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의 식탁을 차리는 이는 누구인가
이 세계의 식탁을 차리는 이는 누구인가
  • 김명숙 사회적기업 나비문고 대표
  • 승인 2019.01.0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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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반다나 시바 지음/ 우석영 옮김/ 책세상
반다나 시바 지음/ 우석영 옮김/ 책세상

 

인간과 자연을 살리는 푸드 민주주의의 비전

 

어린 시절부터 책과 사이좋게 지내온 제가 어쩌다 보니, 정말 어쩌다 보니 서점 사업자가 되었습니다. 서점 사업을 하다 보니 책과 놀 시간이 없어 깊이 읽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처음해 보는 서점 사업으로 2018년은 정말 전쟁 같은 나날이었고 그간 저의 독서는 전쟁 중 독서였습니다. 이 시기 부산에 있는 ‘연구공간 수이제’에서 분기별로 진행하는 철학자의 순례 프로그램은 배움의 갈증을 달래주는 반가운 공부자리였습니다. 지난 12월에 진행된 철학자의 순례 ‘자연과 먹거리 살림의 여성철학자 반다나 시바’ 시간을 준비하면서 반다나 시바가 쓴 이 책을 깊이 만났습니다.

새해를 맞아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며 인사하는 이때 이 책과 함께 안부를 물어봅니다.

-당신의 식탁은 어찌 차려지고 있나요?

-건강에 좋은 안전한 음식들이 준비되고 있나요?

이 질문이 피곤하다고요? 내가 먹는 것이 어떻게 구성되어 어떤 목적으로 나에게 왔는지를 아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생명을 가진 생명체로서 건강권, 생존권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소확행이 유행하고 마음을 위로하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요즈음 사회적 존재로서 기본적으로 던져야할 질문, 다수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한 질문은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이 사회구조가 만드는 병든 마음을 간단한 위로로 치유할 수 있을까요?

자본주의 소비사회는 끝없이 단순한 소비의 주체를 생산하며 근본적 질문을 회피하도록 유혹하고 있습니다. 매순간 무지의 늪으로 인도합니다. 자연과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식품을 생산하는 초국적 거대자본에 포위된 우리들! 불안, 공포의 일상이 이어지고 이것에 익숙해지면서 둔감해집니다. 아니 대부분 순진무구한 분들은 불안, 공포가 거의 없습니다. 자본의 사기에 현혹되어.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불안에 익숙해진, 둔감해진 저 자신을 만날 수 있었고 그런 저에게 이 책은 희망의 채찍입니다.

이 책 저자 반다나 시바는 핵물리학을 전공하다가 서구 과학기술의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 생태운동에 투신한 철학자입니다. 자연과 여성을 착취하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운동을 앞장서서 이끌며 에코페미니즘 이론을 정립한 세계적인 에코페미니스트입니다.

저자는 우리들의 무지를 환호하고 부추기며, 우리들의 무지 위에 부를 축적하는 거대자본들의 살인적 착취의 현장을 고발합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무지에서 깨어나 함께 실천할 것을 촉구합니다. 저자는 이기심과 탐욕이 아니라 공유와 돌봄의 가치를 구현하는 상생의 패러다임으로 시급히 전환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힘차게 외치고 있습니다.

가독성이 좀 낮다는 결점이 있음에도 우리의 무지를 각성케 하는 좋은 책, 긍정적 에너지를 가득 담고 있는 보석 같은 책입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책 읽기가 힘든 분께 유튜브에 있는 영상자료 ‘씨앗의 자유’를 권합니다.

“조화 속에서 함께 일할 때 우리는, 이 지구 자연 위에 천국을 일구어낼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의 씨앗을 뿌릴 수 있는지 아닌지는 순전히 우리 손에 달려 있다.”-반다나 시바

김명숙 사회적기업 나비문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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