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사고 7주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제 7주기, 뭐가 바뀌었나?
[후쿠시마 원전사고 7주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제 7주기, 뭐가 바뀌었나?
  • 이동고 기자
  • 승인 2018.03.0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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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핵발전소에는 현재 6기가 가동중이고 현재 신고리4호기, 신고리 5, 6호기가 총 3기가 추가로 건설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에도 핵발전소 6기가 있었다. (2017년 2월 촬영) >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아직 진행 중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벌써 7주기다. 당시 지진 최대 피해지역에 있던 후쿠시마원전 4기가 파괴되는, 인류가 겪은 가장 큰 재앙이 터진다. 급속한 방사능 오염으로 후쿠시마 주민들이 대피를 하고, 예상을 뒤엎는 대형사고 앞에서 인류가 자랑한 과학성과는 무용지물이었고 그 속수무책 앞에 우리는 더 경악했다. 폭주기관차 같은 인류과학 문명에 지옥의 묵시록을 던지는 듯한 꿈도 못 꿨던 사고 앞에 인류종말의 문턱이 가까워졌다고 전 세계가 들썩였다. 수많은 나라가 탈원전 정책, 혹은 점진적 탈원전으로 급선회했고 이제 다음 핵사고가 터질 나라는 한국이 될 것이라는 진단도 흘러 나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아직 진행 중이다. 방사능 오염수가 매일 300톤씩 지금도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JTBC 보도에 의하면 후쿠시마 원전에서 25km가량 떨어진 통제지역 나미에 마을로 향하는 입구 주변 방사능 수치를 재봤는데, 최대 시간당 217마이크로씨버트(μSv)까지 올랐고 이는 한국에서 측정한 0.13μSv의 1669배에 달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에 의하면 이런 수치는 한 시간에 한 번 꼴로 엑스레이를 찍는 것이기 때문에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상황이다.


2011년 3월부터 7년간 줄곧 조사해 온 그린피스도 “고도로 복잡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타테의 한 주택에선 방사선량이 2016년 이후 줄기는커녕 증가하고 있고, 전문가들은 “오염도가 높은 주변 산비탈 삼림에서 방사성 핵종(방사성 원자핵을 가진 원자)이 이동해 재오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 국내 상황은 좀 나아졌는가? 잠시 중단되었던 신고리 5,6호기. 뒷말 무성한 공론화과정을 통해 추가 건설이 확정되었고 겉으로만 보면 현재 문재인 정부가 가장 많은 핵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탈원전 정책이 가시화되기에는 짧은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탈원전으로 나아가는 로드맵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고, 고리1호기 폐쇄에는 성공했지만 더 월성1호기 폐쇄와 더 큰 골칫거리인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대책이 거의 없다.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WTO 패소


최근 후쿠시마 주변 8개현 수산물 수입조치 규제에 대해 우리정부가 WTO(세계무역기구)에 패소한 것도 불안한 일이다. 정부는 지진 발생 3일 만인 3월 14일 사고 발생지역 8개현에서 나온 50개 수산물과 13개현 농산물 26개 품목에 대해 수입금지하고 다른 일본산 식품 수입 시 방사능 검사를 의무화하고 일부 품목은 아예 수입을 규제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2년이 훨씬 지난 2013년 8월 8일에야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을 공식 확인했다. 그 발표에 따라 한국 정부는 한 달 뒤인 9월 9일 후쿠시마 주변 8개현 모든 수산물을 수입금지하고 일본산 식품에 대한 ‘핵종’이라고 하는 핵 관련물질 검사증명서를 요구하는 등 엄격한 수입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이는 중국, 대만보다 미흡한 조치였고 2년이나 늦은 일본정부 공식 발표에 따라 대처했다는 것을 두고 박근혜 정권의 예속성이 여지없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일었다.


2015년 5월 21일 일본은 우리가 조치한 수입제한이 자유무역주의를 지향하는 WTO 규정에 위반된다며 제소를 했다. WTO측은 2017년 10월 16일  분쟁 결정보고서 초안을 만들었고 같은 달 23일 최종 보고서를 공개하며 우리 측의 패소를 확인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김혜정 씨 이야기를 빌자면 WTO 패소는 예견된 일이라고 한다. 우리가 수입제한 조치를 한 후 지금까지 한국정부가 실제로 우리의 수입 제한조치가 정당하다는 걸 입증하기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3년 수입제한조치 이후, 1년 지나서 박 정권은 우리의 수입 제한조치가 정당한지 재검토한다고 민간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했다. 일본 후쿠시마 근처 해저수나 심층수를 조사하고, 또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세 차례 갔지만, 일본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해저 심층수 조사를 포기하고, 후쿠시마 수산물을 포함한 수산물도 겨우 7건만 샘플조사를 했는데 그마저도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정부가 2015년 5월에 우리나라를 WTO에 제소하자 민간 전문가위원회 활동마저도 그나마 중단시킨 상태다.


일본산 수산물에 불안한 울산시민


WTO 패소에 대해 수산물을 즐겨먹는 울산시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시중에 유통되는 수산물의 원산지에 대한 불신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2016년 1월 기사에 의하면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일본산 수산물은 이바라키, 미야기 등 원전 사고의 영향권에 있는 8개현에서 잡힌 수산물을 제외한 지역 수산물이지만 원산지를 속이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2013~2015년 수산물 단속 실적을 분석한 결과, 원산지를 속여서 팔다 적발된 218건 중 41건이 일본산 수산물이었고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1237건 중 일본산 수산물은 46건이었다. 사고 전에는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 수산물을 많이 찾았으나 원전 참사 후 소비자들이 외면하자 국내산으로 속이거나 아예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고 판매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산지를 알지도 못하고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이 식탁에 많이 올라왔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실시한 ‘방사능 국민 인식도 조사 위탁사업보고서’를 보면 압도적인 국민의 85.9%가 일본과 무역 마찰을 감수하더라도 현 수준과 같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를 지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은 그 어느 국가보다 방사능 유출 위험이 크기에 우리 조치는 국민과 소비자의 권리이고 일본산 수산물을 허용하라는 WTO의 판결은 사실 주권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는 월권적 행위다. WTO 상소를 준비함에 앞서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위험성에 대해 구체적이고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우리 국민들이 어떤 위험에 놓여 있는지 논리적 설명을 준비해야 한다.


핵발전소 문제의 핵심은 안보


탈핵운동을 하는 진영도 명확한 시각교정이 필요하다. 작고한 리영희 교수의 <우상과 이성>에 처음 실린 논리지만 남북이 대치한 휴전상태인 상황에서 이토록 많은 핵발전소를 남한에 짓는다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것이다. 


핵발전소 문제의 핵심이 안보문제라는 것을 부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남북이 국경을 맞대고 총칼로 위협하는 위험보다 더 크고 긴 세월의 위험, 민족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이 바로 핵발전 문제인 것이다. 핵마피아의 위협으로부터 국토를 지키는 것이 진짜 안보의식이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것은 단지 북한 핵미사일만 문제 삼는 것이 아닌 남한의 탈원전 책임도 부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탈핵의 논리는 남북의 ‘이념시비’ 차원을 넘는 민족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월성1호기는 핵미사일보다 더 무서운 핵 시한폭탄이다. 월성에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박승준 교수(일본 관서학원대학)의 계산에 의하면 모든 제조업(석유화학산업이나 자동차산업, 조선산업)이 초토화되고, 암사망자 70만명, 경제손실 1019조원이라고 했으니 모두가 한 다리 걸치고 있는 울산부동산 가격은 0이 될 것이고 울산 문명은 반구대 암각화 시절로 돌아갈 것이다.

 

고준위핵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건가


핵발전소가 밀집한 울산경남지역에서 더 큰 문제는 바로 고준위핵폐기물 처리문제다. 핵발전소를 가동하면 무조건 나오는 핵폐기물 처리문제가 부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은근슬쩍 임시저장고를 지어서 은폐하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 


울산 신고리 핵발전소 3기는 1400메가와트(MW)로 국내 최대 용량이기에 핵폐기물 또한 최대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환태평양 화산대가 깨어나고 포항, 경주를 중심으로 지진이 활성화되고 있는 시기에 10만년 이상을 책임져야 할 핵폐기물 처리문제를 우격다짐으로 밀어 붙여 자손만대에 부담을 지우는 일을 만들 수는 없다. 핵폐기물은 일단 만들어 지면 대책이 없는 것이고 이는 탈핵의 핵심 주장이 될 수밖에 없다. 울산환경운동연합도 올 해부터 이를 부각하려고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울산지역 지자체, 대기업, 많은 시민들은 원전해체사업으로 장밋빛 꿈을 꾸고 있다. 1500억 원 규모의 ‘원전해체연구소’ 울산 유치 카드로 이런 위험천만한 일을 덮으려고 하고 있다.


우리는 핵폐기물처리장 유치를 두고 경주가 겪은 전철을 되돌아봐야 한다. 방폐장은 무려 네 차례나 공사기간을 연장했고, 주민투표 이후 부실지반문제가 알려지면서 방사성 물질 누출 및 활성단층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특별법으로 약속했던 지원금 3000억원은 도로 건설 등 일반회계로도 할 수 있는 사업비로 다 쓰였다. 또 원래 약속했던 8조원 지원금은 액수가 확 줄었고, 그나마도 10년째인데 절반밖에 지원되지 않았다. 원래 약속과는 판이하게 달리 집행됐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사업주체들이 안전에 무책임하고 자기들 이익 챙기기에만 바쁘다는 것이다. 


원전해체사업은 과연 장밋빛일까?
 
울산의 미래전략사업으로 지역사회가 올인하다시피 하는 원전해체사업은 과연 타당성 있는 사업일까? 혹 원전해체에 대한 안전성은 제대로 보장되는 걸까? 여러 가지 의문이 생긴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전해체 경험이 없어 해체 기술과 연구인력 등 원전해체산업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원전 전문가들도 우리나라 원전해체 기술 확보 수준이 38개 핵심기술 중 17개 정도만 실용화 가능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나머지 21개 기술은 확보하지 못해 선진국과 비교하면 70% 수준에 그친다는 얘기다.


반면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발 빠르게 움직인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해외 원전 선진국은 원전해체 실증시설과 독자 기술기반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원전해체 핵심기술을 쥔 선진국에 이익을 다 뺏기고 우리는 뒤치다꺼리를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탈핵전문가를 통해 나온다.


최근 한 부산시장 후보는 탈원전 정책을 망국적 정책이라고 비난하고 원전해체산업을 무슨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포장하면서 출사표를 던졌다. 원전해체산업이 앞으로 큰 시장이니 원전을 끊임없이 더 지어야 한다는 주객전도된 황당한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울산도 예외는 아니다. 방사능 잔뜩 묻은 원전해체품을 안전하게 처리할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 안석영 부산대 기계공학부 원자력시스템학과 교수는 원전해체라고 하면 무조건적인 해체만을 뜻했지만 오염원을 완벽하게 제거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인 데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넓은 땅을 가지지도 못했으니 부지 재활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여건이 많이 다르다고 우려했다.


서균렬 교수는 원전해체 시장이 1000조원대의 거대시장이라 부풀려져 있고 원전해체기술을 이미 확보한 6개국과 군사용 시설 등 접근이 어려운 것들을 제외하면 약 200조원의 시장정도 이기에 리스크가 한층 커진다고 진단했다. 또한 선진국과 경쟁을 위해서는 원전해체산업 육성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력보다는 특화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데 울산이 과연 그런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원전해체센터 유치도 고작해야 핵마피아 연구자들의 연구비로 날아갈 가능성도 많다. 2017년 11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회의에서 사용후핵연료 부지를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원자력연구원 파이로프로세싱 연구가 지난 20년 동안 7000억을 쓰고도 이론적 타당성만 내놓고 실제적인 연구결과가 없어, 국민혈세만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7년이 지난 2018년 오늘


우리는 후쿠시마 재앙으로도 국민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자기들만 이익만 챙기는 핵마피아들이 갖는 위험성을 되돌아보고 탈원전 방향으로 성큼 나아가는 계기로 삼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등 지역경제의 불안감에 같이 섞여 울산지역 주민들은 원전사업 관성에 끌려 다니고 있다.


이른바 핵마피아로 불리는 집단은 오래전부터 원전 해외수출 논리와 원전해체사업으로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이 불안한 흐름을 어찌 하면 안전하고 건강한 방향으로 틀 수 있을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6.13 지방선거 후보들에게도 핵발전사업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지 진지하게 묻고 싶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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