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에 대한 포항지진의 경고
[논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에 대한 포항지진의 경고
  • 김형근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승인 2017.11.2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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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국가적 행사인 대입수능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한동대학교 인근의 흥해읍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작년 9월 12일의 규모 5.8 경주지진에 이어 계측 이래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지진이다. 진원의 깊이가 15km인 경주지진보다 얕은 9km여서 규모는 경주지진보다 작지만 피해는 더 크다. 17일 오전 현재 여진이 51회가 발생중이며, 인명피해는 총 75명으로 의식불명 중상자 1명을 포함, 12명은 입원중이다. 주택 1161건, 상가 84건, 공장 1건, 학교 200개소, 국방시설 72개소, 항만 16개소, 문화재 23건이 피해를 당했으며 이재민과 일시 대피자가 1735명에 달한다.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진원의 깊이가 얕아서 여진으로 인한 공포는 포항 전 지역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다.


현실의 직접적인 지진피해도 크지만 앞으로의 지진에 대한 우려가 또한 공포스럽다. 진앙에서 월성핵발전단지는 불과 42km밖에 떨어지지 않고, 고리나 신고리핵발전단지도 86k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당장은 거리가 있고 지진규모가 핵산업계가 얘기하는 규모 7.0에 못 미치기에 문제가 없는 듯이 보인다. 실제 포항지진이후 한수원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였다. 과연 그런가? 포항지진 당시 2.6km 떨어진 가스공사 흥해관리소에서 측정된 이번 지진의 최대지반가속도는 약 0.58g(갈)로서 규모 7.5에 해당한다. 만약 지진의 진원지가 핵발전소 인근이고 깊이가 더욱 얕다면 규모 7.0이 와도 문제없다는 호언장담은 근거 없는 실언이자 망언이 되고 만다. 절대로 그럴 리 없다고 어찌 보장하는가? 신고리 5,6호기를 승인받을 때조차도 지진에 대한 평가를 하기는커녕, 과거에 문제가 있다고 조사된 단층들조차도 애써 무시하였던 위험천만한 안전불감증 전력이 생생하다.


한반도 동남권은 지진위험지역


지진은 예고가 없으며, 오히려 경주지진에 이은 포항지진은 한반도 동남권의 지층이 전혀 안전지대가 아님을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다. 계측 이래 최고의 지진 2건이 동남권에서 1년을 사이에 두고 발생했다면 당연히 갖는 생각은 어떠해야 하는가? 역사적 기록을 포함, 묻혀있던 자료까지도 뒤지면서 예상 가능한 최대한의 평가를 해야 한다. 역사기록을 보면 동남권에 규모 7.5의 지진이 있었음이 이미 알려져 있다. 지진전문가인 홍태경 교수 등의 연구결과인 ‘한반도 지진지체 구조구 모델과 최대지진규모’에서의 한반도 최대지진 규모는 7.45±0.04이다.


두 번의 최대지진으로 이미 양산단층은 활동성단층임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무엇이 더 필요한가? 역사기록과 연구결과, 계측기록 등 모든 것이 한반도 동남권 지역이 지진으로 지극히 위험한 지역임을 알리고 있지 않은가!


여기에 더해 향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로 월성 핵발전단지에서 불과 수km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울산단층의 활성화나 고리, 신고리 핵발전단지에서 불과 4km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일광단층이나 동래단층의 활성화를 들 수 있다.
이렇듯 지진은 이미 우리 곁에 와있다. 그리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핵발전 사고는 지진으로 인한 핵 사고가 이미 재앙임을 실증하고 있다.


최대지진평가, 신고리 4,5,6호기 전면 재검토해야


사정이 이러한데도 신고리 5,6호기는 건설을 재개하게 되었다. 소위 숙의를 거친 공론화라는 명분으로 결정되었다. 하지만 숙의기간 동안에 포항지진이 발생했어도 그리 결정되었을까? 과연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의 숙의는 그런 가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제대로 된 숙의였는가?


471명의 과반 이상은 작년 경주지진을 겪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양산단층을 비롯하여 동남권 60여개의 활성단층에 대한 최대지진평가는 전혀 행해지지도, 숙의에 반영되지도 않았다. 불안한 지진대 위에 추가로 핵발전소를 건설하게 되는 문제는 숙의를 거치면서 오히려 실종되어 버렸다. 규모 7.0의 지진에 맞춰 내진설계가 되었다는 말만으로 넘어갔다.


규모 7.0만이 위험의 전부가 맞는지, 설계와 실제 시공이 실제로 같을지, 핵발전소 1기당 평균 6만5000개의 용접부위와 3000개의 밸브, 170km가 넘는 배관에서 정말로 지진에 이상 없음은 무엇이 보장하는지 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못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대책으로 내세웠던 해일대비 방수문은 지난 6년 동안 단 한군데도 세워지지 않았는데도 안전은 단지 핵산업계의 말의 성찬으로만 끝났다. 일정을 채우는 숙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부와 한수원의 실제적인 최대지진평가와 대책에 대해 시민참여단이 숙의를 통해 검증하는 과정이 더 중요함에도 이는 정해진 순서에 묻혔다.


하나의 질문 소재에 모두 합해서 길어야 10분도 걸리지 않는 질문과 답변, 반론과 재반론 속에서 시민참여단은 진실 접근보다는 오리무중 속에서 궁금증만 더해지는 구조였기에 핵이 갖는 본질적인 불안전성에 대한 심각한 숙의는 핵산업계의 교묘한 말장난과 허언으로 대체되고, 공론 형성보다는 오로지 승리만을 목표로 하는 핵산업계의 전략전술 속에서 왜곡되었다.


역사상 인류 최대의 재앙이 될지도 모르는 사안에 대해 숙의로 가부의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다. 최대지진평가가 시급하다. 이 기간 동안 동남권 핵발전단지의 가동 중단이 시급하고, 건설 중인 신고리 4호기, 5,6호기의 전면 재검토가 시급하다. 포항 지진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에 대한 엄중한 경고임을 직시해야한다! 
                      
김형근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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