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과 심리
질문과 심리
  •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 승인 2018.11.2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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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쏭샘의 심리로 마음 들여다 보기

한 분이 나에게 물어보셨다. 관계에서 불편한 사람이 있을 때 어떻게 하시냐고? 그 분께 그 사람이 사적인 관계에서의 사람인지, 일적인 관계 속에서의 사람인지를 물어보았다. 그러니 그 분께서 사적인 관계 속에서의 사람이다, 라고 말씀하시며, 자신은 관계에서 불편함이 있으면 그 사람을 회피하게 된다고 말씀하신다.

그러면서 어떤 심리 때문인지를 물으셔서, ‘내가 화가 나는 이유는 내 안에 있는 내가 수용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라는 심리학자 융이 한 얘기를 했다. 그래서 ‘내 안에 있는 모습인데 내가 그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거나, 그 모습이 부러운데 나는 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그럴 수 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그 사람에게 나에게 없는 모습이 있는데 그 모습을 인정하기보다는 질투했었던 것 같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렇게 그 사람을 질투하면서도 그 사람을 평가하는 자신의 모습이 불편하고, 미성숙하다, 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 분이 가지고 있는 평가의 개념을 물었다. 그랬더니 그 분의 평가에 대한 개념은 내가 판단하여 이익이 있으면 취하고 그렇지 않으면 취하지 않음이었다. 그리고 이익에 따라 사람을 취하고 취하지 않는 자기 자신이 불편함을 얘기하셨다. 결과적으로 나에게 질문하셨던 분은 자신이 불편한 사람에게 자신에게는 없는 장점이 있으나 그것에 대해 자신이 가질 수 없음에 질투하면서도 인정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불편하셨던 것이다.

하지만 평가의 개념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나의 경우 평가에 대한 개념은 성장을 위한 것이다. 그리하여 평가는 상대와 나의 성장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며, 성장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평가는 평가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나는 평가라는 것이 불편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렇게 우리 둘은 질문을 통해 평가에 대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념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면서 평가의 개념 속에 있는 심리인 불편함과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를 알 수 있었다. 동시에 각자가 가지고 있었던 평가라는 개념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내가 질문을 했다. 나의 의견이 상대의 의견과 다름을 얘기했을 때, 상대가 ‘말대꾸를 한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 사람의 심리는 어떤 것 같냐는 질문을 했다. 그랬더니 그 분께서 첫째 자신과는 다른 반대 의견을 얘기하는 그 순간 자신에게 반대한다, 대적한다, 대항한다, 라는 것으로 들릴 수 있고, 둘째 그렇게 들린다는 건 나와 상대방의 관계를 상하관계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렇게 상하관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과는 다른 의견을 말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대들고 따진다,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말씀하신다.

다른 의견을 제시함에 있어서 그 사람의 의견이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 의견이 다르므로 다른 방향에서 다시 생각해보면서, 서로의 생각의 틀을 넓히고 싶어하는 나의 마음과는 달리, 상대는 내가 자신에게 동조해주길 바랐던 마음이 있었기에 자신과는 다른 의견이 불편했던 것이다. 서로가 원하는 것이-사고의 확장을 통한 서로 생각에 대한 이해 혹은 동조해주길 바라는 마음-다름으로 인해 생긴 불편함이었다.

이렇듯 우리는 서로 질문을 하면서 살고 있다. 질문 중에 사실에 대한 확인이나 답이 있는 시험 문제 등에 대한 질문들은 나의 답이 맞는지 혹은 상대방이 답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다. 즉 맞고 틀림을 가리기 위한 질문이다. 반면에 답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 아닌 다른 질문들에는 그 안에 있는 이유 즉 심리가 모두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확인이나 내가 무언가를 맞추기 위한 질문만을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질문 자체를 하지 않는다. 내 수준이 드러난다,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이 들키기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하여 질문을 하지 않는 행동을 지속하게 되면서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 계속 함구하게 되고 결국은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하게 되는 것이다.

또 질문을 할 때 상대방의 심리 즉 그 사람이 가진 이유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지 않고 내 욕구 충족만을 원하며 질문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질문 안에 있는 심리는 내가 듣고 싶은 말만을 구할 때가 그런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 형태만 질문일 뿐 상대에 대한 요구나 왜 그렇게 해주지 않느냐는 원망을 가진 공격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진정한 질문은 그 사람의 얘기나 생각 또는 감정을 알고 싶을 때 비로소 할 수 있는 것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질문할 때 그냥 한다. 하지만 질문은 서로의 성장이 우선되지 않으면, 그 중심이 상대에게 있지 않으면 상처가 될 수 있다. 또한 진정한 질문으로서의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그리하여 질문은 우리를 상처받게 할 수도, 정체시킬 수도, 성장시킬 수도 있는 것 같다.

상담 장면에서, 일상에서도 질문을 많이 하는 나이기에 나의 질문이 진심으로 상담실에 있는,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성장을 위해서, 그 사람 존재 자체에 대해 진심으로 궁금해서 하는 것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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