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왕 랄프 2” 인터넷은 화려했지만...
“주먹왕 랄프 2” 인터넷은 화려했지만...
  • 배문석 시민기자
  • 승인 2019.01.0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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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덕후감

디즈니의 저작권 자랑, 볼만한가요?

 

2012년에 1편이 나온 뒤 7년이 걸렸다. 전편이 오락실(아케이드)의 게임 속을 보여줬기에 2편도 밑바탕이 같을 줄 알았다. 추억 속의 오락실 캐릭터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인터넷 세상 속에서 어떤 변주를 했을까란 상상 말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절반은 비슷했고 나머지 절반은 헛헛하다. 디지털 세상 속 7년은 엄청난 흥망성쇠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때려 부수기 대장 주먹왕 랄프와 레이싱게임 ‘슈가러시’의 철부지 공주 바넬로피는 여전히 합이 좋다. 그러나 사양길에 접어든 오락실 속 캐릭터들의 운명. 이미 세상은 인터넷 기반의 PC와 모바일 그리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게임으로 영토가 분할 점령됐으니 말이다.

 

 

영화는 20분 만에 두 주인공을 랜 선을 태워 인터넷 세상으로 보내버렸다. ‘슈가러시’ 오락기계의 부러진 조종간을 구하러 직접 나선 것이다. 목표는 인터넷 경매 이베이에서 200달러부터 시작한 호가 경쟁에서 이기는 것. 만약 조종간을 못 구하면 바넬로피가 뛰노는 오락기계는 고물상에 팔린다. 과연 둘은 무사히 오락실의 생명연장에 성공할까.

디즈니가 2편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랄프와 바넬로피가 도착한 인터넷 세상의 첫 모습이었을 것이다. 상상한 무엇이든 표현이 가능한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더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랄프에겐 그저 신기한 곳, 바넬로피에겐 아름답고 매우 큰 그곳을 최대한 화려하게 담아냈다. 물론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는 수많은 IT기업과 유명 인터넷 사이트와 스마트 폰 앱의 로고를 만날 수 있다. 아마존과 구글 그리고 스냅챗, 트위터, 인스타그램 사이로 스쳐 지나듯 다음과 카카오톡, 네이버 로고가 보인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다른 곳에 있었다. 인터넷의 빠른 흥망성쇠에도 변하지 않고 살아가는 디즈니 캐릭터들이다. 영화 예고편부터 화제가 됐던 역대 디즈니의 공주 캐릭터들은 두 차례 등장한다. 기대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그 이상으로 등장할 디즈니의 캐릭터는 넘쳐난다. 디즈니의 자회사 ‘픽사’와 인수한 영화사 ‘마블’과 ‘루카스필름’까지 저작권을 보유한 캐릭터들을 쉴 새 없이 선보인다. 이른바 아는 만큼 보이는 볼거리다.

 

 

마지막 결말부는 디즈니가 ‘가족’을 마케팅의 핵심에 놓는 것과 연결된다. 다양한 피부색의 공주, 씩씩한 여주인공의 등장으로 백인과 남성우월주의를 조금씩 탈피했다지만 가족주의는 불변이었다. 그래서일까. 랄프와 바넬로피의 마지막 모습이 잠시 우정에서 부정으로 포장지를 바꾼 듯 드러난다. ‘디즈니’다운 매우 영리한 변주다. 전편에 심취했던 팬이라면 이런 결말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관객은 합격점을 줄 여지가 많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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