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 산업의 미래
[논설]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 산업의 미래
  • 김연민 울산대학교 산업경영학부 교수
  • 승인 2017.11.0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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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기술과 미래를 잇는 유토피아적 서사로서 우리가 지금껏 마주했던 것 가운데 가장 형편없고 저속한 일자리를 앗아가는 기술 유토피아의 협박이며, 미래의 행복이 등장하지 않는 진보’이며, 4차 산업혁명은 세계경제포럼(WEF)이 2016년 선택한 의제로, 세계경제포럼은 1971년 창설 이래 “초국가적 자본가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담론을 생산”해 오며, “세계경제포럼이 진행한 이데올로기적 캠페인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유행병을 앓듯 아직 학계에서 자리 잡지도 않은 개념인 ‘4차산업’을 육성하는 자본가 중심의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구성했다. “4차 산업혁명은 ‘기술낙관론자’의 근거 없는 주장”이며 AI와 공장 자동화는 사실 20여 년 전 이미 시작되었으나, 생산성이 극적으로 향상됐다는 증거가 없으며 ‘빅데이터’도 마찬가지라는 비판도 있다. “빅데이터가 3.0 산업혁명에 포함되는 것인지, ‘인더스트리 4.0’이라고 부르는 독일의 제조업 혁신이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인지 등등의 규정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을 국가의 정책 기조로 삼는다는 것은, 지난 정부가 ‘창조경제’로 슬로건 정치를 하려고 했던 것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0월 27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주관한 “기술적 신자유주의와 노동의 대응”이라는 연구보고서의 발제와 토론은 4차 산업혁명이 울산지역의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을 미리 대비하고자 한 자리였다. 실은 울산지역의 문제는 ‘4차 산업 혁명’의 영향보다, 테슬라, BYD 등이 주도하는 전기자동차와 무인자동차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내연 기관 자동차가 전기자동차로 대체되면, 부품이 줄어들어 부품생산 공장의 폐업이 불가피하고 생산공정이 단순해져 엔진공장, 의장공장 등의 일자리가 줄어들게 된다. ‘대륙의 실수’라는 품질이나 가격이 현저히 좋은, 즉 ‘가성비’가 높은 중국 전기 자동차가 한국 완성차 업체를 잠식할 수도 있다. 한편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무인자동차가 생산되기 시작하면 판매 자체가 현저히 줄어들며, 완성차 업체는 차량의 대여, 금융, 유지 보수 등의 서비스 업체로 되리라는 전망도 있다.


고령화, 청년층의 빈곤화, 양극화의 심화, 가계 부채의 증가 등으로 자동차 소비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는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구성하며 향후 파괴적 혁신이 노동 측에 미칠 영향을 사전적으로 평가할 방안도 마련했어야 했다. 인공지능, 자동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차 노동의 종말이 불가피한 업종이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고 전체 고용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그간의 반도체 산업이나 화학산업의 발전은 총고용을 확대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정부는 총고용을 늘릴 수 있는 산업이 어떤 것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육성해야 한다. 가령 중앙집권적인 원자력 산업보다 분산형인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고용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사회 복지, 의료 등의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신기술에 따른 불안정 노동을 보호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노동계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노동 4.0’과 같은 자리도 마련해야 한다.


노동계도 기술의 파괴적 혁신에 따른 문제를 주도적으로 시민사회와 함께 숙의하기 위해 기업의 울타리를 넘어 시민사회를 포용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노동의 틀 속에서 안주하며 기술변화를 과거의 투쟁방법으로 막을 수는 없다. 독일 금속 노조의 ‘노동과 혁신 4.0’처럼 새로운 기술에 대해 조합원이 체험하고 문제점을 학습 평가할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한때 일본의 토요타 자동차를 방문 견학한 것처럼, 전기자동차가 고용에 미칠 영향을 미국 테슬라나 중국 BYD를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도 있다. 커다란 기술혁신의 물결에 휩쓸려 일자리마저 잃어버리는 상황이 오기 전에 정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시민사회와 함께 ‘비정규노동의 감소’, ‘고용안정’, ‘부자 증세’, ‘최저임금 인상’, ‘기본소득’의 보장과 같은 큰 의제를 관철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김연민 울산대학교 산업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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