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이 없어 못하는 일, 울주는 충분히 할 수 있어"
"예산이 없어 못하는 일, 울주는 충분히 할 수 있어"
  • 이채훈기자
  • 승인 2018.02.07 11:2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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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편 (가)에 이어서...]


생태환경 지키고 관광미래 열자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적인 자원입니다. 카이네틱 댐이니 생태제방이니 하면서 에너지 낭비할 때가 아닙니다.”


암각화 보존과 물 관리 문제는 상호충돌하지 않는다는 역설. 이 통렬한 비판이 지역사회의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소한 반구대 암각화가 물 문제의 걸림돌로 비춰질 수 있는 모양새만큼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시민사회의 공감대라 할 수 있다.


“물 문제에 묶일 것이 아닙니다. 사연댐도 과감한 해결책을 내세울 수 있고...”


전향적 정책제안이 빛을 발하려면 반구대 암각화의 가치를 눈여겨봐야 한다. 반구대 암각화는 선사인의 지도라는 백무산 시인의 통찰을 비롯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반구대에 대한 재해석 작업 또한 활발하다.



자연.역사.문화가 풍부하다보니

울주만이 할 수 있는 일 많습니다.

반구대와 영남알프스의 ‘호랑이’

장생포 고래 못잖은 콘텐츠죠.

(지역 한 문화계 인사)



울주군은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관광콘텐츠가 많고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만 시설조성 위주로 정책개발이 진행돼 별다른 주목을 얻지 못했다. 신불산케이블카에 물경 600억 원을 투입하려고 하나 이와 연계된 산악관광의 밑그림과 함께 태화강과 반구대 암각화 등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공간은 파편화된 개발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같이 할 부분은 많은데 자연관광의 마스터플랜은 준비 중임에도 잘 드러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울산의 산업은 자동차 조선 화학이 주력인데 석유화학은 그나마 세계적인 수준에서 갈 수 있지만 자동차나 특히 조선은 이제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관광을 산업적 측면에서 볼 때 지역산업의 포트폴리오를 바꾸려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울산, 그중에서도 울주는 관광산업으로 갈 수밖에 없겠다는 분석이 아직 유효하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도 관광인프라사업의 중요성은 일정 부분 인정하고 있지만 하드웨어나 예산이 없이도 스토리텔링으로 여행객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게 많은데 지방정부가 이를 소홀했다는 평가를 잊지 않았다. 인프라에 소프트웨어가 따라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


“관광 스토리텔링은 앞으로 정말 절실한 부분입니다. 행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울주군처럼 간절곶 등 천혜의 자연환경에 동부의 바다와 강, 서부 산악지대까지 있는 지역은 정말 드뭅니다. 이제는 찾아오는 관광도시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반구대 암각화와 식수공급 문제


이와 관련 울산광역시장 출마를 선언한 송철호 변호사는 일전에 본지 <87년 사람들> 대담을 통해 영남알프스와 학성공원, 대왕암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태화강 시대를 주창한 바 있다. 영남알프스국립공원 추진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지역 인사는 어떤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 대선 입후보 전 반구대 암각화를 둘러보고 갔다. 전언에 따르면 현장에서 암각화보존운동 관계자들과 대화 중 물길을 트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다는 주장에 공감을 표했다는 것이다.”


물론 물길을 트면 암각화를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식수를 낙동강 물에 의존하는 울산은 고민이 크다. 이를 해결하려면 밀양, 청도 등과 연계하는 등 국가적인 차원의 물 관리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이 뒤따른다.


“여권의 입장도 그런 거 같다. 물 문제만 극복되면 사연댐을 허무는 것도 가능하다고 받아들이는 걸로 알고 있다. 적어도 현장방문 당시에는 그랬다고 한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반구대 암각화와 물 문제에 대한 고민을 안고 갔다는 점이 포인트라고 풀이한다.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가치와 잠재가치를 생각할 때 더 이상의 훼손만은 막아야한다는 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뜻이다.


반구대 암각화와 물 문제를 지역적 문제로 국한할 수 없다는 진단은 물 관리가 정부부처로 일원화되는 국가적 정책흐름과 맞물린다. 국가적 의제를 대국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힘과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 여야별 각각 꾸준한 정치적 캠페인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어쨌든 사후관리 없이 관광시설물 공사에만 치중하는 건 반대입니다. 반면 반구대 암각화를 보면 호랑이, 표범그림이 고래 못잖게 많아요. 이런 구체적 콘텐츠를 놓치지 않고 사람들을 모으는 스토리텔링을 이어가는 것이 관광 울주의 관건이겠죠.”


신장열 체제 울주군을 되돌아보며


“신장열 울주군수는 예산은 효율적으로 운용했지만 집행이 편중적이었다.”


지역 풀뿌리 인사들은 3선 신장열 군수의 군정을 떠올려보며 생활복지가 미흡했다고 평했다. 타 기초지자체에 비해서는 풍족할지 모르나 군 예산규모에 비해 아쉬움이 크다는 것.


사업추진에 있어서는 행정감사 때도 나온 지적이지만 울주군이 예산편성단계의 과정과 절차를 꼼꼼히 하지 않아 의회심의까지도 간 사업이 결국 국가나 울산시, 혹은 심의과정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예산 자체가 반영되지 않고 이루지 못한 일이 많다는 진단이다. 울산시 투.융자 심사를 하지 못한 채 예산계획을 잡아 구영운동장이 엎어진 것이 대표적.


“사전에 예산 계획을 철두철미하게 세우지 못해 고려 없이 진행된 일들, 선심성까지는 아니더라도 행정이 너무 앞서서 무리한 계획을 세운 것들을 반성해야 합니다.”


예산이 결정되지 못해 무산되거나 이월, 전용, 불용 등으로 세금이 낭비되는 사업이 잦다는 뜻. 예산을 보면 이월된 사업 사례만 약 1200억 원 규모라는 전언이다. 타 시군구 연간 예산에 맞먹는 비용이 무산되고 있는 셈이다.


신불산케이블카 vs. 행복케이블카


“울주군은 애초에 그곳은 안 될 거란 걸 알면서도 케이블카를 밀어붙였습니다. 쉽게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기에 이번 선거의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습니다.”


‘무리수’의 대표적인 예는 케이블카다. 울주군은 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까. 행복케이블카라는 별칭까지 붙였다. 신장열 울주군수가 남은 임기 동안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지막 ‘정점’이 아닐까 한다는 게 정치권 인사들의 일관된 추측이다.


다만 케이블카 자체의 사업성에 대한 온도차는 감지됐다. 지어져야 한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신불산 쪽에 별빛아영장이나 등억 복합웰컴센터, 세계산악영화제 등과 케이블카의 연계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반면 케이블카는 안 된다는 주장의 뿌리에는 ‘경상도의 지붕’이라고 할 수 있는 영남알프스만의 생태적 가치가 케이블카를 시작으로 산악호텔 등의 계획으로까지 도미노처럼 쓰러지면 울주7봉을 찾는 이들의 발길도 뚝 끊길 거라는 우려가 있다.


“케이블카를 부르는 이름도 다를 만큼 환경단체와 마찰은 그 개념 차이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부분은 군 전체로 봐서는 아쉬움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변 주민단체들까지 동원하는 것은 보기 안 좋습니다.”


최근 중간용역 보고회 때 드러난 오류에서 볼 수 있듯 울주군의 불도저 식 사업 추진은 여기저기서 잡음을 내고 있다. 신불산 케이블카는 낙동강유역환경관리청에 제출한 초안부터가 너무 허술하다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최근에는 환경청의 권고에도 케이블카 용역 및 관련 논의를 하면서 환경단체의 참여를 배제하는 모양새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군에서 역점사업이라 밀고나가는 건 알겠지만 환경청에서 바라는 건 서로 협의해 좋은 그림을 만들어오라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행정부가 뭐든 추진할 때 용역 결과를 맹신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용역 자체는 지자체가 발주하기 때문에 ‘행정 편의주의’로 갈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용역업체 아닌 주민들에게 해답을


각종 사업의 추진과정에서 나오는 무리수는 울산지역 행정의 ‘고질병’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치유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탄탄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이 첫손에 꼽힌다.


“신불산 케이블카도 그렇고 반구대 카이네틱 댐도 그렇고 각각 설계니 용역이니 하면서 수십 억 넘게 썼어요. 예산 낭비는 울산시와 울주군이 책임져야 하는 몫이죠.”


아무리 타당성 조사라고는 하지만 20억 원대가 넘는 예산소모에 대한 옳고 그름을 분명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에는 앞으로 비슷한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염원이 있다.


기실 지역의 사업이 제대로 될 건지 아닌지는 주민들 여론수렴에 달려있다. 사업이 크든 작든 군민들의 생각을 먼저 알아본 다음, 해야 된다고 하면 그때부터 사업성 검토와 용역을 해야 하는 건데 지금은 대개 행정편의주의로 가고 있다는 염려가 잇따른다.


“지방 행정부 수장이 하겠다고 그러면 일단 용역부터 먼저 넣어버리고 제대로 된 용역이 아니라 무조건 하기 위한 용역으로 가니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이죠.”


비단 울산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용역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근거 없는 낭설은 아니라는 호소에 귀기울일 때 낭비성 용역은 근절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지자체 내에 용역심의위라는 것이 있긴 하다. 용역을 하려면 지방의회의 의견을 받아야 한다. 일정 금액 이상인 경우에는 그렇다. 기초의회의 역할론이 여기서 비롯된다. 균형과 견제, 행정 감시가 의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용역)해놓고 안 되면 또 그만입니다.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초록이 동색’이다보니 쉽게 따라갈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의회의 기본적인 가치는 수호해야죠.”


이처럼 견제와 감시, 대안 제시라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지 않아야 주민의 외면도 받지 않고 광역지자체장이 기초의회 폐지론을 운운하지도 않을 거라는 시민사회의 당부다.


울주군은 주민생활복지가 부족했다


“울주군은 사실 행복한 군입니다.”


군 단위에 연 예산 1조원이 넘은 곳은 작년의 울주군이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예산 대비 복지의 부족함이 아쉽다는 총평이다. 예산이 그렇게 밖에 흐를 수 없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행정이 주민과 밀착할 수 있는 분야는 복지인데 이에 대한 접점이 없었다. 예산이 부족해서일까. 그건 아니라고 한다. 이월예산이 3000억 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이건 애초 예산편성 시 잘못한 부분입니다.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 또 사업부서에서는 무조건 돈을 땡기려고(?) 합니다. 일단 당겨놓고 보자,..”


연 예산 1조원이면 기초단체장이 할 수 있는 사업은 다 할 수 있는 돈이지만 행정조직의 한계는 정해져 있다. 이는 행정법상 제약을 말한다. 돈이 많다고 일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는 법이다. 일정한 인원과 조직으로 그 많은 예산을 쓰려면 용역도 하고 도급도 줘야 한다. 울주군정의 문제와 시행착오를 뜯어보면 ‘돈이 있는 곳에 문제가 있다’는 격언이 어떤 뜻인지 드러난다는 게 시민사회 관계자의 참신한 해석이다. 그럼 이제 어떡해야 할까?


“전시성, 사업성 예산보다는 복지나 교육에 과감한 투자를 했더라면 이월예산을 축소하면서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지 않았을까요. 주민들은 또 얼마나 좋아할까요?”



지역구도 청산이 절실합니다.

발언권 있어도 메아리에 불과해요.

언론에서는 한번쯤 다룰지언정

한쪽에서 다 처리해버리니까요.

(모 지역사회 인사)



6.13지방선거 이후에 누가 군정을 이끌게 되든 시설인프라 위주의 사업구조는 혁파하고 타지로 떠나는 사람들을 붙잡아둘 수 있는 묘책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생활에 밀접하고 군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피부에 와 닿는 복지와 주민정책수립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신장열 군수의 3선 임기가 끝나는 지금이 적기라는 분석.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도 저마다 생활정책 발굴을 위해 치열하게 각론을 다듬고 있다는 전언이다.


“주민과 직접 관계된 교육과 보육, 복지가 필요합니다. 교육의 경우 중학생 무상급식이 있었죠. 이것 역시 의회에서나 행정에서는 처음엔 부정적이었어요.”


앞서 광역.기초의회에서 몇몇 진보개혁 성향 의원들이 백방으로 무상급식 청원에 나섰으나 번번이 좌절을 겪었다. 시 따로 군 따로인지라 각 기관마다 돌아다니며 청원 접수와 반려가 반복된 나날이었다. 이는 전인미답의 청소년 참정권 문제 탓일까.


그보다는 보수당 정부인 울산시나 울주군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퇴 이후 무상급식 의제가 민감한 부분인 데다 지난 선거에서 초등학교 무상급식 논란으로 한 번 홍역을 치렀기에 중학교 무상급식도 시간을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려움에 봉착할 것을 염려해 부랴부랴 차후에 받아들였다는 지적이 시민사회에 우세하다.


“군수 기자회견, 의회 회견, 시민단체 회견을 따로 한 배경이 여기 있지 않을까요?”


마음만 먹으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이 가능할 만큼 예산이 풍부한 곳이 울주군이지만 타 시도 지자체에 비해 움직임이 느렸고 주민과 시민사회의 요구로 겨우 움직이게 된 건 안타까운 대목이라는 풀뿌리단체의 의견이다.


총정리, 울주군 지방선거 핵심포인트


“가장 큰 문제는 교육과 핵발전소, 행복케이블카다. 대립이 될 수밖에 없는 문제인데 두 가지는 해결이 돼 버렸고 케이블카로 논쟁이 크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울주군은 정치적으로 지역의 맹주인 강길부 국회의원과 김두겸 전 남구청장 간 앙금이 있어 내부갈등이 미묘하다. 서로가 서로를 상처주고 정리가 안 된 모양새다. 신장열 군수는 3선이라 재출마가 없다. 동구와 북구, 남구 등은 진보정당이라는 뚜렷한 족적이 있으나 울주군만큼은 양당 구도로 갈 수밖에 없어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풀뿌리 인사의 군정 한줄평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울주군은 특히 기초시군구 중에 전국적으로도 예산, 인구 면에서 규모 갖춘 도시이나 행정이 뒷받침되지 않았죠. 의회도 마찬가지겠지만 미래 청사진을 준비해야 합니다. 타 지자체는 예산이 없어 못하는 일을 울주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특별취재팀>

기획,대담=이종호 편집국장

사진=이동고 기자

정리=이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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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사랑 2018-02-12 19:27:30
최유경이 답이다.

돔배기 2018-02-08 12:03:46
울주군행정이 덜 떨어졌음. 배수관공사 잘못해서 주민에게 수해입히는 유일무이한 지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