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이다, 남동임해공업지역 따라 걷는다
다시 봄이다, 남동임해공업지역 따라 걷는다
  • 울산저널
  • 승인 2018.03.0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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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이곳에서 판가름 난다

“경상도도 민주개혁 지지층 두터워요.”
“경상도 분들은 다들 그렇게 말씀하시죠.”

경남 통영 사량도에 어느덧 봄의 전령이 당도했다. 상춘객들 맞이할 준비에 분주하다. 익산에 온 길손의 도움을 얻어 사량도 지리산을 나들이했다. 정치 얘기가 무르익지 않을 수 없다. 전북 역시 완주 봉동에 현대 상용차 공장이 있다. 군산 지엠 먹구름이 불안타.

사량도는 통영이다. 사천과 가깝다. 삼천포에서 연락선을 타고 찾아간 사량도. 명절이나 휴가철을 빼면 아이들 웃음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한때 인구 1만 명을 자랑했으며 사량도에서 나는 쌀로 1만 식구를 다 먹였다. 그래도 쌀이 남아 육지 5일장에 곡식을 내다팔았다. 섬의 저력은 힘을 잃은 지 오래다. 누구에게나 내려갈 준비가 필요하다.

사량일주도로에서 내려다 본 남해 잔물결의 눈부심을 뒤로 한 채 죽림으로 향했다. 통영의 강남으로 불린다. 양극화 현상의 본보기로 꼽혔다. 요즘에는 임대 표시를 내붙인 빈 가게가 많다. 죽림의 주축을 이뤘던 젊은 조선소 노동자들은 하나둘씩 이곳을 떠났다.

화창한 일요일 오후 가족단위로 외식도 하고 차도 한 잔 할 법하건만 분수공원에서만 이따금 아이들 뛰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게 젊은 부모들의 사치다. 수변공원 상점가에는 근처 통영터미널로 나온 외지인만 있다. 몇 없는 카페에 빈자리가 더 많았는데 9급(!) 고시에 매달리는 청년들이 많아 일부러 스터디 룸을 만들었다고 한다.

주말 간에 조선업 밀집지역 주민들이 집중할 만한 소식이 넘쳐났다. 앞서 성동조선과 에스티엑스를 다시 살린다는 경제지 보도가 쏟아지면서 정부기관 합동으로 전혀 결정된 바 없다는 해명자료를 내놓은 것이다. 골리앗은 다시 햇살에 빛날 것인가.

조선업 경기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거제. 고현항 재개발 사업에 거는 기대가 높다. 부산북항재개발과 비슷한데 ‘빅 아일랜드’라는 별칭이 붙었다. 통영에 분 도시재생 바람과 결이 다르다. 휴일에도 터파는 소리가 끊임없다. 방벽 앞으로 몸을 피해 조심스럽게 갈 길을 가는 행인들. 고현은 전하보다 더 좁은지 상가건물이 삐죽빼죽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대만 아니면 홍콩 어딘가 같다.

이곳에서 파란 명함을 나눠주며 연신 고개를 숙이는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후보 출마자 강병주 씨. 앞서 거제에서는 보수 거물 정치인의 민주당 입당이 논란거리가 됐다.

전현직 몇몇 대통령과 인연 깊은 거제다. 거제의 수온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후보 시절 창원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제일 먼저 조선소 노동자들에게 일자리 살리기 약속을 했다. 시민들은 그 약속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마산과 창원에서는 부동산에 관한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옛 마산에는 한일합섬 자리에 생긴 한일타운아파트가 많다. 양덕동이 지금 그 노릇을 하고 있다. 태영 메트로시티 대단지 맞은편에 엔씨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야구장 신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창원 전체로 보면 지난해 유니시티에 관심이 뜨거웠다. 옛 39사단 자리를 대규모로 개발한다.

섬유, 기계공업의 흥망 흐름 속에 징검다리처럼 ‘부동산 붐’이 박혀있다. 경제적으로는 기계 전자공업이 힘 잃고 사회적으로 늙어가는 도시라는 불안감이 있다. 창원광역시 승격에 힘쓰는 쪽, 통합의 시너지가 빛바랬다고 공격하는 쪽 모두 걱정 탓이다.

메트로시티에 이어 유니시티에도 방송재벌 태영 컨소시엄이 들어가 논란이 일긴 했지만 경쟁률은 하늘 높은 줄 몰랐다. 창원지역 청약통장 가입자 중 80퍼센트가 신청했다. 이곳에 신세계 창원 스타필드가 생긴다. 소답동은 위치상 창원과 마산 사이에 있다.

스타필드가 생기면 반경 10킬로미터 상권은 전멸한다는 말이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는 스타필드를 반기는 목소리가 크다. 백화점 이마트와 달리 스타필드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임대사업자다.

마산 합성동 터미널에서 김해 진영읍을 경유하는 시외버스를 탔다. 얼마 전에 시내버스로 바뀌어 요금이 많이 내렸다. 종점 근처 김해 연지공원에서 내렸다. 김해여고가 지척인 이곳은 시영아파트 앞. 수로왕비릉이 있는 구지봉에서 낙동강 너머 아파트 숲인 서부산 벨트를 생각했다. 창원이나 울산의 진보벨트와는 또 다른 정치적 이름, 낙동강 벨트. 서로 닮았다고 하지만 각각 나름의 사연이 있는 이곳저곳에서 6.13지방선거의 시대정신을 좇아본다.

통영에서 시작해 부산까지 이어진 이내 발걸음을 왜 울산에서 얘기하는가. 이중에서 울산에 해당되지 않는 현안이 단 하나라도 있을까.

이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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