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학교에서는 왜 못 하는 것일까

천창수 화암중학교 교사 / 기사승인 : 2019-01-09 17: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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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톺아보기

지난 금요일 울산에 있는 어떤 대안학교 졸업 페스티벌에 가게 되었다. 졸업생, 졸업 선배, 학부모, 그리고 우리 같은 문외한들이 함께 한 자리였다. 졸업생들은 주로 1년의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얼마나 변하게 되었는지를 증언하였고, 졸업 선배들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려주었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변화하면서 자신들도 어떻게 변화하게 되었는지 감동적으로 이야기하였다.


졸업생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경험과 변화를 증언하는 모습에서 놀라움을 느꼈다. 어떻게 1년만에 저렇게 당당해질 수 있었을까? 이 대안학교는 덴마크의 ‘애프터 스쿨’ 같은 것이었다. 애프터 스쿨은 자신의 진로와 꿈을 찾기 위해 1년간 일반학교를 쉬면서 다니는 학교를 말한다. 바로 이 대안학교가 1년간의 생활을 마치면 다시 기존에 다녔던 일반학교로 복학하여 학교생활을 이어가는 것인데 대안학교 다니기 전과 후에 완전히 학교생활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대안학교에서 역점을 두는 것은 진로를 탐색하거나 자신의 꿈과 끼를 찾는 것은 아닌 듯했다. 그보다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해보겠다는 도전의식, 그리고 함께 살아간다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의식을 키워가는 데 역점을 두는 듯했다.


한 졸업생은 이렇게 말했다. “자전거 타고 국토를 한 바퀴 돌고 나서는 뭐든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로 복학하고 나서는 공부를 1등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도전했다. 또 반장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도전했다. 옛날의 우물쭈물하던 내가 아니었다.”


일반학교에서 제일 힘든 일은 무기력한 학생들을 보는 일이다. 공부도 억지로 한다. 부모님이 가라니까 학원에 다닌다. 졸업장을 따야 하니까 학교에 출석하고 교실에 앉아 있다. 시험 때가 되니까 공부를 한다. 뭐든 스스로 하면 안 될까.


이 대안학교의 프로그램에 관해 유심히 들어보니, 자전거 일주뿐만이 아니라 철인3종경기 도전, 마라톤 도전하기 등도 개인선택 프로젝트에 들어 있었다. 3개월간 알바하며 스스로 돈 벌기도 있었고, 동티모르에 가서 봉사활동 하기도 있었다.


공부는 주로 두 명의 멘토와 자주 만나면서 하기도 하고 인생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하였다. 때로는 온라인 강의를 듣고 때로는 집단으로 캠프 학습을 하면서 공부하기도 하는 듯했다.


졸업생들의 소감과 증언을 들으며 나는 곰곰이 생각하였다. 이 모든 프로젝트와 활동을 왜 일반학교에서는 못하고 있는 것일까? 첫째, 학생수가 너무 많아 하지 못 한다. 둘째, 일반학교는 국가교육과정을 지켜야 하니까 그런 프로젝트는 할 수가 없다. 셋째,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가 없다. 넷째, 학부모들이 반대할 것이다. 다섯째, 비용이 많이 든다.


아마 안 되는 이유를 적으라면 더 적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일반학교의 교육은 짜여진 틀, 기존에 해 왔던 대로 하려는 관성이 강하다. 그래서 안 되는 이유가 많다. 하지만 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교생이 힘들다면 꼭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동의를 얻어 20여 명의 소수 학생들부터 체험학습 제도를 활용하여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전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지도교사를 배치하여 최선을 다하면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 즐거움의 소문이 퍼지면 더 많은 학생들의 신청을 받고, 학교 교사들의 힘만으로 안전을 책임지기 어렵다면 정부기관의 도움도 찾아보고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자들도 찾아서 하면 안 될 것이 없을 것이다.


대안학교의 실험이 대안학교에서 끝나지 말고 일반학교에서 수용하여 자율적인 공부, 다양한 사회 참여, 자신과 사회에 대한 애정을 키우는 학교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천창수 화암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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