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미투] 이윤택 파문, 기장 가마골소극장도 멈췄다
[연극계 미투] 이윤택 파문, 기장 가마골소극장도 멈췄다
  • 울산저널
  • 승인 2018.02.2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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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관행” 이윤택 씨 해명에 대중들 비판 봇물


“집단 최면이라도 걸린 듯 이 일에 대해 모른 척 해왔다.”(연극인 김 아무개 씨 2차 폭로글)


연극계의 거장이었던 이윤택 연출가는 최근 제자 성폭행, 성추행 의혹 관련 자숙(?)의 의미로 모든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활동중단 선언과는 달리 그의 작품이 부산 기장에서 계속 상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연극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미투 운동에 용기를 얻어 현재진행형의 아픔을 폭로한 연극계 피해자의 글이 그 진원지다. 부산 기장은 이윤택 연극의 산실 가마골소극장에서 ‘제2의 고향’이라고 지칭한 곳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가 공연 예매 사이트와 가마골소극장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의혹을 확인했다. 기장과 서울의 상황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사이트에 공개된 바에 따르면 서울 대학로 소재 가마골소극장 계열 극장인 30스튜디오에서는 예정대로라면 현재 공연 중이었어야 하는 작품과 차기 작품의 공연을 취소하고 예매자들에게는 티켓을 환불해주고 있다. 19일 이 연출가의 기자회견이 있던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서는 극장 취지에 맞게 대표작 재공연을 통해 해당 연극 주인공 배우를 재조명하는 릴레이 공연이 지난해 말부터 진행돼왔지만 현재작과 차기작 모두를 중단했다.


알려진 것과 달리 기장 가마골도 운영 중단


부산 기장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19일 오전 현재 서울에서 진행, 추진 중이었던 모든 공연은 티켓 예매창에 공연 취소가 됐다는 공지가 뜨는 반면 기장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은 아직 예매가 가능한 상태다. 그러나 기장군 일광 소재 가마골소극장을 직접 방문한 결과 이곳에서는 티켓 박스에 붙은 공지문을 통해 2월 17일부로 가마골소극장의 공연을 중단하며 향후 공연 계획이 없다는 공식입장을 분명히 했다. 온라인 사이트상의 내용 수정이 시급한 대목.


17일은 이 연출가의 성폭행 의혹 관련 1차 폭로가 공개되고 이 연출가 측이 19일 기자회견을 통한 공개사과 입장을 밝힌 날이다. 이윤택 씨의 활동중단 의사가 전해진 건 14일이다. 때문에 김 아무개 씨의 2차 폭로글 요지는 연출가가 활동중단을 밝힌 이후에도 공연이 수일간 계속된 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기장 가마골 무대에 올려진 작품은 원로배우 지원 취지의 연극이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는 시리즈 공연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여름 가마골 재개관 이후 내부적으로 가마골은 이윤택 씨가 서울 쪽은 내부 중견 인사들이 운영을 맡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고 보도된 바 있다.


어린이,청소년연극전용관 위탁운영 어떻게


가마골소극장이 재개관한 기장군에서도 장안 기장도예촌 예정지 내 위치한 아동,청소년극전용극장인 안데르센극장에는 19일 현재 해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공연이 주말마다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는 이윤택 연출가가 참여한 작품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장군 안데르센극장은 지지난해 개관 이후 줄곧 가마골소극장에 운영위탁해오고 있다. 가마골 극단을 선정한 것에 대해 옛 새누리당 군의원들이 군수의 선심성 예산이라는 이유로 반발하면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돼 매진 사례를 이어가던 극장 운영이 한때 중단되기도 한 적이 있는 곳이다. 극장 영업 중단 당시에는 블랙리스트의 사례로 꼽히던 곳이었으나 연극계 미투 운동 이후에는 성폭행,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이의 손길이 거쳐 간 극단에서 어린이,청소년연극전용공간을 위탁운영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겠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윤택 “밀양연극촌에서도 물러나겠다”


연극을 위한 이상적 공동체로 손꼽은 밀양연극촌은 이사장 겸 예술감독의 퇴진에 따라 향후 운영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연합뉴스> 주재기자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과거 연극만을 위한 공간으로 찬사를 받았으나 연극계 미투 운동 이후 성추행, 성폭행의 온상이었다는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최근 반년 이내에 무대에 올린 연극공연이 없다.


이 연출가의 활동중단 선언 이후 연극 상연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한 연극인 출신 김 아무개 씨는 18일 2차 폭로글을 통해 이윤택 연출가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연극계 미투가 정쟁거리로 전락하길 바라지 않으며 연극계 성추행 파문 때문에 열심히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연극인 전체가 매도당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끝으로 시민들의 의혹 관련 청와대 청원에 감사의 뜻을 표한 김 씨는 연극계 성추행, 성폭행 문제가 일어날 수밖에 없던 구조적 문제에 주목해 진상조사와 처벌, 재발 방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들의 꾸준한 성원을 부탁했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혜화 30스튜디오에서 한 이윤택 연출가의 공개사과에 대한 비판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대중들의 반응은 오히려 더 냉담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이윤택 연출가가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자와 단원들에게 사과한다는 공식발언과 달리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성폭행은 없었다, 하지만 잘못인지 모르고 했을 수는 있다, 또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관행’이었다는 표현을 쓴 점, 몇몇 성추행 의혹에 대해 연극을 위한 것이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보수 종편 앵커는 “더 이상 연극을 할 수 없다. 밀양연극촌에서도 물러날 것”이라고 말한 이윤택 씨에게 당연히 그래야 하는 일을 천연덕스럽게 얘기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또 21일에는 이윤택 씨가 기자회견 전에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과 표정을 연습하는 등 사전 리허설을 했다는 연희단거리패 상임연출가의 내부 양심선언이 나오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이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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