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용균 노동자 추모시 - 되돌려주어야 한다

이인호 / 기사승인 : 2018-12-20 09: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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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려주어야 한다
-故김용균 노동자 추모시



이인호



참담하다. 환호는 잠깐,
절망은 더욱 깊어진다

무엇이 바뀌었는지
무엇이 바뀌지 않았는지
죽음의 외주화는
나 대신 네가 죽으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러니 우리 대신 누가 죽어가고 있는가
살기 위해 들어와
저들의 이윤이 되고
이윤의 탐욕으로 죽어간 곳
정작, 책임은 아무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등 떠밀며 책임도 떠미는
죽음의 책임은 가장 안전한 곳에서
이윤을 챙긴 자들이 져야할 몫

2016년 구의역에서
2018년 태안에서
희망과 떨림으로 가득해야 할
가방에선 여전한 컵라면이 나왔다
집어넣을 것이라곤 컵라면 밖에 없어
끝내 뜨거운 물 한 컵 얻지 못하고
유품이 되어버린
유품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막막해서
그 막막함을 이제 되돌려주어야 한다


당연히 저들이 가져가야 할
죽음의 책임과
당연히 저들에게 돌려줘야 할
유품의 막막함은
바뀌지 않고 바뀔 것 같지 않은
저 공고한 벽을 향해
우리가 던져야 할 창이다
내가 던지고, 당신이 던지고
벼르고 날을 세워
우리가 함께 던져서
당연히 돌려주어야 할 창이다


우리의 잘못은 벼려야 할 창을 버린 것
우리의 잘못은 기대도 없는 벽에 기댄 것
이제 그 잘못까지 모두 함께 모아
던져야 한다
죽기 살기로 던져야 한다
더 이상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
더 이상 저들이 있는 자리가
안전하지 않음을 각인시켜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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