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당례(2)
승당례(2)
  •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승인 2018.12.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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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명의 고전 성독

동구청의 지원을 받아 명덕초에서 ‘명덕마을서당’을 한 해 동안 운영하고 발표회를 한다. 한시를 읊고 경전을 성독하는 것으로는 부족해 ‘성독 체험’을 넣어보았다. 구경하러 오신 참관자들이 여태까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정통 한문 공부법’을 조금 맛보고, 한문 공부가 어렵지 않고 친근하여 삶의 한 방편이 되겠구나 하고 느낀다면 큰 성공이다. 2000년 동안 읽어온 글소리가 200년 안에 사라졌다. 이렇게 연륜이 깊은 글 읽는 소리는 남녀노소 모두를 감동시킬 것이다.

박지원 선생의 ‘연암억선형’이라는 시는 참 묘하다. 선친-선형-자기로 이어지는 마음의 정은 각자 몸이 서로 헤어진 것과 다르게 영원하다. 선조가 남긴 이런 시는 마음을 잃어버리고 몸의 풍요만 추구하며 가난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을 돌아보게 한다. 先親(先君), 先兄은 돌아가신 아버지와 형님을 말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큰형님 뒷모습에서 아버지 비침을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형님마저 돌아가시면 아버지를 형님을 어디서 뵐까? 아버지와 형님을 모두 담고 있는 자기 자신을 볼 수밖에 없다. 나는 나 혼자가 아니라 형님과 아버지를 담고 있는 나다.

 

형님 생각

                         박지원

우리 형님 얼굴 누구와 닮았던고

아버님 그리울 때 우리 형님 찾아갔지.

이제 형님 보고프면 어디 가서 뵐까.

단정하게 옷을 입고 시냇물에 비춰볼밖에.

 

<한시>

燕岩憶先兄(연암억선형)이라

朴趾源(박지원)이라

我兄顔髮曾誰似(아형안발증수사)요

每憶先君看我兄(매억선군간아형)을

今日思兄何處見(금일사형하처견)할꼬?

自將巾袂映溪行(자장건몌영계행)을

 

<한자풀이>

燕 제비 연, 岩 바위 암, 憶 생각할 억, 先 먼저 선, 兄 맡 형, 朴 성 박, 趾 발지, 源 근원 원, 我 나 아, 顔 얼굴 안, 髮 터럭 발, 曾 일찍 증, 誰 누구 수, 似 같을 사, 每 그때마다 매, 憶 그리울 억, 君 임금 군, 看 볼 간, 今 이제 금, 日 날 일, 思 생각 사, 何 어느 하, 處 곳 처, 見 볼 견, 自 스스로 자, 將 앞으로 장, 巾 두건 건, 袂 소매 몌, 映 비출 영, 溪 시내 계, 行 갈 행

 

<글귀풀이>

燕岩: 제비 모양 바위에서, 지명,

憶先兄: 돌아가신 형님을 그리워하다.

朴趾源: 근원으로 돌아가라.

我兄顔髮: 우리 형님 얼굴 수염이

曾誰似: 일찍이 누구와 같았던고

每憶先君: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날 때마다

看我兄: 우리 형님 보았지

今日思兄: 오늘 형님 그리운데

何處見: 어디 가서 뵐꼬?

自將巾袂: 스스로 장차 두건과 두루마기를 입고, 의관을 갖추어

映溪行: 시냇가에 나를 비춰보러 가야지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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