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작업에서의 호의와 권리
팀작업에서의 호의와 권리
  • 이창수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미디어강사 시민기자
  • 승인 2018.12.06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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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할 때 팀에 한 명쯤은 능력자라고 불리면서 유달리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어떤 팀이나 모임에 가면 그런 쪽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대부분 기술적인 부분에서 평가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람들의 평가와는 별도로 내가 돌아보는 나는 기술보다 행정 및 프로그램 기획 쪽에 훨씬 특화되어 있고 강점도 많다. 다만 다른 사람들보다 기계나 기술 쪽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면서 프로그램 기획을 잘하기 위해서 결국 기술력과 기술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공부를 하고 있는 것뿐이다.


기획력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남들과 비등비등한 수준이라고 가정할 때 나는 혼자서 모든 운영 및 총괄까지 가능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운영불가 수준으로 지식이 전문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팀작업을 진행하면 나에게 기술과 관련된 일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 기술을 할 사람이 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기술 외의 일을 기술을 모르는 사람이 맡게 된다.


나는 자연스럽게 기획에서 한 발 빠지게 된다. 이런 상황을 보통 문제 삼지는 않는다.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전체적인 일이 진행되고 그것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나에게도 충분히 이득이며 사람마다 주어진 능력과 경험이 다른 만큼 상대가 잘하는 다른 분야에서 더 많은 책임감을 갖고 메꿔주면 상쇄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마 비슷한 상황의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다. 문제는 실제 실무에 들어가서다. 여기서 갈등과 불화가 생긴다.


두 사람이 팀을 이뤄 기획능력과 기술력이 동시에 필요한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A는 뛰어난 기획능력과 뛰어난 기술을 동시에 갖고 있는 능력자이고 B는 뛰어난 기획능력을 가졌지만 기술에 대해선 초보적인 수준밖에 모르는 일반적인 사람이라고 가정하자.


이런 상황에서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A에게 기술과 관련된 일이 몰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기획과 기술은 결국 함께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술이 되는 A가 판단이나 결정 등을 하는 중요한 일도 처리하게 되면서 일에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B는 기술에 대해서 초보적인 수준밖에 모르기 때문에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한계점이 분명히 있다. 이 지점에서 갈등이 발생한다. 소수의 B들이 B도 같이 해야 될 일인데 자신이 기술을 모fms다는 이유로 A한테 기술 관련 일을 미루고 자신은 나 몰라라 무임승차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어느 순간 당연한 것이 된다.


A는 B에게 기술을 모르면 기술에 대한 공부라도 해서 최소한의 서포트는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A가 기술을 전담하는 만큼 기획에서 더 많은 책임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하면 B는 딱 기획에서 자기 몫만 하고 선을 긋는다. A가 잘하고 자기는 못하니까 기술은 A가 전부 해야 되고 기획은 반반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면서 모르쇠를 취한다. 자연스럽게 A는 화가 나고 팀에서는 불화가 일어난다.


영화 <부당거래>에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가 된다”는 유명한 명대사가 있다. A가 호의로 기술을 전담해주는 것을 B는 자신이 기술 관련 업무를 안 해도 되는 권리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런 상황은 의외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런 상황 역시 일종의 언도 도그마(약자가 힘이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강자보다 도덕적 우위에 있고, 강자가 힘이 세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여기는 믿음) 상황이라고 본다. 기술이 있는 사람이 희생해도 기술이 없는 사람이 그 사람의 덕을 보는 것은 당연하다는 믿음이 깔려있는 행위다.


A가 기술을 잘하는 것과 B가 기술을 안 해도 되는 것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 호의로 한 행동이 상대에 의해 이용만 당하고 그로 인해 내가 피해를 받는다고 느끼면 A는 자신의 이런 호의를 B에게 베풀 이유가 없어진다. 같은 상황이 몇 번 반복되면 A는 B에 대한 호의를 거두고 자기 일만 챙기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변한다. 이것은 A와 B 둘 모두에게 좋지 않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 알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소수가 문제를 일으키듯 소수 B들의 이기적 행동 때문에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행동을 하는 B들에게 그것은 A에게도 B에게도 결국 피해로 돌아오는 행위니까 그런 행위는 자제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창수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미디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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