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막 열 달 지난 아들
태어난 지 막 열 달 지난 아들
  • 유원진 평판 나쁜 아빠
  • 승인 2019.01.0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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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일기

함께 정당활동을 하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울산저널에 아빠 일기를 연재해보지 않겠냐는 연락을 받았다. 엄마 일기는 이미 연재되는 중인데 아빠 일기는 왜 없냐는 문의가 있어 내 생각이 났다고 했다.

그렇다, 나는 아빠다. 그것도 아주 초보 아빠다. 태어난 지 열달이 막 지난 ‘아들’을 둔. 아직 아빠라는 단어도 어색하고 제대로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아직 동물적인 수준의 아이를 육아하는 중에 아빠 일기의 제안을 받았기에 큰 고민 없이 ‘그래... 아빠 일기... 참 할 말이 많다.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습관처럼 책을 읽고 필사를 하지만 공식적이고 정기적으로 글을 쓰는 것은 초등학교 다닐 때 일기 숙제 이후로는 처음이다. 그래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되지만, 아빠가 된 지금 난 할 말이 참 많아졌다. 아이에게, 아내에게, 아빠들에게, 사회에, 정부에. 그래서 큰 고민 없이 아빠 일기 연제 제안을 수락했고 초보 아빠로서 무수한 할 말들을 글로 써보려 한다.

아빠가 되어보니 결혼 전과 후,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과 후의 삶이 참 많이 달라졌다. 생각과 삶을 바라보는 관점은 물론이고, 타인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고 있다.

처음 아이와 병원을 나와서 집으로 온 날부터 아내와 둘이서 허둥지둥 우유를 먹이고 토하는 아이를 보고 당황하고, 멈추지 않는 딸꾹질 때문에 병원을 갈까 말까 발을 동동 구르고, 두 시간 간격으로 우유를 먹이며 한동안은 엄청난 육체적 피로감에 시달렸다.

그리고 육체적 피로감과는 비교도 못할 정도로 쓰나미처럼 밀려온 정신적 우울감. 그래도 우리 부부는 축복(?)받은 부부다. 퇴원 직후부터 어머니가 육아의 많은 부분을 도와주시지 않았다면(지금도 평일에는 어머니가 봐주신다) 아마 우리 부부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은 상처를 입고 회복불가의 ‘넉다운’이 되었을지 모른다.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기도 전에 아이는 벌써 돌이 다되어 간다. 아이가 크는 것을 보며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게 되는 요즘이다. 아빠가 되기 전에는 나 하나만 생각하며 개인 생존과 이익에만 몰두했지만, 이젠 삶의 의미에 대한 고뇌와 끊임없는 철학적 물음을 하게 된다.

철학적 고뇌의 기본 질문인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가’에서부터 사회, 경제 문제까지. 사상 유례없는 저출산의 이유를 뼛속 깊은 수준을 넘어 내 몸 세포들 모두가 격하게 공감하는 중이다. 왜? 이제 나는 진짜 ‘현실 아빠’가 되었으니까.

이런 존재적 물음으로까지 번진 고뇌를 아빠 일기를 통해 솔직하게 연재해 보려 한다. 과연, 앞으로 성장할 아이와 늙어 갈 아빠는 동반성장할 수 있을까. 기대가 된다.

유원진 평판 나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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