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경영체 배내골숲사람들 광양, 곡성 견학기

진한솔 그루경영체 조선업태양열교육협동조합 / 기사승인 : 2019-01-02 18:5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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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배내골 돌배와 광양 돌배


아침 일찍이었습니다. 아니 생각해보면 그렇게 일찍은 아닐려나요? 그루경영체 배내골숲사람들은 하루의 긴 여정을 위해 이른 시간에 차에 오릅니다. 이들의 견학지는 광양 돌배작목반과 곡성 항꾸네마을입니다. 아침도 먹지 않은 시간에 버스를 타서 출발하게 됩니다. 배고픈 사람들은 잠시 휴게소에서 시간을 내어 그나마 배를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춥기도 춥고 약간의 공복상태였지만 그럼에도 설레는 것은 예쁜 산들을 바라보며 여행가는 듯한 느낌 덕분이었습니다. 배내골숲사람들은 울산 배내골에 함께 살아가는 선생님들이 모인 곳이기에 마을 느낌이 물씬 납니다. 11월 26일 마을사람들의 견학이 시작됩니다.


긴 시간을 거쳐서 도착한 곳은 광양의 농협이었습니다. 자리를 소개받고 들어간 곳은 농협의 한 회의실 장소 비슷한 곳이었습니다. 어째서 은행이었을까요? 알고 보니 광양의 돌배를 연구하는 회장님께서 20년 전부터 농협과 함께 농가에 보급하기 위해 함께 일을 해오셨기에 이곳으로 안내를 받고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20년 전부터 보급을 하였으나 아직 돌배에 대한 인식이 맣이 확산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에게 돌배가 어떤 음식인지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기에 꾸준한 홍보와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합니다.


이곳의 돌배는 산에 과수원처럼 운영하여 수확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약으로서도 활용이 되고 이곳에서는 서리를 두세 번 맞은 후에 수확을 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지역의 특성상인지 묘목의 특성상인지는 아직까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보급이 널리 되기 위한 시장력을 확보하기 위해 홈쇼핑으로 판매 경로를 만드셨다고 합니다.


이곳의 돌배는 직접 연구해서 만든 묘목들로 수확을 하고 있었습니다. 연구해서 만든 묘목들을 공유할 수 없는 이유는 이 묘목이 너무 많이 보급이 되면 가치가 떨어질까 봐 실행할 수 없다고 합니다. 언젠간 돌배가 어떤 형태로든 유명해지는 때가 올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돌배가 저장되어 있는 농협창고를 가보았습니다. 돌배를 둘러보았는데요, 울주 배내골에 있는 돌배와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울주 배내골의 돌배는 오래 전부터 있던 야생돌배입니다. 돌배에 향이 그윽히 맺혀서 좋다고 하는데 담양에서 연구해서 만든 묘목의 돌배들에게는 향이 크게 나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를 살펴본 배내골숲사람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후에는 매실즙을 만드는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매실뿐만 아니라 돌배도 즙으로 만들 때 활용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곡성 농부 이재관 선생님


이제는 광양에서 곡성으로 이동하는 시간입니다. 곡성의 항꾸네협동조합에 도착하니 이재관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이재관 선생님의 안내로 ‘농담’이라는 항꾸네협동조합에서 만든 카페 겸 작은도서관에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재관 선생님께서는 농촌생활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진행하셨습니다. 이제 17년째 농부가 되신 이재관 선생님. 농부가 되어서 가장 생각이 많았던 부분들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맥을 이어가는 기술이 무너진 이 시대에는 모두가 망가진 제품을 고칠려는 노력보다는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돈을 벌어와서 제품에 투자하는 일 외에 없다고 합니다. 점점 사람의 활용도는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AS에서도 업자를 불러 상담을 받으면 새로 사는 게 좋을 거라고 말하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이재관 선생님은 전통생활기술을 되살리기 위해 적정기술로 노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거름으로 틀밭 농사, 시골집 짓기까지


가장 먼저 음식을 해결하기 위해 농사를 생각하게 되었고 농사를 짓기 위해 자연적으로 거름은 어떤 것을 쓸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습니다. 이재관 선생님은 거름을 깻묵과 살겨, 왕겨, 뒷간에서 나온 거름, 톱밥, 부엽토, 밭에서 나온 부산물 등 모두를 잘 섞어준 뒤 물을 뿌리고 비닐을 씌우며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외에도 생태뒷간을 이용하여 순환할 수 있고 뭐든지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생각하고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생태뒷간에서 만들어진 거름들은 2년에 한 번 정도 밭에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렇게 만든 거름들은 화학비료를 의존해서 만든 것보다 땅에게 건강하겠지요? 화학비료를 이용해 토양이 척박하고 다른 비료를 투입하고 그러므로 작물이 연약하게 자라니 농약을 계속 치게 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좋은 거름이 준비가 되니 이제는 작목들을 심어야겠죠. 이재관 선생님은 틀밭을 만들어서 사람이 다니는 길과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길을 나누셨다고 합니다. 흙에는 항상 여러 가지 부산물을 덮어줌으로써 이곳에서 벌레가 쉬다 가게 할 수 있고 흙도 보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겨울이 오면 이 틀밭에는 쌀겨를 뿌리고 그 위에 왕겨를 덮어서 함께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 나무판으로 틀밭을 만들기도 하고 블록벽돌로 틀밭을 만들기도 하고 어디에 작물을 심고 어디가 사람이 밟는 땅이 되는지 영역을 잘 나누면 작물과 사람 둘에게 서로 좋은 효과를 가져옵니다. 심지어는 시멘트 벽돌을 이용한 틀밭도 만들었는데, 사람이 지나가는 길이 시멘트 벽돌이 되기에 그 밭에서 농사를 지으실 땐 슬리퍼를 신고 지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자급자족으로 먹거리가 해결될 무렵 이재관 선생님은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됩니다. 시골집 짓는 것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업자에 맡기는 것보다 비용을 줄이고 내가 원하는 것들을 전부 자신의 손으로 만들 수 있게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집을 한 사례로 보여주셨습니다. 젊은 층 부부가 곡성으로 귀농하기 위해 오셨다가 집을 직접 짓기 위해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을 보고 이재관 선생님이 함께 만들었다고 합니다. 전기도 없고 물도 안되고 처음 집을 짓는 일이었지만 세 명이서 함께 뚝딱뚝딱거리니 이미 집은 완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때 알 게 된 것은 내가 이 분야를 해 본 적이 없지만 ‘서툴더라도 뭐든지 사람이 만들어낼 수 있다’였습니다.




생활기술 나누려 만든 공방 ‘다짜고짜’


이후로 이재관 선생님은 귀농한 친구들과 생활기술을 나누기 위해 더 큰 공방도 만들기를 시도하였고 ‘다짜고짜’라는 공방이 탄생하였습니다. 그 당시에 이재관 선생님의 자녀들에게도 목공놀이를 통해 짓기라는 개념을 자연스럽게 알도록 했습니다. 자녀들에게 공구를 다루는 것에 대해 ‘못해! 위험해!’라고 말하면 그 아이들은 평생 할 수 없겠지요. 이재관 선생님은 자녀들에게 ‘이렇게 다뤄야 안전해’라며 공구를 쓸 수 있게 위험하지 않을 수 있게 기다리고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놀라시겠지만 또 이재관 선생님은 다른 고민을 하고 시도를 합니다. 이 선생님은 도대체 이 고민과 시도를 몇 번이나 하는 걸까요. 이번의 고민은 옷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45년 된 헌 재봉틀을 고쳐서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옛 재봉틀이니 어릴 때의 감성도 살아날 것입니다. 직접 옷을 만드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도 재봉틀 사용법을 알려주셨다고 합니다. 그래야만 기술은 되물림될 것이라는 신념을 확실히 가지고 말이죠. 대단하게도 이 재봉틀로 옷짓기 워크샵도 하였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필요한 것이 생길 때마다 사는 것이 아닌 어떻게 만들지 고민을 하고 실행하셨다고 합니다. 수수농사를 지은 후 남은 부산물을 모아 빗자루 만드는 것을 다른 분께 배우면 그것을 그대로 가르치고 이 기술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하셨습니다. 칡바구니도 직접 만들어서 쓰신다며 소금물에 담궈두어 벌레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쓰신다고 하였습니다. 소금물 같은 경우에는 김장을 한 후에 남은 소금물을 활용하는 재활용의 끝판왕까지도 활용하셨습니다. 이재관 선생님은 항상 고민을 하셨고 고민이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었고 그 방안을 쫓고 쫓다 보니 이만큼 성장해 있었던 이재관 선생님의 시골 삶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함께 만든 로켓스토브


이재관 선생님의 이야기가 끝나자 배내골숲사람들은 적정기술로 만들어진 로켓스토브를 함께 만들게 되었습니다. 처음 공구를 쓰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마다하지 않고 자신이 집에 가져 갈 것을 뚝딱뚝딱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농담’ 앞마당은 배내골숲사람들로 가득해 통을 자르는 소리, 통을 살짝살짝 내치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이윽고 로켓스토브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이재관 선생님은 직접 나무를 넣어서 물을 지피는 법을 가르쳐 주셨고 나무를 어떻게 넣는지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자신의 손으로 만든 로켓스토브의 화력을 보니 다들 뿌듯했던 모양입니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다짜고짜’ 공방이었습니다. 이 공방은 항꾸네협동조합의 조합원분들이 어떤 주문이 들어오면 다 함께 만드는 공방입니다. 용접을 할 수 있는 곳도 있었고 이미 완성된 난로들도 공방에 있었습니다. 이 공방의 앞에는 한 건물이 있는데, 그 건물은 청년들이 귀농귀촌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곳이었습니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그루경영체 배내골숲사람들은 견학을 마치고 왔습니다. 거의 8시간 넘도록 버스를 탔으니 모두 이번 일정이 험난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배내골숲사람들은 배내골 마을 사람들이라는 특성상 마을사람들과 함께 어디를 다녀온 추억이 쌓이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부럽기도 합니다. 오늘도 그 마을에서 만나기도 하고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소식을 전하기도 하는 배내골 마을 사람들. 이제 함께 걸어가는 만큼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기에 멈출 때도 있겠지만 모두 함께 조금씩 조금씩 걸어가다 언젠간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고 술이라도 한 잔 할 수 있는 모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을사람들이라는 성향이 강점이 되는 그루경영체 배내골숲사람들을 오랫동안 보고 싶습니다.




진한솔 그루경영체 조선업태양열교육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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