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첫 상북면지 추정 '헌남(巚南)' 지 발견
울주군 첫 상북면지 추정 '헌남(巚南)' 지 발견
  • 이동고 기자
  • 승인 2019.01.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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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향토사도서관 김진곤 관장 향토자료 정리 중 발견
상북면장, 언양면장을 지낸 김지환 씨 발간
울산향토사박물관 김진곤 관장이 새로 발견한 '헌남'지. 1975년 김지환 씨가 주도적으로 집필해 헌남계가 발간한 이 책자는 최초의 공식 ‘상북면지’로 봐도 무방하다. ⓒ이동고 기자
울산향토사박물관 김진곤 관장이 새로 발견한 '헌남'지. 1975년 김지환 씨가 주도적으로 집필해 헌남계가 발간한 이 책자는 최초의 공식 ‘상북면지’로 봐도 무방하다. ⓒ이동고 기자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울주군 <상북면지>가 공식 발간된 것은 2002년 7월이다. 하지만 최초 발간 연도가 1975년 7월로 수정돼야 할 자료가 발견됐다. 울산향토사도서관 김진곤 관장은 향토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38개 항목 131쪽에 이르는 당시 상북면 현황을 정리한 <헌남(巚南)>이라는 책자를 발견했다.

이 책자는 1973년 9월 16일 석남여관 특별실에서 발족한 ‘헌남계’에서 발간했다. 헌남계는 발족 취지에 ‘미덕의 상려와 상호교의를 더욱 돈후히 하며 향토의 미풍함양에 일조가 되고저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헌남>지는 편집후기를 쓴 김지환(金知煥,1917~1992) 씨가 주도적으로 집필한 것으로 여겨지며, 책자를 만든 시기는 김지환 씨가 상북면장(1962.4~1967.12)과 언양면장(1967.12~1973.3)을 역임하고 퇴직한 이후다.

<헌남>지가 놀라운 점은 조사 항목이 다양하고 아주 구체적이라는 데 있다. 당시 학교 현황과 연혁, 마을별 사육 가축 종류와 마릿수, 면내 광구(鑛區) 자원 종류와 위치, 1975년 당시 벼 생산 예정량과, 맥류 수확량, 마을의 씨족 분포, 마을별 이기(利器) 사용량과 문화시설, 노거수 종류와 그루 수를 정리하는 등 아주 구체적인 자료를 담고 있다.

‘사육 가축 종류와 마릿수’에 대한 산전마을 예를 들면, 소 99, 돼지 39, 닭 450, 산양 10, 개 8, 꿀벌 3 등 구체적으로 기록했고, 이천마을은 상북면에서 유일하게 젖소를 30마리 키운 것으로 나와 있다. 상북면 석리마을은 산양 79마리, 천전마을은 닭 554마리로 면에서 가장 많이 키우고 있었다. 면내 광구 기록에 금, 은, 동, 철은 물론 몰리브덴, 아연, 텅스텐까지 생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통일벼, 일반벼를 구분해 수도생산 예정량을 기록했고 1975년 맥류 수확량도 포함하고 있다.

‘이기 사용량과 문화시설’ 부분에 산전마을 기록을 보면 텔레비전 10대, 전축 21대, 라디오 50대, 재봉틀 39대, 경운기 5대, 손수레 65대, 자동차 4대, 정미소 2곳, 전등가설 80가구, 간이상수도 80가구, 신문 구독 19가구로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2004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 상북면사무소에 대한 기록도 담고 있는데 목재를 석남사 사찰림에서 구했고, 지게와 목도로 운반한 작업이 심한 고역이었다고 나와 있다. 구 상북면사무소는 1928년 하북면과 상남면이 상북면으로 합쳐지면서 지어졌다.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방언에 대한 기록인데, 간장을 ‘지릉’, 지팡이를 ‘짝지’, 여우를 ‘얘수’, 벼개를 ‘비개’로, 까불다는 ‘찔락거린다’로 표기하고 있다.
또한 200년 이상 지난 노거수 11그루를 기록한 부분도 나오는데 은행나무 1그루, 소나무 2그루, 이팝나무 1그루, 괴화목(槐花木, 회화나무) 2그루, 서나무 1그루, 귀목(느티나무) 3그루, 포구나무 1그루를 위치와 함께 기록하고 있다.
울산에 대한 최초 인문지리지로 보는 <학성지(鶴城誌)>도 영조 때 울산도호부사를 지낸 권상일(權相一)이 주도해 만든 사찬(私撰) 읍지다. 지역에 대한 공식 기록이 관공서 발간이 필요조건이 아니듯 <헌남>지가 ‘최초의 상북면지’로 인정받는 데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김진곤 관장은 “헌남지가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많은 자료를 기록한 것은 문장가와 서예가로  널리 알려진 김지환 전 면장의 인문학적인 소양과 상북면, 언양면 면장직을 연이어 10년 이상 수행하면서 얻은 경험, 간략한 개인 의견에 알 수 있듯이 독실한 향토애, 이 삼박자가 한데 어우러져 이룬 결과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헌남지를 재편집해 3월 말에 책자로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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