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확산을 경계한다
불평등의 확산을 경계한다
  • 김연민 울산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 승인 2018.11.2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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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논단

비정규직 등 서민층은 아무리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우리 사회에서 심화하고 있는 격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부의 세습으로 인한 계층이동의 어려움’이며, 그다음으로는 비정규직 양산과 차별 같은 ‘노동시장의 불평등, 과도한 학벌사회, 부족한 사회안전망’이 꼽힌다.

가난은 여러 가지로 정의된다. 첫째, 상대적 빈곤 즉, 부자에 비해 가난한 사람이 있다는, 빈부의 격차를 말한다. 둘째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 즉 피구휼자로 어떠한 지원이나 다른 사람의 자선에 의지해 그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셋째, 신체 (지능, 영혼)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곳까지 성장시키기 위하여 물자를 비축해 놓지 못한 자로 지능, 영혼은 비물질적인 것이므로 이를 통상 빼고, 신체의 자연적 발달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것을 우리 생존에 필요한 것으로 간주했을 때 그만큼의 것을 가지지 못한 자로 최저 생계비의 소득(식비, 주거비, 연료비, 이외의 잡비)조차도 가질 수 없는 사람을 일컫고 이를 일반적으로 가난의 정의로 본다.

2017년 소득 상위 10%가 하위 10%의 72배를 벌며, 상위 10%의 소득 집중도가 미국(50%) 다음으로 높은 48.5%로 증가했다. IMF 체제 이전인 1995년 한국의 상위 10% 소득 집중도는 29.2%에 불과했다. 2000년 35.8%, 2008년 43.4%, 2012년 44.9%, 2017년 48.5%로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2018년 상위 0.1% 근로소득은 하위 10%의 1000배이며, 부동산 임대 소득은 상위 10%가 절반을 독식하여, 자산 불평등 정도를 고려하면 주요국 최악의 수준으로 평가된다.

중산층은 “능력에 따른 보상보다 부의 세습에 따라 지위가 결정된다.”고 한다. 2014년 기준, 부동산 보유 상위 100명은 1인당 평균 주택 166채 (공시가격 158억 원)와 1115억 원 상당의 토지를 보유했다. 반면 최하위 10%의 부동산 보유금액 평균은 500만 원이었다. 상위 1% 개인이 하위 10%에 비해 646배나 많은 부동산을 보유했다. 부의 유지와 확대를 위한 중요한 밑바탕인 교육, 취업 기회가 부모 세대의 자산과 소득에 영향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부의 양극화를 해소하지 않는 한 한국의 소득집중도, 자산 불평등 정도는 최악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세계 경제학자 중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의 한 명으로 꼽히는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에서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인적자본 훈련에 대해 원칙적으로 모두가 지지하는 편”이라면서도 “이 방법은 하위 50%에 대해서는 개선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겠지만 제한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논의는 사전분배와 재분배를 놓고 벌어진다고 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사전분배는 결국 임금 수준을 변경시키는 것인데 노조활동을 보강하거나 최저임금제 등을 활용하는 것이고 재분배는 세수(참고, 법인세, 소득세, 보유세, 상속세)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유럽은 미국보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세금 부과율이 10%가량 높은데도 경제의 실적이 우수한 편”이라고 한다. 또 “GDP 대비 세금을 35%까지는 지속 가능한 해법이라 생각한다”며 “부가 극도로 편향되면 시장이 굉장히 왜곡되기 때문에 상속에 대해 과세하는 등 부의 편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세수를 증대할 수 있다”고 한다.

각 국가별 법인세는 미국 35%, 호주 30%, 한국 22% 영국 19%, 캐나다 15%이나, 실효세율은 16% 정도로 세계적으로 낮아 25% 정도로까지 높여도 늘어난 세 부담 때문에 기업이 한국을 떠나는 극단적인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은 작다.

소득세는 소득의 재분배 기능이 가장 중시되는데 실제 소득세의 세전-세후 지니계수 변화비율은 우리나라가 0.03으로 계산이 가능한 OECD 회원국 31개국 중 30위로 세전에 비해 세후에 지니계수(소득분배 불평등도)의 개선 정도가 아주 낮다. 소득세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세금을 걷고 난 후에 소득불평등이 개선돼야 하는데, 그런 효과가 거의 없으므로 소득세를 인상하여 소득 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

한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부동산 보유세 현황과 쟁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0.16%다. 프랑스 0.57%, 일본 0.54%, 영국 0.78% 등의 국가와 비교하면 3~5배 낮다. OECD 13개국 평균도 0.33%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이다.

촛불혁명이 정권에게 요구한 것은 좀 더 과감한 개혁이었다. 법인세, 소득세, 보유세, 상속세 인상은 기득권과의 일전을 각오해야 한다. 1995년 한국의 상위 10% 소득 집중도가 29.2%에서 2017년 48.5%로 된 것은 국가의 중요한 실패다. 정부는 분발해서 시장의 왜곡을 바로 잡아야 한다. 촛불혁명 세력도 기득권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혜안을 길러야 한다.

김연민 울산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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