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점지와 사람의 간파
돼지의 점지와 사람의 간파
  •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승인 2019.01.0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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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명의 고전 성독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으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국민들과 널리 소통하고자 하는 새로운 이념을 앞세웠으나, 실무적인 검토를 해보니 당장 실행하기 어렵다고 한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과 발을 맞추며 북악산-청와대-경복궁을 연결하는 더 넓은 소통의 광장을 구상한다고 한다. 청와대 안으로 광화문을 끌어들여 소통을 일상화해 여태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만민평등의 시대를 열겠다고 한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유리왕조에 재미난 기록이 있다. 돼지가 점지해준 자리로 도읍을 옮긴 것이다. 과학의 눈으로 보면 돼지는 살려고 깊고 험한 데로 죽어라 도망쳤겠지. 쫓아온 관리가 여기 산수를 보고 백성의 이익과 전쟁의 우환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길지라고 간파한 것이 오늘날 우리가 배울 교훈이 아닐까?

올해는 황금돼지해라고 한다. 작년부터 시작된 남북 교류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다방면에서 왕성하게 일어나야 한다. 서해로 동해로 철길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지금부터 2000여 년 전에 돼지가 고구려의 도읍지를 알려주었듯이 올해 황금돼지는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 줄까? 그것을 감지하고 실행하는 것이 정치인과 관료의 몫인데, 정치권은 새해 꼭두새벽부터 정쟁만 일삼는다.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 더욱 절실한 대전환의 시기이다.

 

삼국사기 유리왕

二十一年春三月(이십일년춘삼월)에 : 21년(서기 2) 봄 3월에

郊豕逸(교시일)하니 : 하늘에 제사 지낼 때 쓸 돼지가 달아나니

王命掌牲薛支逐之(왕명장생설지축지)하다 : 임금은 희생(犧牲)을 관장하는 설지(薛支)에게 명하여 뒤쫓게 하였다.

至國內尉那巖得之(지국내위나암득지)하여 : 그는 국내 위나암(尉那巖)에 이르러 돼지를 찾아서

拘於國內人家養之(구어국내인가양지)하니라 : 국내 사람의 집에 가두고 기르게 하였다.

返見王曰(반견왕왈) : 설지가 돌아와 임금을 뵙고 말하였다.

臣逐豕(신축시)하여 : “신이 돼지를 쫓아

至國內尉那巖(지국내위나암)하니 : 국내 위나암에 이르니

見其山水深險(견기산수심험)하여 : 그곳을 보니 산수가 깊고 험하여

地宜五穀(지의오곡)하고 : 땅이 오곡을 키우기에 알맞고,

又多麋鹿魚鼈之産(우다미록어별지산)이니라 : 게다가 고라니와 사슴, 물고기와 자라 등 산물이 많았습니다.

王若移都(왕약이도)하면 : 임금께서 만약 그곳으로 도읍을 옮기시면

則不唯民利之無窮(즉부유민리지무궁)이요 : 백성의 이익이 끝없을 뿐만 아니라,

又可免兵革之患也(우가면병혁지환야)니라 : 또한 전쟁의 걱정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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