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니 생각이고’ 생기발랄 동백꽃이 피다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19-01-02 17: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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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쓰는 자연 이야기


새해에는 붉은 동백꽃처럼 생기발랄한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동고 기자
새해에는 붉은 동백꽃처럼 생기발랄한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동고 기자

새해마다 모두가 새로운 변화를 만든다고 분주하다. 작년은 하도 많은 일들을 겪다보니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한 해 동안 찍은 사진들을 한 번 쓱 훑어보니 여러 변화를 겪은 것이 신기할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찰나의 시간으로 나누는 경계가 물리적으로 보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길게 보였던 365일의 시간에도 마디가 지고 또 새로운 365일을 맞는다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 인생이 지루하게 느껴지다가도 단계가 있고, 게임의 레벨-업 같은 기분을 맞보는 재미다. 몇 단계까지 갈 지는 해봐야 하는 게임이다. 엄연한 사실은 한 살을 더 먹는다는 것이다.

시간의 흐름은 더 나이를 먹는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은 슬프기도 하지만 다행스럽기도 하다. 바빠 정신없던 사람들도 세밑과 새해에는 같은 마음이 되어 서로 다독이고 진지해지는 것이다. 지난 한 해를 겪어 본 경험으로, 올해 또 어떻게 겪나 하는 두려움도 앞선다. 하지만 해석이 풍부해지고 상황에 대한 여유가 생기는 것이 조금의 위안이랄까?
일출 사진을 찍으러 가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은 것은 세상이 별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묵어둔 많은 것들이 짧은 시간에 바뀐다는 것이 착각일 수도 있다. 착시이거나 화려한 수사에 현혹된 것일 수 있다. 헛된 희망이 가장 큰 갈망을 부추긴다고 하던가 과한 열정을 내는 사람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사람은 계속 열정을 내기에는 힘든 존재다. 열정보다 ‘공감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 논리와 설득이란 것도 ‘궤변의 말짓기’일 때도 많다. 공감이란 ‘너와 내가 서로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제안하는 용기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아는 것은 머리에서 가슴에 도달하는 거리가 제일 멀다는 말처럼 쉽지 않다. 공감 능력은 식지 않는 에너지원이기에 온 세상의 화두가 되었다.
대왕암 앞에 도착하니 어둑어둑한 바닷가에 일출사진을 담으러 온 사람들이 몇몇 있다.
새해, 동구지역 희망을 담으려는 바람이 어디 동구만의 것이겠나 한 재벌가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수많은 사람들 삶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갈수록 깊어지는 빈부의 차이, 물질적 풍요의 차이 이상으로 소통의 탁자를 같이 하기도 힘든 세상으로 흘러간다.

일출사진을 찍고 나오다가 붉어오는 기운을 받아 더 붉게 빛나는 동백꽃을 만났다.
잎들은 건조한 겨울바람에 바짝 웅크려 있는데도 군데군데 맹추위 눈치 보듯 꽃잎을 살짝 열어 꽃을 피웠다. 질기기도 질긴 생명력에 감탄했다. 추운 겨울에 모두가 시커먼 롱패딩으로 거리가 우중충한 분위기에, 맨 다리에 빨간 루즈를 칠한 여성분을 만난 듯하다. 우리는 혀를 내두르면서도 다르게 움직이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동백나무가 살아가는 방식은 그냥 다르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최근 마지막 5집 앨범을 내고 10년간의 밴드 활동을 접었다. 그동안 독특한 음악세계로, 파격적인 가사와 생기발랄한 음률로 팬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었다. 5집 앨범에 수록한 ‘그건 니 생각이고’ 가사를 보면 솔직발랄한 내용들이 나온다.


이 길이 내 길인지 니 길인지/길이기는 길인지 지름길인지
돌아 돌아 돌아 돌아 돌아가는/길인지는 나도 몰라
몰라 몰라 몰라 너도 몰라/결국에는 아무도 몰라
그대의 머리 위로/뛰어다니는 것처럼/보이는 사람도/너처럼 아무 것도 몰라
그냥 니 갈 길 가
이 사람 저 사람/이러쿵 저러쿵/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해도
상관 말고/그냥 니 갈 길 가
미주알 고주알/친절히 설명을/조곤 조곤 조곤 조곤 조곤 조곤 해도
못 알아들으면 이렇게 말해버려
그건 니 생각이고/아니 그건 니 생각이고/아니 그건 니 생각이고


추운 겨울에 동백이 빨갛게 피는 것도 제 갈 길을 가는 것이라 여기고 고개를 끄덕인다.
독자분들도 ‘아니 그건 니 생각이고’를 생기발랄하게 외치면서 새해에는 자신이 갈 길을 뚜벅뚜벅 가시길 바란다. 변화는 각자 만드는 것이고 각자 가는 길이 변화라 믿는다. 새로운 변화를 이뤄, 복도 덩달아 많이 챙기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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