
  • 승인 2018.11.2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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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문 정치칼럼 ‘사람세상’

돈이 돈을 버는 자본의 무한증식이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산 증식 과정은 한 톨의 씨앗이 화려한 꽃을 피우는 마법을 보여준다. 1996년 청년 이재용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60억원을 증여받아 세금내고 남은 44억원 종잣돈으로 비상장 계열사인 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매입한다. 두 회사는 급속 성장했고, 2년 만에 보유 지분을 매각하여 563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그 후 미 하버드대 유학 중에도 그는 삼성 경영진과 함께 짬짜미 투자를 계속한다. 1999년 무렵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삼성에버랜드, 삼성전자, 제일기획의 전환사채(CB) 등을 헐값으로 우선 배정 받아 인수하며 거액의 차익을 만든다. 삼성 SDS의 경우를 살펴보면 시장에서 5만원대인 주식을 7150원에 발행해서 인수하게 하고 삼성 계열사들이 일감을 집중적으로 몰아주면서 회사를 폭풍 성장시킨다. 삼성 SDS 주식에 그가 투자한 돈은 109억 원이지만 2014년 상장되면서 지분 가치는 2조5000억원으로 뻥튀기 된다.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바꾼 삼성에버랜드 투자 수익률은 훨씬 높다. 48억원을 투자해 5조원의 이익을 거두었다. 세금 내지 않고 재산을 편법으로 물려받는 범죄의 목적이 무난히 달성된 것이다. 그 와중에 특검 수사를 받기도 했지만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등이 배임 혐의로 가벼운 처벌을 받으며 마무리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드디어 국내 주식부자 2위로 우뚝 서며 일단의 마법을 완성했다.

2015년 그룹의 핵심회사인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한다.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듯이 이재용 부회장은 합병 직전에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부장을 은밀히 만나 합병에 찬성해줄 것을 부탁했다. 결국 2015년 7월 국민연금의 동의를 받아 제일모직 1주에 삼성물산 3주의 비율로 합병이 성사되었고 이재용 부회장은 신규 상장된 삼성물산의 지분 17%를 확보한다.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상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으므로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전체를 장악한 셈이 되었다.

그러나 아뿔싸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빨간 불이 켜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2015년 회계처리 변경 과정에서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고의로 했다고 최종 판단한 것이다.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적 분식회계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는 2011년 회사 설립 이후 연속 적자를 냈으나 상장 직전 당기 순이익 1조904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015년말 미국의 파트너 회사인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관련한 회계기준 변경으로 에피스의 지분가치는 취득원가로 약 3000억원에서 4조8085억원으로 상승했다. 삼성바이오가 에피스에 대한 평가방식을 ‘장부가액’에서 ‘공정시장가액’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2015년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기준 변경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 연관된다는 의혹이 참여연대 등에 의해 꾸준히 제기되어왔는데 과연 사실이었다. 분식회계로 삼성바이오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당시 모회사인 제일모직과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고의적 분식회계로 자본시장을 교란시킨 삼성바이오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될까?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회계 책임을 물어 대표이사 해임권고, 검찰고발, 과징금 80억원 부과를 결정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또 회계 감사인 삼정회계법인에 1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삼성바이오 감사업무를 5년간 제한했다. 참으로 아쉬운 솜방망이 처벌이다. 삼성바이오는 분식회계가 아니었다면 상장 자체가 불가능했을 기업이라는 점에서 상장폐지가 마땅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상장폐지 불가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룬다. 분식회계로 상장폐지된 전례가 없다는 점과 개인투자자와 국민연금이 삼성바이오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상장폐지가 되면 이들의 반발이 클 것이라는 게 이유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가 이루어졌다는 의혹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검찰의 칼끝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향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대법원 심리 중인 이재용 부회장 재판도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2심 선고 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석방됐다. 2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겁박을 받은 피해자로 규정했고 “경영권 승계작업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상황은 바뀌고 있다. 상속에 수반되는 천문학적 비용을 치르지 않고 그룹의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불법 편법은 엄중한 단죄의 대상이다. 정의의 여신은 이재용 부회장의 삼바 춤을 째려보고 있다.

최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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