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지 않는 울산 만드는 게 마을공동체사업”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01-09 11: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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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령 울산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장
박가령 울산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 센터장 ⓒ이기암 기자
박가령 울산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 센터장 ⓒ이기암 기자


Q. 사람들은 ‘마을공동체’라고 하면 어떤 건지 잘 모른다. 마을공동체사업의 목적이 무엇인지?


울산은 타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그렇게 온 사람들은 일을 같이 하거나 관심사가 비슷할 때는 잘 모이긴 하지만, 요즘같이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에는 사람들의 모임이 지속성이 없고 협동심, 연대감 등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울산은 산업도시라는 특성 때문에 사람들 간의 연대감이 타 도시에 비해 더욱 떨어지는 편이라서,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으면 굳이 울산에 남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울산을 떠나 타 도시로 가는 이유가 일자리를 찾기 위한 것이라면 이해한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울산을 떠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 문제다. 이것은 울산시가 고민해야 될 부분이며, 이에 울산시가 마을공동체 사업을 통해 울산을 한번 오면 떠나고 싶지 않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가는 것이 마을공동체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Q. 마을공동체 사업이 올해로 1년차인데 그 동안 달려온 길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마을공동체 활성화 기본법이 2017년 12월 20일 울산시의회에서 통과되면서 조례가 만들어졌다. 그 조례에 의해 민간 위탁 공모사업으로 2018년 3월 20일 울산경제진흥원 1층에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가 설치됐다. 그 후 마을공동체 사업 설명회가 두 차례에 걸쳐 열렸고, 17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공모에 43개 단체가 마을공동체사업을 신청했고 그 중 33개 비영리단체를 선정했다. 애초에 20개 단체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시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13개를 추가로 더 선정하게 됐다. 그리하여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선정한 3개 시범단체를 포함해 총 36개의 마을공동체가 울산시 5개 구.군에서 활동하게 된 것이다.


Q.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만남, 소통, 공유’라는 세 가지 유형으로 활동했다. 첫째, 만남은 소규모(5인 이상)의 주민들과 함께 관계를 형성시켜 나가고자 하는 것으로서, 주민 간의 관계성을 확장해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단계다. 둘째, 소통은 공동체 형성(만남) 단계에서 확장, 발전해 마을의 변화를 주도하고 주민들의 역량을 함께 강화할 수 있는 창의적인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단계다. 셋째, 공유는 마을 주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을 주민 커뮤니티를 강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운영하고 프로그램을 공간 내에서 뿐 아니라 마을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다양한 사업이다.


Q. 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 있다면?

마을이라는 것은 결국 그 마을 안의 ‘사람’이 주체다. 그래서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면서 ‘사람과 마을을 잇는 공동체 키움 공간’을 키워드로 했다. 요즘 지방소멸도시, 지방축소도시 이런 말들이 언론에 종종 나오고 있다. 울산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1차, 2차 산업이 도미노처럼 돼있는 구조인데 이러한 공간산업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인구유출까지 되고 있고, 이 상황이 5~10년 정도 지속된다면 울산도 지방축소도시가 될 수 있다. 타지 사람들은 일 때문에 울산에 왔지만, 혹여나 일이 없게 되더라도 사람관계망이 활성화 돼 있으면 쉽게 떠나지 않는다. 그동안 울산은 돈을 벌고 소비를 하는 곳으로서 각광받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망 형성에 있어서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따라서 사람 사이의 관계망을 활성화시켜 그들 스스로 정서적 연대감을 강화시키는 것이 이 사업의 취지라고 보면 될 것이다.


Q. 이제 개인적인 질문을 좀 드리겠다.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전에는 기업체에 근무를 했었다. 그때 비슷한 나이의 직원들 중 처음으로 대리를 달았고 과장도 첫 과장이었다. 그만큼 남자들보다 2.5배는 더 열심히 일했던 거 같다. 여성이라는 위치에서 그렇게 일을 해야만 회사의 눈에 띄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일에만 몰두하고 사는 중 10년 동안 모셨던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게 됐다. 시어머니께서 계속 아이들을 돌봐주다가 안 계시니 시어머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고 나의 삶도 되돌아보게 됐다. 이후 둘째를 낳고 지역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른과 오래 살다보니 노인, 다문화가정에 관심이 많았다.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로 계실 때 그분 책도 많이 사봤고 사회적 기업에 눈을 돌리게 되면서 이 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됐던 거 같다.


Q.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힘든 점도 있었을 텐데?

울산은 ‘마을공동체사업’에 대한 조례가 2017년 12월에 나왔다. 전국에 비해서 엄청 늦게 나온 것이고 이 사업이 타 도시에 비해 5~6년 정도 늦었다고 볼 수 있다. 조례가 나오고 올 3월초에 공고가 떴을 때 이 사업을 맡아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일은 많은데 정직원은 한 명뿐이고 다른 직원들은 계약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을 가져오고 기획. 제안하는 것도 다하는데 뒷정리까지도 감당해야 한다. 야근도 많고 주말에도 나와서 일을 한다. 점점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낄 때가 가장 힘들다. 시가 이 사업을 추진할 때 기본 틀을 만들어 제대로 활성화시키려는 부분이 좀 미흡하다고 생각했지만, 올해 사회적경제과가 생겼으니 앞으로는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컨트롤타워가 생겨 조직이 체계적으로 정비가 된다면 이 사업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Q. 일이 많아서 힘들었을 텐데 보람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면?

마을공동체 사업은 올해 처음으로 해보는 건데, 이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에너지가 넘쳐난다. “내년에 또 언제 설명회 하냐? 내년에는 어떤 걸로 우리가 한 번 더 하면 좋겠냐?”하는 상담도 많이 들어온다.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지는 걸 보면서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심리적, 정서적 연대감 형성이 정말 중요하구나 생각했고, 스토리북을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많은 사례를 발굴, 전파해 나가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이기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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