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분배다

이인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본부 사무처장 / 기사승인 : 2019-01-09 16: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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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

지난 1월 4일 노컷뉴스에 재미난 기사가 실렸다. 경제위기라고 주구장창 떠들어대던 국내 재벌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120조가 넘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반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영업이익률 격차는 4.26%로 역대 가장 큰 폭이라는 것이다. 작년 내내 최저임금을 가지고 경영계는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운데 최저임금까지 인상하면 그건 기업하지 말라는 소리와 같다고 볼멘소리를 해댔다. 하지만 정작 기업들이 가져가는 영업이익률은 2018년 3분기의 경우 8.39%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후 역대 최고치라는 것이다. 상품을 팔았을 때 생기는 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연일 경제위기를 입에 달고 살던 이들이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고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이익의 분배에는 정작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이 보는 미국 만화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 적도 있다. “내가 태어난 이후로 경제는 항상 위기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IMF로 통칭되는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 이후 경제는 항상 위기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그럼 정말 위기일까 궁금해졌다. OECD가 전망한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캐나다는 1.8%, 독일은 1.4%, 프랑스는 1.6%, 영국은 1.4%였고, 미국은 2.7%였다. 옆나라 일본은 1.0%에 불과했지만 우리나라는 2.8% 경제성장률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 인도와 같이 한창 개발이 일어나고 있는 나라들의 경우만 경제성장률이 각각 6.3%, 7.3%를 기록했다.


경총을 비롯해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수많은 단체와 언론이 떠들어대는 경제위기가 얼마나 근거가 없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죽하면, JTBC 신년 토론회에서 최저임금을 두고 벌어진 논쟁에서 유시민 작가가 최저임금 상승으로 30년간 일한 직원을 눈물을 머금고 해고했다는 기업의 사연에 “어떻게 30년 동안 일한 사람에게 최저임금을 줄 수 있냐. 내가 눈물이 난다”고 말했을까?


그러니 문제는 경제위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 가져가는 이익이 너무 많은 데 있다. 아마존 효과라는 게 있다. 온라인쇼핑 발달이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한국은행은 최근 온라인쇼핑 확대가 연평균 물가상승률을 0.2%포인트 떨어뜨리고, 고용은 1만6000명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드는 점이 있다. 온라인 쇼핑몰이 성장하는데 왜 그곳에선 고용이 창출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여기 한 가지 이유가 보인다. 울산저널 최근 기사 내용이다. “아마존은 미국과 유럽에서 노동조합을 막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마존의 무노조 경영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지난 블랙 프라이데이에 스페인과 독일의 아마존 노동자들은 파업에 들어갔다.” 또한, 아마존의 가혹한 노동조건과 저임금, 무노조 정책 등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우리나라라고 별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온라인쇼핑의 핵심 업무 중 하나인 택배노동자들이 살인적인 노동환경에 반발해 교섭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이 성장하면 할수록 배송할 양은 많아지는데 반해 택배노동자들의 처우는 그대로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온라인 쇼핑몰의 고성장 배경에 택배노동자들의 힘겨운 삶이 있다는 반증이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경제위기가 실은 허황된 것이며,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위기라는 점이다.


이인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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