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재소자 단식투쟁 선언
팔레스타인 재소자 단식투쟁 선언
  • 원영수 국제포럼
  • 승인 2019.01.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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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재소자 상황 악화는 이스라엘 우파의 의도적 도발

이스라엘 교도소에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이 성명을 통해 단식투쟁 계획을 밝혔다. 이 성명에는 이스라엘 교도소, 구치소, 심문소 등에 갇혀 있는 재소자와 행정구속자들이 서명했다. 행정구속자는 이스라엘 당국의 행정 편의로 정식 기소절차 없이 구속돼 있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현재 500여명의 행정구속자를 포함해 5500명의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이 이스라엘의 교정시설에 갇혀 있다.

이번 성명은 최근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조치를 예고하면서 나오게 됐다. 이스라엘 정부의 길라드 에르단 공안장관은 지난주 식수 배급제 실시, 가족면회 횟수 제한, 교도소 매점 사용 중지 등의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팔레스타인 정파별 재소자 분리정책을 중지하는 조치다. 팔레스타인 재소자 지원단체들은 하마스 재소자를 파타 재소자와 분리해 수용하는 기존의 정책이 폐지되면, 교도소 내에서 정파간 갈등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은 이런 조치가 이스라엘의 선전포고에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욱 가혹한 수준의 억압에 맞서 단식투쟁을 결정했다고 밝혔고, 그들의 투쟁에 연대해 팔레스타인 정파와 활동가들이 전국적 집회를 개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스라엘 교도소의 환경은 악명높다. 재소자 급식은 부실하고 양도 적어서,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재소자들은 매점에서 치킨, 육류, 캔 등을 구매해 왔다. 부실하고 비위생적 급식으로 식중독과 다른 질병이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의료인력과 시설 역시 부실하다. 교도소마다 의료시설이 있지만, 의료진은 불규칙적으로 진료하고 있고 전문 의료진은 전혀 없어서 가장 흔한 처방은 진통제다.

이런 과도하게 밀집한 교도소의 열악한 상황 외에도 이스라엘 교정당국은 보안 등을 빌미로 수시로 재소자들을 독방에 감금해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6개월이나 1년까지 독방 처분을 내리고 있다. 또한 지난 2018년 10월에는 하마스 재소자에 대해서 가족면회권을 완전히 금지하는 방안이 국무회의에 제출됐다.

따라서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은 주기적으로 투쟁을 벌였다. 가장 최근의 투쟁은 2017년 파타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가 주도한 40일 단식투쟁이었다. 그 당시 재소자들은 공중전화 설치, 2개월 단위의 가족면회 재개, 독방 감금 정책의 중단 등을 요구하면서 단식투쟁을 벌였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왜냐하면 벤야민 네탄야후 총리가 뇌물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우파 연정이 붕괴해 4월 9일에 새 총선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집권 우파 리쿠드당이 팔레스타인 재소자의 단식투쟁을 유발해 선거의 쟁점을 네탄야후의 부패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로 돌리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재소자의 상황을 악화시켜 단식투쟁을 유발함으로써 이스라엘 우익의 표를 결집시키려는 정치적 술수가 반복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원영수 국제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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