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만남

김창현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남북교류협력 특별위원 / 기사승인 : 2019-01-09 16: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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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작년 우리는 상상하지 못한 여러 장면을 목격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핵무기 없는, 핵위협 없는 한반도”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0년 동안 단 한 번도 국가로 인정하지 않던 북의 최고지도자를 만났다. 풍계리 핵 실험장이 폭파되고 미군유해가 조건 없이 인도되었다. GP를 없앤 자리에서 남북군인이 활짝 웃으며 손을 잡았다. 남북 철도 연결이 시작되었다. 새해 우리는 또 무엇을 보게 될까? 벌써 가슴이 뛴다.


살다보면 참 의미 있는 만남도 있고 차라리 없는 게 더 좋았을 잘못된 만남도 있다. 나는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 이 세 남자의 만남이야말로 오랜 세월 식민지, 분단, 전쟁으로 고통 겪던 우리 민족에게 하늘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을 통해 등장했다. 국민들은 박근혜와 이명박을 감옥에 보낸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길 소망했다. 전쟁위험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 통일된 민족, 복지가 넘쳐나는 세상을 꿈꾸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그 열망과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베를린 선언과 신경제구상을 발표하며 평화와 공동 번영의 길을 향한 담대한 제안을 했다. 그는 냉정하고 무서운 사람이다. 남북대화를 주도적으로 추동하고 북미대화도 조율하고 싶어 한다. 이미 문 대통령은 물러설 곳이 없다. 최근 경제의 어려움으로 지지율이 떨어졌다. 이것은 문 대통령을 더욱 절박하게 만들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작년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 참여 의사를 밝히며 문 대통령의 제안에 화답했다. “멀다하면 안되갔구나.” 많은 국민들의 웃음을 끌어냈던 김 위원장은 정말 담대하게 남북정상회담의 벽을 넘고 나아가 미국과 협상을 시작했다. 1만3000킬로미터를 날아가는 미사일이 없었다면 작년 우리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김 위원장은 1980년 6차 당 대회 이후 36년만에 2016년 제7차 당 대회를 개최했다.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구호 아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벌써 절반이 지났다. 뭔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절박한 순간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어떤가? 그는 역대 다른 미 대통령과 전혀 다른 경력을 갖고 있다. 그동안 미 대통령들은 주로 상원의원, 주지사를 거친 정통 정치인으로 성장한 이들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부동산으로 많은 돈을 번 장사꾼 출신이다. 그의 정치개념은 그래서 특이하다. 외교에 대한 전통적 개념도 없고 큰 힘을 가진 나라가 힘으로 약한 나라를 협박하는 일에 익숙하지도 않다. 도리어 딜을 좋아한다. 그는 야망이 있다. 역대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내 임기 중에 해결해 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선의 발판을 만들고 러시아 스캔들, 섹스 스캔들, 온갖 국내 정치적 악재에서 벗어나 미국 정치사의 업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 예산절벽과 탄핵 등 위협이 다가올수록 그 또한 절박해지고 있다.


역사는 우연을 통해 필연의 법칙을 관철한다고 한다. 나는 이 절박한 시기, 세 사람의 만남은 지구상의 유일한 냉전구조를 없애고 새로운 질서를 반드시 만들어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신년 분위기는 아주 좋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으로부터 좋은 친서를 받았고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조건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겠다고 한다. 모두 간절하다.


상상해 보라. 북미 간 적대행위가 끝나고 국교수립이 이뤄진 모습을. 남과 북이 함께 공동 번영하는 꿈같은 상황을. 서울과 평양을 고속열차가 달리기 시작하면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국내외의 분단체제는 붕괴되고 여기에 기생해 기득권을 유지하고 살고 있던 세력들이 무너지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북의 115만, 남의 65만 군인들이 노동현장으로 투입되고 국방비를 줄여 교육과 의료에 투자하면서 우리 삶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격변이 벌어지는 것이다. 격변 후 한반도는 큰 지분을 갖고 위상이 커질 것이다.


세 남자의 건강과 성공을 소망한다. 정말 간절하게 말이다.



김창현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남북교류협력 특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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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남북교류협력 특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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